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탐을 낼 만한 전집이 지난 연말에 출간되었다. <오장환 전집>(솔, 전4권)이다. 과거 창비에서 나온 전집(전2권, 1989)을 갖고 있기에 좀 망설였지만, 눈 딱 감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현대시 강의를 하면서 오랜만에 현대시사에 관한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읽다가 보니 갖게 된 욕심 덕분이다. 이번 전집은 오장환 전집 결정판이기도 하기에.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1930년대 한국 시단의 천재로 불렸던 시인, 오장환.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오장환의 문학세계를 총망라한 전집이 출간되었다. 1, 2권은 박수연 교수(충남대), 노지영 문학평론가, 손택수 시인이 시집 편과 산문 편으로 편찬하였으며, 3, 4권은 유성호 교수(한양대)와 방민호 교수(서울대) 등 20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저술한 연구논문집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김소월에 대해서는 이 만한 규모의 전집이 나온 바 없다는 점이다(시전집으로 문학사상사판이 현재로선 결정판에 해당한다). 소월시 문학관도 올해에야 김포에 건립된다고 한다. 게다가 만족할 만한 평전도 아직 나온 게 없다. 여러 모로 미스터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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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 전집 1- 시
오장환 지음, 박수연 외 엮음 / 솔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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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 전집 2- 산문
오장환 지음, 박수연 외 엮음 / 솔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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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의 땅에서 부른 청춘의 노래- 오장환 시 연구
김종훈 엮음 / 솔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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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과 그의 시대- 오장환 시 연구
오장환 지음, 박수연 외 엮음 / 솔출판사 / 2018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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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이후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불리는 엔리코 페르미의 평전이 출간되었다. 물리학자 남편과 보건학자 아내가 같이 쓴 <엔리코 페르미 평전>(반니)이다. ‘핵의 시대를 연 물리학의 교황‘이 부제(책의 원제가 ‘물리학의 교황‘이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여한 물리학자‘ 정도가 일반적인 상식이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보통 알지 못하는데, 그나마 평전이 출간됨으로써 그런 무지에 대해서도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읽어보기만 하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원자폭탄을 만든 핵심 일원으로 잘 알려진 그는 실상 물리학자로서 독보적인 이력을 써 내려간 인물이다. 이론과 실험 모두를 능숙하게 해내는 만능형 물리학자이자 결코 틀리는 법이 없는 무오류의 존재 그리고 물리학의 교황으로 불렸던 페르미, 이처럼 위대한 물리학자가 갈릴레오의 고향을 떠나 미국 땅에서 시대의 흐름을 바꾼 원자폭탄 제작에 개입하기까지 <엔리코 페르미 평전>은 그 파란만장한 여정을 소설처럼 그려낸다.˝

자연스레 떠올린 인물은 오펜하이머다. 오펜하이머에 대해서는 진작 두툼한 평전이 출간된 바 있다. 같이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다룬 리처드 로즈의 <원자폭탄 만들기>(사이언스북스)도 같이 참고해볼 수 있겠다. 일이 더 많아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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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이 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충동적이고, 쉽게 지루해하는지, 그리고 왜 쉽게 감정을 표출하고, 말대꾸를 하고, 어른이 하는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지, 그리고 약물과 알코올이 왜 그리도 위험한지, 10대들이 음주, 운전, 성 등에 대해 왜 그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는지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그들의 뇌회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성호르몬 분비의 증가는 사춘기가 시작되고, 아직은 진짜 ‘어른‘이 아니지만 아이에서 성적으로 성숙한 존재로 가는 생리적 변화가 일어남을 알리는 생물학적 지표다.
10대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 중 일부는 호르몬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이 작용하고 있다. 10대의 뇌는 뇌 영역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이 구축되고, 수많은 화학물질, 특히 뇌의 전령사‘인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이 밀려든다. 청소년기가 진정 경이로운 시기인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덕분에 뇌의 유연성과 성장으로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커져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린다. 하지만 유연성, 성장, 활력은 양날의 칼이다. 자극에 민감한 열린 뇌는 스트레스, 약물, 화학물질, 그리고 수많은 환경적 변화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뇌는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영향이 결국에는 성인의 경우에서보다 훨씬 극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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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진짜 과학은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 하지 않는다. 물론 우주를 지배하는 기본 법칙을 연구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간 이 없다. 게다가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이론물리학을 연구 한다면 세상은 서서히 멈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방정식 없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일반인들도 우주 법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나는 이것이 가능하 다고 믿으며, 이 일은 내가 평생에 걸쳐 노력하고 즐겼던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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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한겨레에 실린 '이현우의 언어의 경계에서' 칼럼을 옮겨놓는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다루었다. 


















