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문해서 받은 책은 니컬러스 머니의 <이기적 유인원>(한빛비즈)이다. 책을 받고서 다소 놀랐는데, 책값에 비하면 분량이 200쪽 남짓에 불과해서다. 리처드 도킨스의 추천사까지만 읽고 바로 주문했던 터라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대략 요즘 나오는 과학책들이겠거니 했다. 저자 니컬러스 머니는 미국의 생물학자인데, 조금 검색해보니 미생학자다. 버섯과 곰팡이, 진균류에 대한 책들을 갖고 있고, 옥스퍼드대학 입문서도 두 권 쓰고 있다. 신뢰할 만한 저자라는 뜻.
















세 권의 책을 나란히 떠올리게 되는데, 먼저 <이기적 유전자>(1976)의 저자 도킨스는 <이기적 유인원>(2019)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나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던져준 책이다! 게다가 글이 생생하면서도 시적이어서 이 책에는 진정한 문학적 즐거움이 있다." 뒷표지에서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와도 비교하고 있다. "호모 데우스의 욕망이 낳은 인류의 자멸". 


나대로 정리하면, '이기적 유전자'에서 출발한 인간 종의 두 갈래 결말이다. 호모 데우스냐, 이기적 유인원이냐. 물론 이기적 유인원의 자연스런 종착지는 소멸이다. 코로나19사태가 인류에게 겸손을 가리칠 수 있을까 싶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기대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런 흥미로운 책을 읽는 즐거움은 피곤한 주말에 잠시 생기를 불어넣는다. 
















저자의 전작들인데, <곰팡이의 승리><버섯의 자연사와 문화사><효모의 발흥> 등 제목만 봐도 상쾌하다. 흠, 언젠가 곰팡이와 버섯을 공부하던 여학생을 만난 기억이 떠오른다. 진균류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옥스퍼드대학 입문서 시리즈의 <미생물학>과 <진균류>도 저자의 책이다. <실험실의 아메바>까지. 이 참에 몇권 더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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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20-03-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팡이. 버섯...저도 관심있는 분야~^^
호모데우스는 읽다가 말았지만
이기적 유인원은 읽고 싶네요! @@

로쟈 2020-03-28 22:41   좋아요 0 | URL
^^

간서치 2021-06-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기적유전자를 읽을 때 무얼 같이 읽으면 좋을까 하다가 발견! 호모데우스와 이기적유인원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디지털 치매>(북로드)의 저자 만프레드 슈피처의 신간이 나왔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더난출판사).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가 부제다. 나부터도 스마트폰 의존이 심한 편이어서(원고도 스마트폰으로 쓴다) 경각심을 좀 가지려고 하는데, 마침 맞춤한 책이 나왔다(이 페이퍼는 PC로 쓴다). 
















"베스트셀러 <디지털 치매> 저자의 신작. 저자인 만프레드 슈피처는 독일 뇌 과학계의 일인자로, 사회 문제를 정신과학적, 뇌 과학적,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세계적 학자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파괴적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폭주하는 세계적 IT 기업들의 꼼수를 고발하고,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외면 받는 우리의 건강과 인간성, 민주주의의 회복을 촉구한다."


<디지털 치매>가 베스트셀러였다는 건 물론 우리 얘기는 아니다(독일에서일 듯). 그래도 오래 전에 짧은 리뷰를 쓴 기억이 있어서 구면인데, 그 사이에 <사이버스트레스>(알마)도 나왔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알았다(거의 묻힌 책인 듯). 간단한 소개다. 


"디지털 생활은 어떻게 우리를 망치는가? 독일의 유망한 뇌 과학자이자 <디지털 치매>의 저자 만프레트 슈피처가 일상의 디지털화에 관해 명쾌하게 진단한 책이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 아이들의 발달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증명되었다. 게다가 중독될 확률도 높다. 슈피처는 질문한다.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 그가 바라는 것은 디지털 기기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멈춤'이 화두인 요즘 디지털 거리두기와 멈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 주제의 책이 몇권 나와 있지만 당장은 슈피처의 책들로 재무장해보려고 한다. 아, <디지털 치매>를 다룬 리뷰 제목이 '디지털 치매와 디지털 다이어트'였다. 디지털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도 작심삼일이기 일쑤이지만 다시금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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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스티븐 핑커가 발견한 마음

13년 전의 글이다.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아직도 다 못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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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석권한 날 ‘바이러스를 삼킨 기생충‘이라고 적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미국 증시도 폭락한 오늘 시점에서 보면 기생충의 득세는 일시적이었다. 다시금 지구는 바이러스가 지배하는 바이러스 행성이라는 것을 지구인들이 깨닫고 있으니까(봉준호 감독의 차차기작이 됨직하다).

경합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바이러스 행성 vs 기생충 제국? 사실 둘다 과학저술가 칼 짐머의 책인데, 확인해보니 이번 코로나 사태의 수혜자 같지는 않다. 좀더 직접적이고 센 책들이 나와있어서다(출판계에서 최고 수혜자는 카뮈의 <페스트>로 보인다. 코로나 공포시대를 살면서 <페스트>를 읽는 심리는 어떤 심리일까?).

바이러스 관련서들을 훑어보다가 이런 분야의 책 리뷰는 더 적임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욕심을 버렸다. <바이러스 행성>과 <기생충 제국>이 눈에 익지만 구매내역에는 없어서 소장여부는 불확실하다. 대신 발빠르게 개정판이 다시 나온 데이비드 콰먼(쾀멘)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는 다시 손에 들 수도 있겠다(찾을 수 있을까?) 2017년에 구입할 때는 이런 책의 독자가 희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출판사의 선견지명이여!). 660쪽의 분량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과학서의 하나다. 알 수 없는 건 야구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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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전쟁, 포르노, 패스트푸드

8년 전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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