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꽃을 꽂고 있는
꽃병을 보았네 마른 꽃은
말라가는 꽃에서 말라죽은 꽃까지
곱게 말라죽은 꽃들은
미이라처럼 곧은 자세로
바스라질 듯한 존재를 지키고 있었네
만지면 꺼질 것 같은 존재가
꽃의 궁극인가
궁극의 꽃인가
마른 꽃도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겠지 생기 넘치던
꽃시절이 있었겠지 꽃밭이었을까
꽃마을이었을까 꽃농장이었을까
한창 피어날 때
아득한 정신을 차려보면
꽃집이었을까
설레는 손들이 뿌리를 대신했네
아직은 젖은 꽃
그리움이 마르지 않은 꽃
아직 마르지 않은 꽃
말라가지 않은 꽃
마른 꽃을 꽂은 채
꽃병은 생각에 잠기네
마른 꽃 생각뿐이네
마른 꽃을 꽂고 있는 꽃병도
마른 꽃병인가
꽃병도 바스라질 것 같아
나는 시선을 거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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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0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소로 존재하고 싶었지
겨우 존재하는 것들처럼 
작아서가 아니라 게을러서가 아니라
부끄러워서 부끄러운 것조차 부끄러워서
부끄러움도 최소화하고 싶었지
존재와 부재 사이
감히 부재도 과분해서
함부로 부재할 수 없었네
함부로 입 다물 수 없었네
함부로 입을 열 수도 없었네
묻어서 존재하기
잎새에 이는 바람으로 존재하기
잎새와 바람 사이에 존재하기
먼지처럼
잎새와 바람 사이 먼지처럼
최소 존재의 춤은 언제나 미동
한번도 숨이 찬 적이 없다네
최소로 숨을 쉰다네
최소로 존재하고 싶었다네
아주 조금만

I wanted to exist at least.
Just like the ones that exist
Not lazy, not small
I‘m ashamed to be embarrassed.
I wanted to minimize my shame.
Between existence and absence
I do not know why
I could not help it.
I could not shut up.
I could not open my mouth.
Bury to exist
The leaves are present in the wind
Between leaf and wind
Like dust
Like dust between leaves and wind
The dance of minimal existence is always
I‘ve never breathed once.
I breathe a minimum.
I wanted to be minimal.
Very little

나는 적어도 존재하고 싶었다
존재하는 것처럼
게으른, 작지 않은
나는 부끄럽다
나는 수치심을 최소화하고 싶었다
존재와 부재 사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나는 그것을 도울 수 없었다
나는 닥칠 수 없었다
나는 입을 열 수 없었다
묻어 버려라
잎은 바람에 있다
잎과 바람 사이
먼지처럼
나뭇잎과 바람 사이의 먼지처럼
최소한의 존재의 춤은 항상 있습니다
나는 한번도 호흡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최소한의 호흡을 한다
나는 최소한이 되고 싶었다
아주 작은

*첫 시만 내가 쓴 것이고 아래 두 편은 구글번역기의 작품이다. 오역을 포함한 진동이 최소 존재의 춤(미동)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같이 올렸다. 올리는 과정에서 북플과 PC간의 호환성 문제로 처음 올린 버전을 삭제하고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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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선한 시도네요~~^^
인공지능은 가끔 놀라울 때가 있어요.
시 느낌도 좋아요^^*

로쟈 2018-05-20 17:29   좋아요 0 | URL
네, 생산적인 오역도 가능해서요.^^

2018-05-20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0sun 2018-05-2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글을 경유하면 저렇게 바뀌는군요.
같은 시 다른 느낌이 아니라 다른시 다른느낌?
사진속 아이는
잎새와 바람사이 먼지처럼
최소 존재의 춤을 추는 봉다리인가요~

로쟈 2018-05-20 21:17   좋아요 0 | URL
네 봉다리님이죠.~

모맘 2018-05-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 싶네요~ㅋㅋ
봉다리님과 봉오리님~
 

