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닭 보양식으로
개구리를 잡아 먹이로 주었다
하루에도 수십 마리씩
해부하고 토막내고
나는 개구리 푸주한

개구리를 토막내며
개구리의 사랑도 끝장냈을까
땅바닥에 패대기치면
감전된 듯 부르르 떨던 뒷다리
살 떨리는 사랑이 마침내
뻣뻣하게 늘어지며 나자빠졌던가

하얀 배를가르고
칼끝으로 심장을 도려냈지
모락모락 김이 나지는 않았네
우정은 아니어도
개구리와 살을 맞댄 사이
나는 개구리 푸주한

개구리를 잊은 지 오래
나의 전직도 잊은 지 오래
아무도 내게 과거를 묻지 않는다

단지 몸이 몸뚱이로 느껴질 때
나는 개구리 아닌 개구리
패대기쳐지는 건 일도 아니다

사랑이 끝장나는 건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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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19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 설마 쥐, 지네, 송충이 가
차례를 기다리는 건 아니겠죠? ;;;
동생이 유전자 연구원인데, 우아하게^^ 샘플 가지고 실험하다가...가난한 연구소로 옮겨서 쥐를 직접
잡아서 세포 채취하는 일을 하는데,
ㅜㅜ 걔들 몇달간 하루 몇 차례 모이
주고 그러면 애완동물이다, 언니야...
그러며 생명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작은 화분 키우기도 망설여진다네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며...물론 나름
유의미한 기제이겠지만...도마뱀은 그나마 이국적인데^^
바퀴벌레 개구리에선 손가락 터치가
살금살금 ~~~


로쟈 2018-06-19 21:4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이미지는 안 띄우고 있습니다.^^;

로제트50 2018-06-19 21:48   좋아요 0 | URL
>*<
 

피츠제럴드의 신간이 두권이 나왔다고 지난주에 적었는데 다른 한권이 한발 늦게 나와서 착각한 것이었다(오늘 뜬 기사를 보고 알았다). 세 출판사가 합작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로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두번째 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행나무)이 포함돼 있다(세 권을 모두 구입하면 사은품도 있다고).

나로선 하반기 미국문학 강의에 유익한 참고가 될 터라 반갑다. 단편집을 제쳐놓으면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낙원의 이편><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위대한 개츠비><밤은 부드러워라><라스트 타이쿤>순이다. 이를 중요도에 따라 재배열하면 대략 이런 순이다. ‘한권을 읽는다면 <위대한 개츠비>‘ 식의 순서로 보면 되겠다.

1. <위대한 개츠비>
2. <밤은 부드러워라>
3. <낙원의 이편>
4.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5. <라스트 타이쿤>

나는 이제 4단계로 넘어갈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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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도 세대가 있다면
젊은 바퀴벌레는 바퀴벌레의 보람
다음 세대를 이끌고 갈 미래
우리가 이 고생을 하면서도
생을 포기할 수 없는 희망

바퀴벌레는 왜 바퀴벌레인가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 숨어 있다가도
젊은 바퀴벌레가 눈앞을 가려
바퀴벌레는 다시 바퀴벌레가 된다
끼약!

바퀴벌레는 침을 삼키고
바퀴벌레는 빗자루를 피해 간다
바퀴벌레는 필사적으로 도주한다
바퀴벌레가 물려줄 수 있는 모든 것
바퀴벌레

어디서건 바퀴벌레
미국 바퀴벌레는 코크러치
러시아 바퀴벌레는 따라깐
그래도 바퀴벌레
어디서건 밟히고

어디서건 죽은 목숨

그래도 바퀴벌레에게 세대가 있다면
젊은 바퀴벌레는 바퀴벌레의 긍지
젊은 바퀴벌레는 대학도 가고
군대도 가지
바퀴벌레는 바퀴벌레를 사랑하지

요즘 뜸한 바퀴벌레
설마 박멸된 것인가
욕실에서도 부엌에서도 자취가 없다
나도 지금은 옥상에 올라가지 않는다
어디서건 포기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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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1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 바퀴벌레인가?했더니
카라마조프가의 바퀴벌레~
아닌가요?
암튼 이제 막 까라마조프가의 바퀴벌레를
넘겼네요.(이책도 참 두꺼워요~)

