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한 그루의 사과나무

아주 오래 전에 쓴 시다(아, 30년도 더 된 것인가!). ‘지난오늘‘을 옮기려다가, 이미 작년부터 그 일을 해온 터라 같은 글을 다시 소환하기가 멋쩍어 접는다. 그 대신 옮겨놓는 시이다(13년 전에 옮겨놓은 걸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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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7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10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09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10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건 어디서 본 빌리지
마을이라 쓰고 빌리지로 읽었는지
거꾸로였는지
오래 전 내가 꾼 꿈
꿈이 빌리지인지 빌리지가 꿈인지
마을에서 내가 걷는 걸음이 
시의 음절이 되고 단어가 되고
조금 더 걸으면 시행이 되는
가다가 멈춰 한숨 돌리면


그게 한 연이었지
내가 걷는 걸음을 지도에 그려넣듯이
그 걸음을 음절로 모아
시를 적었네 
시인의 마을이 아니어도
모든 산책이 시가 되는 마을
아침 산책은 아침의 시
정오의 산보는 정오의 시
해질녘 산책은 해질녘의 시가 되는
빌리지도 그런 빌리지
자정의 산책은 너무 어두워
그게 시가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알기 어렵지만
꿈길을 걸으면
꿈의 시가 되는지
그것도 모르겠지만
빌리지라고 적은 시를
꿈에서 읽은 뒤로
빌리지는 내게
언제나 마을의 시
빌리지 라이프는
나날의 시

빌리지에 바람 불고 눈이 내리면
시도 두툼한 옷으로 갈아입겠지
우리는 장갑을 끼고 만나야 할지도 몰라
빌리지에 가면 
어디서 본 것 같은 빌리지에 간다면

한 번 꿈을 꾸고
다시 보지 못한 빌리지
다시 읽지 못한 시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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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20-10-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좋네요~
초록 그늘 짙은 그 곳으로
숨고 싶네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로쟈 2020-10-09 22:21   좋아요 0 | URL
‘빌리지 라이프‘란 시집에 있길래 바로 쓴 시에요..

two0sun 2020-10-0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된 책이 하나도 없던데 의외의 수상인가요?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만 그런건지~

로쟈 2020-10-09 22:21   좋아요 0 | URL
기사를 보니 의외는 아니고 시인 가운데는 후보군에 있었더군요. 에세이도 있어서 연말쯤에 책이 몇 권 소개될 듯..

오지 2020-10-0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하루가 시가 말이 되고
말이 시가 되는 날이에요

로쟈 2020-10-09 22:20   좋아요 0 | URL
그러면 좋지요..
 
 전출처 : 로쟈 > "나는 흔한 일들의 구세주"

14년 전에 쓴 페이퍼와 옮겨놓은 시다. 그때 방문자수가 10만을 넘어선 모양이다. 지금은 누적으로 580만을 넘었지만 별 의미는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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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한때는 모두 이파리였다"

11년 전에 올려놓은 자작시 몇 편이다. 25년 전에 쓰고 그맘땐가 자작시집으로 묶었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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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가락보다 작은
연둣빛 감
연두색 감잎 포대기에
싸인 아기처럼 누워있다

탄생은 언제나
가벼운 죽음이었지
오월의 산들바람도
네게는 폭풍우였나
흔들리던 가지에서 
떨어진 후에야
아침햇살처럼 찾아오는 
안식

죽음 너머의 
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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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2 15: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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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2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