존재하는 것의 습관이라 적고
존재의 습관과 습관적 존재는 어떻게
다른지 묻는다
이런 것들이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거울상이지 생각이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나는 거울상이지
단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그래서 똑같되 똑같지 않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같지 않지
습관이 만드는 존재와
존재가 만드는 습관도 그렇겠지
그렇지만 또
둘은 내통하지 거울 속의 나는
또 나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존재의 습관과 습관적 존재는
어떻게 다른지 나처럼 묻고 있으니
습관처럼 묻고 있으니
누가 대답할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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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를
찾다가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윤희상 시집을 처음 보는 시집처럼
빼들었다 여러 편 읽다가
이미 읽은 시집이란 걸
알았다 이런 톰 소여 같으니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톰 소여 나이 때 톰 소여를 읽었건만
이젠 톰 소여가 아들이어도
놀랍지 않다
놀랍지 않아서 놀랍다
어느 새 세계문학을 강의하고
어지간한 작가들을
어지간히 읽고 또 읽고
이제 마크 트웨인을 읽는다
미국문학의 셰익스피어를 읽는다
네가 그럼 햄릿이냐
허클베리 핀이라고?
어디서 나는 소린가
책장을 노려본다
올랜도는 찾았지만 톰은
행방이 묘연하다 책이나
보고 있을 녀석이 아니잖나
집에 붙어 있을 녀석이 아니지
일단 철수한다 그리고
적는다
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는
찾았으니 톰만 찾으면 발 뻗고
잘 수 있다고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군
내일은
미시시피 강으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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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기에 읽었던 책을 장년이 되어서
다시 보고 싶은 일이 로쟈님도 있군요.(물론 연구목적이겠지만요^^)
최근에 아기사슴플랙을 찾았어요.
(이 책도 지금 고1아들이 초등때 사준 것;;) 세계문학전집이란 타이틀에 얼마나 많은
작품을 다이제스트로 보는 지.
지금 다시 보는 부분.
조디아버지가 자기보다 두배나 몸집이 큰(아기 잘 낳을 것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느니, 여러 아기들이
약하게 태어나 죽어서 숲에 무덤들을 만들었다는, 조디는 마흔넘어서 얻은 아이라는...
이런 에피소드들은 어린이들을 놀라게할 수 있다고 수긍하지만...
제가 아는 악동 톰은 또 어떤 면을
보여줄는 지~ ^^*

로쟈 2018-05-20 11:20   좋아요 0 | URL
연구는 아니고 모두 강의용이에요.~

two0sun 2018-05-2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년만에 다시 읽어야 하는 톰소여.
내아들 키우느라 까맣게 잊고 있던 넘의 아들 톰 소여.
이런 아이였군요.
있으라는데 가만히 있지 않는~ㅎㅎ

로쟈 2018-05-20 21:16   좋아요 0 | URL
^^

오늘도 맑음 2018-05-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짱 멋져요~!! 이런 글 좀 많이 써주세요~!!
 

알랭 바디우의 <메타정치론>(이학사)은 뜻밖에도 제때 배송되었다. 다른 책들과 함께 식탁에 놔둔 상황인데 그보다 먼저 펼쳐본 것은 최근 다시 나온 오에 겐자부로의 <말의 정의>(뮤진트리)다. 2014년에 나온 초판도 갖고 있지만 개정판(개정된 게 있는 건지?)도 기꺼이 구입했다. 부제가 ‘오에 겐자부로의 비평적 에세이‘라고는 하나 그냥 산문집이다.

주로 짧은 글들인데 그 가운데 ‘쓰는 생활 습관‘을 펼치니 소설을 써나가기 위해 필요한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답하고 있다. 오에가 추천한 책은 플래너리 오코너의 서간집이다. 오에가 추천할 무렵 일본에서는 마침 번역본이 나왔다는데 아직 한국어판은 없다(좀전에 주문한 참이다). 제목이 <존재하는 것의 습관>이고 분량은 600쪽이 넘는다. 오에는 오코너의 편지를 인용하는데 오코너 자신은 또 프랑스 철학자 자크 마리탱의 영향을 받았다고(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매일 소설을 쓰는 습관도 시간을 들인 경험으로 길러짐으로써 쓰는 사람의 인격 그 자체가 되고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해준다, 그것이 신앙을 지탱해준다고 그녀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코너는 한 작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 ˝소설처럼 긴 글을 쓸 때는, 자신에게 또 다른 누군가에도 가장 중대한 문제 이외의 것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0살 연상의 오코너에게 오에가 배우듯이 나는 오에에게 또 배운다. 종류는 다르지만 매일 쓰는 습관은 나도 갖고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그것은 존재하는 것의 습관이기도 하니까.

플래너리 오코너는 단편들이 유명한데 선집이 나와 있다. 장편 가운데서는 <현명한 피>가 대표작이다.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다룰 때 언젠가 강의에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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