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대학원신문에 게재된 리뷰 하나를 담비에서 옮겨온다(http://www.dambee.net/news/read.php?idxno=1604&rsec=MAIN§ion=MAIN). <일본 근대 독자의 성립>(이룸, 2003)의 저자인 일본의 근대문학 연구자 마에다 아이의 연구논문들이 지난 2004년에 <텍스트와 도시: 일본의 근대성에 대한 에세이(Text and the City: Essays on Japanese Modernity>(듀크대출판부)로 영역되었다고 하는바 이 책에 대한 소개이다. 리뷰의 내용이 흥미로워서 옮겨놓는 것인데 이왕이면 번역/소개되었으면 싶다. 근대성(모더니티)과 관련하여 이정표가 될 만한 도시를 넷만 꼽자면 파리, 페테부르크, 뉴욕, 그리고 도쿄 정도가 아닐까 싶고(물론 더 많은 도시들이 거기에 덧붙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도시들에 관한 연구서들은 좀더 많이 소개되면 좋지 않을까 한다(발터 벤야민, 데이비드 하비, 마샬 버먼 등의 책들을 떠올릴 수 있겠다). 서울, 부산, 인천 등에 관한 연구서들도 좀 나와주고. 마에다 아이의 책이 자극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동국대 대학원신문(141호) 마에다 아이의『텍스트와 도시』

'근대독자의 성립'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마에다 아이(前田愛)는 '도시 공간 속의 문학', '히구치 이치요의 세계', '마에다 아이 저작집' 등을 통해 일본 문학과 문화에 관한 주목할 만한 비평과 연구를 남겼다. 안타깝게도 지난 1987년 55세의 나이에 요절한 그는 메이지 시대 출판문화와 근대 문학의 성립을 살핀 메이지 근대 문학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 근대 문화에 대한 탁월하고 개성적인 관점의 비평을 수행한 문화비평가로서도 유명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임스 후지에 의해 편집, 해설되고 해리 하루투니언의 서문이 실린 '텍스트와 도시(Text and the City)'는 메이지 시기 일본 문학 뿐 아니라 근대성과 도시의 관련성에 주목하는 문학, 문화 연구자들에게는 유용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일본 근대성에 관한 소론’이라는 부제를 단 '텍스트와 도시'는 마에다 아이의 여러 저작 중 '도시 공간 속의 문학'을 중심으로 도시 공간에 대한 연구물들을 모은 앤솔러지 형식의 저서이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장, 11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감옥의 유토피아’, ‘개화의 파노라마’, ‘폐원의 정령’으로 이루어진 1장은 〈빛의 도시, 암흑의 도시〉라는 테마 아래 도시의 명암을 다루고 있으며 ‘아이들의 시간’, ‘극장으로서의 아사쿠사’, ‘다이쇼 후기 통속소설의 전개’로 구성된 2장은 〈놀이, 공간, 그리고 대중문화〉라는 테마 아래 요시와라와 아사쿠사의 어두운 활력을 다룬다. ‘음독에서 묵독으로’, ‘근대 문학과 출판의 세계’로 이루어진 3장 〈텍스트, 공간, 시각성〉은 근대 독자의 성립과 출판에 관한 문제를, ‘파리의 류호쿠’, ‘베를린 1888’, ‘야마노테의 오지’를 담은 4장은 〈도시공간의 경계를 가로지르기〉라는 테마 아래 도쿄를 비롯하여 파리와 베를린 등의 도시를 해석한다.

경계를 설정하고 고립된 구역을 상정하는 중세 유럽의 도시상은 “격리와 징벌의 장치로서의 감옥”과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약속하는 유토피아의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흥미로운 발상으로 시작되는 마에다 아이의 논의는 ‘개화의 파노라마’에서 도쿄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모되고 있는가를 4개의 텍스트를 통해 주의 깊게 탐색한다.