로쟈 2018-06-19 21:46   좋아요 0 | URL
러시아 바퀴벌레도 있지만 그냥 궁금해서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자음과모음)을 통해서 존재를 각인시켰던 일본의 젊은 철학자이자 비평가 사사키 아타루의 신작이 나왔다. <이 나날의 돌림노래>(여문책). 국내 소개된 단독 저작으로 일곱번째 책이다. 겸사겸사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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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날의 돌림노래
사사키 아타루 지음, 김경원 옮김 / 여문책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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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러진 대지에 하나의 장소를
사사키 아타루 지음, 김소운 옮김 / 여문책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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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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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춰라 우리의 밤을 그리고 이 세계에 오는 아침을 맞이하라
사사키 아타루 지음, 김소운 옮김 / 여문책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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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282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지난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조지 레이코프와 엘리자베스 웨흘링의 대담집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생각정원)를 읽고 적었다. 두 사람의 공저로는 <이기는 프레임>(생각정원)도 같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레이코프 전담 역자라고 할 나익주의 <조지 레이코프>(커뮤니케이션북스)는 리뷰를 쓴 뒤에 주문해서 오늘 배송받았다. 



주간경향(18. 06. 25) 은유에 의해 작동되는 정치적 입장


프레임론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제자와 나눈 대담집이다. '인지과학이 밝힌 진보-보수 프레임의 실체'가 부제다. 원제는 '당신의 뇌의 정치학'인데 인지언어학자로서 레이코프는 우리의 정치적 입장이 뇌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뇌의 사고는 은유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이 핵심 논점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할 때 던지게 되는 질문이 한국어판의 제목처럼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같은 것이다.


의식적으론 진보이지만 왜 보수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끌리는가? 그건 이성에 의한 합리적인 추론보다 일상적인 무의식적 추론이 더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무의식적인 추론을 지배하는 것이 은유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은유는 천재적 재능의 산물이고 시적 창조력과 연관된다고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레이코프는 은유가 사고의 일상적인 작동방식이라고 말한다.


정치의 영역에서 대표적인 것이 '국가는 가정'이라는 은유다. 이 역시도 너무 흔해서 은유라고 지각되지 않는다. 국가를 가정으로 간주하기에 가정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아버지 모형이 존재한다. 엄격한 아버지로서의 국가와 자애로운 아버지로서의 국가다. 


엄격한 아버지 모형에서 아버지의 임무는 악에 대항하여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허용되지 않으며 자녀들의 나쁜 행동을 벌하는 것이 부모의 도덕적 의무다. 여기서 아버지를 국가로 대체하면 정치적 보수주의의 국가관이 된다. 보수주의자들이 복지에 반대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더 약하고 의존적으로 만든다고 믿어서다. 부자들에 대한 높은 과세에 반대하는 것은 자기절제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반면에 자애로운 아버지 모형은 감정이입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위계적 의사소통 대신에 자녀와 눈높이를 맞춘 열린 의사소통을 지향한다. 진보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자애로운 부모 모형의 국가에서는 시민들이 서로 책임을 지고 보살펴야 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공동의 부를 사용한다는 '공동 재산의 원칙'은 한 가지 실례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금은 국가로부터 투자받은 것을 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과세로부터의 도피는 무임승차 시도에 해당한다.


문제는 우리가 정치 영역에서 이 두 가지 세계관을 모두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3분의 1이 이러한 이중개념 소유자다. 아마도 중도층이라고 불릴 만한 이들은 정치적 의사결정을 할 때 두 가지 모형 가운데 더 끌리는 쪽에 의지한다. 때문에 보수이건 진보이건 그들의 마음에 호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레이코프의 시각에서 보자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한국인의 무의식에서 아버지 모형이 이제 엄격한 아버지(박정희)에서 자애로운 아버지(문재인)로 변화해가는 징후로도 읽을 수 있겠다. 한반도 정세가 안보 패러다임에서 평화 패러다임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무의식이 먼저 변화할 필요가 있다.


18. 0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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