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 보는 게
눈의 편견이다
그렇다고 눈을 뺄 수는 없다

볼 수 없는 것들과는
매일매일 작별한다
그때그때 지나칠 때마다

차창에 이마를 댄다
다시 보지 못할 것들과는
급하게 입을 맞춘다
(사실은 눈을 맞춘다)

다시 못 볼 인연이라면
아스팔트도 그립다
건너지 못한 횡단보도

매일매일 그런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만질 수 없는 것들이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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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흑백영화의 제목은?
고모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봤던 주말의 명화
어흥~~~으로 시작하던.
(저 초딩땐 고모가 세상에서 젤 세련되 보임.
영화보기도 일명 고모따라하기 프로젝트ㅋ)

로제트50 2018-06-2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사블랑카

two0sun 2018-06-25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사블랑카~저도 봤는데~
저남자배우가 험프리 보가트는 아니죠? 맞나?
제 기억속의 험프리 보가트는 더 멋있었는데~~

로쟈 2018-06-2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비드 린 감독의 ‘밀회‘입니다.~

two0sun 2018-06-2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본영환데~
(역시 전 영화랑 안친한듯. 몇년전에 봤는데)
몇장면과 분위기?는 기억이 나네요.

bond2000 2018-06-2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46년, 제 1 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장작 (십여편 중 한편) 이네요 ^^

꿀복 2018-06-3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너지 못한 횡단보도 ... 많은 것들이 생각나요
 

해변으로 가요
라는 노래 들으며 딴데로 간다
해변은 어디에 있었나
매일 저녁 해변으로 갔다

여름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밤바다 파도 소리 들으며
지난날을 되새김질했다
왜 이런 날은 떠올리지 못했나

24년이 지난 어느 날
해변으로 가요를
들으며 나는 딴데로 가고
해변으로 가서 마시던 캔맥주는

거품마저 삭은 지 오래
나는 오늘도 해변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나는 해변으로 가요를 들으며
내일도 해변으로 가서

잃어버린 시간을
바닷물과 함께 움켜쥐고
나는 또 딴데로 가며
오래 전 시간을 되새김질하고

나는 갈 곳이 없고
나는 가는 곳이 없고
나는 딴데로만 가는 게 특기였나
해변으로 가요

해변은 어디에 있었나
태양은 어디로 숨었나
태양이 앉았다 떠난 자리 같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물거품을 애도하고
거품은 거품끼리 몰려 다니고
나는 딴데로 간다
나는 딴데로 가며 해변으로

간다 아무도 없는
해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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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향기의 아니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13살부터~송창식 윤형주의 노래를 들었더랬죠.
뭘 알고나 들었을까 싶네요.
그 어린것이.
이젠 땡볕 내리쬐는 해변을 좋아할만큼의 열정도 사라지고
해변에서의 나 잡아봐라~~는 저멀리 추억속으로~~ㅎㅎ

로쟈 2018-06-26 00:07   좋아요 0 | URL
네 버스에서 흘러나와 오랜만에.~
 

쭈꾸미밥상집에서
여인의 초상을 읽는다
대안이 있었나
분노와 용서가 아니면 도덕형이상학
쭈꾸미 비빔밥을 먹으며
분노했다 용서하고
도덕형이상학을 숙고하고?
쭈꾸미의 체면을 생각해서
정중히 거절한다
못생긴 여자의 역사도 있었지
밖에 나와서까지 읽을 건 아니잖나
그럼 식인의 형이상학?
맙소사
나는 쭈꾸미로 충분하다네
이사벨 아처는 그렇지 않았지
젊고 아름다운 이사벨에겐
부유한 귀족도 쭈꾸미였지
인생은 모험이어야 했어
조건 너머에
예측가능한 삶 너머에
누구도 살아보지 못한 삶
이사벨은 남자를 잘못 보고
이사벨은 사기결혼을 하고
이사벨은 인생을 배우지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인생이지
이사벨 아처만의 파란만장
하지만 그것이 인생
그것이 여인의 초상
쭈꾸미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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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4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보니 리비스와 이글턴의
여인의 초상에 관한 글을 읽게 됬네요.
(읽는게 아니였는데~머리가 복잡복잡ㅎㅎ)
강의가 궁금하고 기다려집니다.

