병원앞 지나서 벚꽃마을
철 지난 벚꽃마을 지나면 도서관
벛꽃은 흔적도 없는 시절에
도서관 창가에 앉았다
하늘 모처럼 푸르고
나는 내내 병서를 읽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다
무참히 도륙당하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날의 벚꽃들도 그랬을까
벚꽃마을 지나 병원앞 거쳐서
나는 다시 집으로
양산 군수 안명로는 전란을 교훈삼아
빼어난 병서를 썼다
유배지에서 죽었다
그날도 하늘은 푸르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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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초기 낭만주의의 대표 시인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가 ‘철학 파편집‘과 묶여서 새 번역으로 나왔다. <밤의 찬가/ 철학 파편집>(읻다) 대표작 <푸른 꽃>을 강의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지만 여전히 낯선 세계의 시인. ‘밤의 찬가‘는 범우사판에도 수록돼 있으며 <푸른 꽃>은 범우사판과 민음사판으로 읽을 수 있다.

˝독일 초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노발리스의 미번역 작품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출간된 작품으로는 유일한 ‘밤의 찬가‘를 비롯하여 슐레겔 형제의 문예지 <아테네움>을 통해 발표되었던 철학적 파편집 ‘꽃가루‘ 그리고 노발리스의 정치적 견해를 엿볼 수 있는 ‘신앙과 사랑‘까지, 그의 생전에 출간되었던 세 작품은 물론이고 스물아홉에 맞이한 때 이른 죽음으로 출간되지 못하고 유고로 남은 철학적 파편들도 엄선하여 담았다.

우리에게는 전설에 나오는 꽃을 찾아 꿈속을 헤매는 미완성작 <푸른 꽃>의 저자로서만 알려진 노발리스. 이 책은 노발리스의 문학적·철학적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수록함으로써 시인-철학자로서의 노발리스의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푸른 꽃>만으로 전모를 알수 없었던 노발리스와 독일 낭만주의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참조가 되겠다. 언젠가 독일문학사를 다시 훑을 때에는 노발리스도 경유지로 삼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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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의 메타정치론이 나왔네
이젠 책소개도 시로 적으려는가
하다 보니 그렇네 시가 되는지
메타시가 되는지 몰라도 하여간에
바디우의 책은 언제 읽으려는가
매번 계획만 세우고 언제 읽으려는가
그래도 메타정치론은 다르지 않을까
이미 구해둔 영어판도 있으니
(찾아봐야 되네만)
게다가 정치철학에 반대하여나
랑시에르와 비정치 등은 곧바로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알튀세르론도 있고 진리와 정의론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야
내일 배송이면 내일 읽을 수도
그러면서 지젝 번역도 하려는가
이보게, 지젝과 바디우는 친구 사이잖은가
동지 사이잖은가
지젝도 이해하지 않겠는가
아니 지젝이 문제가 아니지
자네가 문제야 언제 읽고 또
언제 번역하려는가
이보게, 한두 번 겪는 일도
하루이틀 겪는 일도 아니잖은가
자네가 나를 모르나
아니까 문제라네
이제 월요일을 어찌 맞으려는지
걱정 말게나 요즘 배송이
날짜대로 되지 않으니 책은
내일 오지 않을 수도 있네
월요일에나 올 수도 있다는 말일세
그런가, 자네의 구세주는 알라딘이로군
배송지연이야말로 은인이로세
그렇담 마음을 좀 놓아도 되겠네
자네도 좀 쉬게나
그러지 그런데
지난번 랑시에르 책은 어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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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는 가능한가 물었네
가능조건을 물었네
이미 존재하는지 마는지와는 별개로
여성시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여성이 먼저 존재해야지
여성 사람이 그냥 사람 말고 존재해야지
같은 사람 아닌 사람이 말이야
그리고 언어가 있어야지
그냥 언어 아니고 여성언어가
여성들만 쓰는 언어는 아니더라도
여성적 언어가 따로 있어야지
같은 언어가 아닌 언어로 말이야
여성이 있고 그 언어가 있다면
이제 시를 써야지
그런데 굳이 시인지 왜
시인지 시 말고는 없는지
시밖에는 죽음인지
따져봐야지
그로써 여성시가 출현한다네
이게 여성시라는 게 아니야
여성시의 조건이 그렇다는 거야
그걸 강의한 거지
굳이 따져야 하느냐고?
그게 일이라네
강사는 무엇으로 살겠는가
따로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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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라지 이창동의 버닝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근황을 검색했다가 며칠 전 알았다네
칸느를 태우고 있다는 걸
불어 제목도 버닝인가
국내 개봉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기대작일 수밖에 없는 버닝
시사회 기사를 읽었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도 읽었지만
칸느의 분위기는 다른 것 같은 버닝
박하사탕 이후 이창동은 내게
홍상수와 함께 최고의 감독
소지의 작가가 영화로 전향하지 않았다면
그냥 소지의 작가
녹천에 아무리 똥이 많아도
나는 영화 편을 들겠어
감독 이창동은 대체불가라서
그게 수수께끼지 풀어야 할
어쩌면 같이 태워야 할
버닝이 실패작이어도 나는
감동하겠네 이창동의 헛간을
언제 또 보겠는가
그리고 박수를 치겠어
근황이 궁금했다고
시 이후가 궁금했다고
많이 궁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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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식 2018-05-1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하사탕도 충격이었지. 문광부 장관이 되어서도 기사딸린 관용차 대신 싼타페 몰고, 양복대신 청바지 입고, 그럴싸한 취임식 대신 직원들 자리에 가서 인사하는 사람. 난 이 사람이 참 좋더라고.

로쟈 2018-05-19 00:12   좋아요 0 | URL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