한겨레(19. 11. 11) 베니스의 상인, 걸음마 뗀 자본주의에 던지는 질문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유대인이라면 단연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대금업자 샤일록이다. 하지만 ‘1파운드의 살’ 재판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에서 제목의 ‘베니스의 상인’이 가리키는 인물은 샤일록이 아니라 안토니오다. 주인공이 안토니오라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작품의 초판 판권란에 적힌 제목이 ‘베니스의 상인 혹은 베니스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각본’이었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 작품은 <베니스의 유대인>으로 불려도 무방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과연 <베니스의 상인>은 누구의 드라마인가.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베니스의 상인>은 안토니오의 의미심장한 대사로 시작한다. 몇 종의 번역본에서 이렇게 옮겨진 대목이다. “진정 알 수 없네. 내가 왜 이처럼 울적한지.”(이경식) “정말이지 내가 왜 이렇게 우울한지 모르겠어.”(박우수) “난 정말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네.”(최종철) 즉 우울증에 빠진 상태인데, 안토니오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해 답답해한다. 친구들은 모험적인 투자로 그의 전 재산이 현재 바다에 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떠보지만 안토니오는 부인한다. 자신의 재산이 올해 운수에만 달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은 가능성은 사랑인데, 안토니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근심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오랜 친구이면서 친구 이상의 사이인 바사니오가 거액의 상속녀 포샤에게 구혼을 하려는 상황이어서다. 바사니오는 구혼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안토니오에게 마지막으로 큰돈을 빌리려 하지만 재산을 모두 상선에 띄워보낸 안토니오는 바사니오의 차용에 보증을 서기로 한다. 그 상대가 평소에 경멸하던 대금업자 샤일록이다.

















상인으로서 안토니오는 상품거래를 통해서 이윤을 추구하지만 한편으로 기독교인으로서 그는 유대인을 혐오하며 대금업을 조롱한다. 이자로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합당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친구를 돕기 위해 거래에 나선 안토니오에게 샤일록은 위약 시 살 1파운드로 배상하게 하는 차용증을 작성하게 한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자신하지만, 기한을 어기게 된 안토니오는 계약대로 자신의 살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다.


그 사이에 바사니오는 포샤를 아내로 얻기 위한 상자 고르기 시험을 치른다. 구혼자는 금과 은, 그리고 납으로 된 세 상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금이나 은을 고른 다른 경쟁자들과는 달리 바사니오는 소박한 납상자를 선택한다. 화사한 금이나 통화의 주된 수단인 은과 달리 납은 아무것도 기약해주지 못하지만 납상자에는 포샤의 초상화가 들어 있었다. “겉을 보고 선택하지 않은 자”로서 바사니오는 상자 고르기 시험을 통과하여 포샤의 합당한 배우자가 된다. 이 시험의 교훈은 무엇인가. 분명 금과 은이 납에 비하면 더 높은 금전적 가치를 갖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기독교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차용증서의 조항을 관철하려는 샤일록의 요구에 따라 열린 재판정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법학박사로 분장한 포샤가 샤일록의 요구를 들어주되 1파운드의 살 외에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샤일록에게 파멸을 안기는 것이 결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의미심장하게 읽히는 대목은 재판정에 들어선 포샤가 “어느 쪽이 상인이고, 어느 쪽이 유대입니까?”를 묻는 장면이다. 과연 상품거래로 이윤을 추구하는 상인 안토니오는 금전거래로 이윤을 추구하는 대금업자 샤일록과 얼마나 다른가? 기독교의 가치관은 상업은 정당화하되 오직 대금업만 금지하는가? 자본주의 발흥기의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베니스의 상인>은 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19. 01. 11.
















P.S. <베니스의 상인>은 3월의 이탈리아문학기행을 염두에 두고 다시 읽었는데, 그와 함께 베네치아 관련서들도 구하고 있다. 다수의 책이 나왔었지만 상당수가 절판된 상태. 구한 책도 있고 구하려는 책도 있다. 최대한 읽고서 베니스를 방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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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2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0sun 2019-01-1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니스의 상인에 주목하는,
왜 제목이 베니스의 상인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던 샘의 강의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
그래서 셰익스피어 작품 강의중 가장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