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행 기차를 탄다
도봉산에 가지 않는다
도봉산에는 도봉이 있나
도봉산
봄에도 여름에도 도봉산
설마 겨울에도
설산 대신 도봉산인가
도봉산에는 언제 가는가
도봉산에는 갈 일이 없나
도봉산을 왜 피하는가
거리낌없이
도봉산행 기차를 타고
도봉산에 가지 않는다
도봉산은 멀다
꿈속의 도봉산
도봉산을 꿈꾸지 않는다
오늘도 도봉산을 오르는 사람들
하지만 도봉산에 가지 않는다
도봉산에 갈 일이 없다
도봉산을 외면한다
도봉산이 불러주지 않는다
도봉산에 간 적이 없다
도봉산을 사랑한다
도봉산을 그리워한다
도봉산은 어디에 있나
도봉산과는 무슨 인연인가
도봉산에 가지 않는다
도봉산은 거기에 있다
알 수 없는 도봉산
도봉산도 알지 못할 것이다
왜 도봉산인지
도봉산은 숨어 지내나
도봉산을 찾는다
도봉산이 보이지 않는다
도봉산이 그립다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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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엿날옛적에 한번 올라가 본적은 있으나
하산하여 먹었던 고기와 막걸리만 기억나고
도봉은 김수영 시인을 떠올리게 하는~
김수영문학관이 그짝에 있다던데
강의도듣고 문학관도 가보고 싶네요.

로쟈 2018-06-23 15:06   좋아요 0 | URL
네, 김수영문학관이 그쪽이죠. 엠티라도 가봐야겠네요.~
 

걷는다
걸어왔다
걷는다
말없이 걸어왔다
걷기만 하자
걷는 데만 주목하자
나는 걸었고 속도를 냈다
속도가 붙는다
걷는 건 외롭지 않다
외롭지 않게 걷는다
두 다리가 사귀듯이 걷는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슬프다
걷는다
슬픔을 삼키며 걷는다
내색하지 않는다
걸었다
걸어왔다
걷는다
한참을 걸었다
잊을 수 있을까
걷는다
이유는 없다
걷는다
구두가 닳는다
바꿔 신는다
걷는다
걸어올 때까지
걷는다
걷는 건 외롭지 않다
말없이 걷는다
꺾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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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2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계절엔 아침 출근길 들판을
보면 차에서 내리고 싶어요^^;
밤퇴근길은 무서버서 배고파서^^*
어제 저녁 모임 장소 이름이 골짜기를 뜻해서 정류장에서 내려
일 이분 걸은 것이 침 좋았답니다.
자갈길(신발 밑창이 얇았지요)과
좌우로 늘어선 나무에서 나오는 향과
공기가 골짜기로 들어서는 기분이었지요^^* 그 짧은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이 시를 보니 그때가
기억나 또 기분 좋아요~
화자의 심정과 관계없이.

로쟈 2018-06-22 10:11   좋아요 0 | URL
네 우리가 매일 걷지요.~
 

한권도 읽지 않았지만 괜히 친하다고 생각되는 작가들이 있다(안면이 있다고 다 집에까지 찾아가는 건 아니잖은가). 미국의 여성작가 시리 허스트베트가 그런 경우다. 책은 다 챙겨놓고 매번 신간도 눈여겨 보는데 현재 네 권의 소설과 세 권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모두 뮤진튜리에서 나왔다. 전속 작가 같다). 세번째 에세이가 이번 주에 나온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를 바라보는 한 여자>(뮤진트리)다. 제목은 원제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예술, 성 그리고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제다.

˝작가 시리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다. 인문학자이고 소설가이며 예술비평가인 시리 허스트베트는 문학과 인문학뿐만 아니라 정신의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예술, 성 그리고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이 책은 예술과 성, 마음에 관한 11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저자는 특유의 명징함으로 화가의 그림에 표현된 여성을 바라보고, 예술작품의 가치에 대해 논하고, 이 시대의 포르노그래피를 생각하고, 문학에 표현된 젠더의 문제를 고찰한다.˝

소설은 아무래도 분량상, 그리고 주로 강의책들에 밀려서 선뜻 손에 들기 어려운데 에세이라면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겠다(원서도 바로 주문해놓았다). 생각해보니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도 에세이였는데 묻어둔 감이 있다. 내친 김에 시리의 에세이들과는 이번에 안면을 터 두기로 한다. 아니 현관까지는 들어가 보도록 한다. 아, 마음 속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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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여름이어도 되는 걸까
언제부터지?
알면서도 놀란다
놀라는 척이 아니라서 놀란다
세상에나 여름이라니
네가 언제 그렇게
여름부터라고?
그럼 이게 다 여름이란 말인가
여름 햇볕이고 여름 가발이고
여름 사냥이고 여름 열매고
네가 세상 모르던 때가 언젠데
벌써 여름이고
네가 여드름 짜던 때가 언젠데
이젠 막 나가는 건가
아무리 여름이어도 그렇지
여름밖에는 할 수 없다는 거야?
원칙이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가 한두 번 본 사이도 아니고
우리가 같이 보낸 여름도 있건만
그래도 정색할 수가
네가 여름이라고 치자
네가 어떻게 여름이지?
여름이 그렇게 허술해?
여름을 사랑한 적은 있어
여름이었지
여름일 수만은 없잖아
수도 없이 지나갔어
그래도 여름이라니
세상에나 여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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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를 조이고 풀고
이야기는 그렇게 쓰는 거지
당신이 유령 이야기를 원한다면
하나도 아니고 둘
그런 걸 원한다면
나사를 한번 더 돌려야 해
한번 더 죄는 거지
아이들을 닦아세우는 거지
그건 심문의 방식
너의 잘못을 알고 있어
추궁하는 거지
나사를 죄는 거지
언제나 한번 더 죌 여지가 있지
자백은 죄면 나온다네
조르면 나오는 거야
도덕은 그렇게 조르는 거
조이고 조르는 거
나사를 죄면서 우리는 앞으로 가
닦달하면서 미래를 열어
가차없는 미래를 열어
잠깐!
아이들은 왜 저기에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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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량이 많지도 않은데 읽으면서 계속
뭔가 찜찜한 책들이 있는데
(이게 아닌것 같은데 하면서 책장은 넘어가고)
이책이 그랬네요.
손에 뭔가 잡히는게 없는.
제목부터 나사의 회전? 느낌도 없고~
아직 독서 내공이 많이 모질라는듯ㅜㅜ
강의를 안들으면 안되는구나란 생각이 팍팍!

로쟈 2018-06-21 23:39   좋아요 0 | URL
저도 몇년 전에 뭐라고 강의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소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