로쟈 2018-06-24 17:03   좋아요 0 | URL
헨리 제임스의 모호성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저도 고심중.~
 

프랑스 시인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문학동네)가 황현산 선생의 번역으로 새로 나왔다. 기존 번역본들이 절판된 터라 이미 부재한던 시집인데 이제 다시 기대할 수 있는 최량의 상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그런데 <말도로르의 노래>는 역설적으로 번역의 영향을 덜 받는 작품으로 보인다. 보들레르에서 말라르메까지 프랑스 대표 시인들의 시가 한국어 번역을 통해서도 살아남는 경우는 극히 희소한 가운데 로트레아몽은 예외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번역을 통해서건 시답게 읽히고 뭔가 영감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림에는 한국현대시에 은연중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랭보나 말라르메의 영향을 식별하기 어려운 것과 비교된다고 할까.

시집을 읽은 게 나로서도 20년도 더 전의 일이라 이런 판단이 유효한지는 다시 따져봐야겠다. 그럴 기회가 생겨서 반갑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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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모자 2018-06-2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현산 선생께서 번역하신다는 얘기만 쭈욱 듣다가 드디어 출간돼서 반갑네요.
시론 수업 때 들뢰즈의 동물-되기와 로트레아몽의 변신에 관한 내용을 배운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꽤 흥미진진해서 민음사 판으로 사서 읽었더랬죠.. 하지만 민음사 판은 편역본이라 아쉬웠는데 이번에 완역으로 나와서 기쁩니다. 바슐라르의 로트레아몽도 언젠가 다시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쟈 2018-06-23 23:46   좋아요 0 | URL
네, 바슐라르의 책도 그러고 보니 절판된 지 오래 됐네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문학의 귀족이라면
발저는 문학의 하인
로베르트 발저는
야콥 폰 군텐과 함께
하인학교에 다니지
벤야멘타 소년학교는 하인학교
어떠한 지식도 가르치지 않는다
가르치는 교사도 없다
인내와 복종을 기르친다
제복만 입는다
귀족 태생의 야콥은
미미한 존재를 꿈꾼다
발저는 문학의 조수
발저는 하인들을 양성하고
발저는 작은 글씨로
아주 아주 작은 글씨로
작은 문학을 완성한다
작은 글씨로도 여백이 모자라
발저는 산책으로 나머지를 완성한다
인내와 침묵을 완성한다
발저의 집은 정신병원
발저는 집을 갖지 않는다
발저는 집을 짓지 않는다
집이 없는 보헤미안 릴케는
귀족의 성에서 시를 쓰고
집이 없는 발저는
산책길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는 발자국만
눈길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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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2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저의 눈밭에서의 죽음이나
톨스토이가 가출해서 기차역에서 죽은것
현실같지 않고 영화의 한장면 같아요.
(근데 발저는 왜그렇게 맘이 짠하지~)
일부러 작정해도 안될것 같은데.

로쟈 2018-06-22 20:40   좋아요 0 | URL
네, 매우 발저다운.

로제트50 2018-06-2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년전 배수아가 번역한
마르틴 발저의 <불안의 꽃>을
읽었습니다. 배수아 번역작은 일단
사던 시절. 그 독일 -발저 조합에
웬지 이끌리면서 <세상의 끝>을 구입, 로베르트 발저. 이걸 안 순간
목사님 설교, 감정을 따르지말고 이성을 따르라...가 생각나면서@@
그래도 로베르틴 발저도 매력있길,
아직 펼치지 않은 표지에 기대
합니다^^*

로쟈 2018-06-22 20:42   좋아요 1 | URL
로베르트는 뭔가 새로운 세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