그는 우선 메이지 시기 유명한 작품인 고바야시 키요치카의 ‘도쿄명소도’(1876)에 묘사된 국립제일은행의 모습을 통해 키요치카의 문명개화에 대한 감정을 읽어낸다. 에도의 구도시에서 태어난 키요치카로서는 메이지 초기의 문명개화라는 격변은 무조건적으로 긍정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가 자신의 작품에서 담아내고 있는 것은 과거의 공간, ‘물의 도시’ 에도에 대한 풍부한 기억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에 비해 비슷한 시기의 베스트셀러였던 핫토리 부쇼의 '도쿄신번창기'(1874)는 ‘물의 도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육지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물의 도시’ 에도가 점차 해체되며 ‘육지의 도시’ 도쿄가 구축되는 변화를 알려준다.

사이토 게신의 에도 관광 책자인 '에도명소도회'는 에도라는 도시를 사당, 신전, 그리고 역사적 자리와 같은 상징적인 장소들로 구성한다. '에도명소도회'에서 에도는 성스러운 것이 전면에 등장하는 “신화의 공간”으로 해독되는 것이다. 반면 테라카도 세이칸의 '에도번창기'는 스모, 요시와라, 극장과 같은 비일상적인 것들에 주목함으로써 일상의 세계와 비일상의 세계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마에다의 이러한 공간 성찰은 비단 도쿄에 한정되지 않는다. ‘베를린 1888’에서 그는 모리 오가이의 '무희'를 통해 베를린의 도시 공간을 탐사한다. '무희'의 주인공 도요타로에게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베를린에 도착한 동양의 한 젊은이가 유럽 문명의 정화를 조국에 전달하겠다는 강렬한 사명감이다. 더불어 그는 이 대도시가 지닌 장관에 압도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매력적인 외부의 경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거듭 다짐을 하게 만드는 것이 운데르 덴 린덴의 대로라면 엘리스의 다락방이 있는 크로스텔가는 베를린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이 크로스텔 거리는 옛 베를린의 암울한 이미지를 상징하며 운데르 덴 린덴에 대치하는 장소가 된다. 이것은 메이지 후기의 개인이 자각하게 된 내면의 어둠, 즉 개인의 고독에 관한 공간의 아날로지이다.

'텍스트와 도시'의 특징적인 점은 오가이의 '무희' 소세키의 '문'과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 뿐 아니라 키요치카의 판화 ‘동경명소도’를 비롯, 메이지 시기 사절단의 공식기록물이던 '미구회람실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텍스트들을 해석의 자리에 동참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텍스트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메이지 시기 전후의 ‘오래된’ 텍스트들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구성한다.

마에다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대립항의 계열로 이루어진 도시의 속성이다. ‘개화의 파노라마’에서 이루어지는 물의 도시/육지의 도시, 신성의 공간/놀이의 공간으로서의 도쿄 읽기, ‘폐원의 정령’에 나타나는 아버지의 세계/어머니의 세계, ‘베를린 1888’에 나타난 운데르 덴 린덴/크로스텔 거리라는 구분들은 이를 잘 나타낸다. 그가 설정하고 있는 이러한 대립항은 결과적으로 성과 속의 연관, 정과 부의 교호, 근대와 반근대의 친연성에 대한 반증이다. 이러한 대립항은 메이지 시대의 역사적, 사회적 격변과 조우한 개인들의 착잡한 내면의 풍경을 다양하게 읽어내려는 마에다의 개성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론인 것이다.

마에다 아이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도시가 지닌 빛과 암흑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면서 근대의 새로운 풍경에 당면한 다양한 개인의 활력과 좌절을 함께 포착해내고 있다. 출간된 지 20여년이 된 그의 저서가 지난 2004년 해리 하루투니언, 미요시 마사오와 같은 미국 내 대표적인 일본 연구가들에 의해 영문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텍스트와 도시'가 지닌 다양한 장점이 미국 내 동아시아 문화연구에 있어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김문정 동국대 강사)

07.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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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15 23:10   좋아요 0 | URL
로쟈님, 동국대 대학원 신문까지 레이더가 퍼져있단 말입니까. 아. 꼼꼼하십니다. :) 덕분에 저는 좋은 페이퍼들 많이 보는군요.

로쟈 2007-05-15 23:15   좋아요 0 | URL
'담비'에 링크돼 있는 기사입니다. 저는 부지러한 편이 아닙니다.^^;
 

마이클 부라보이라는 미국의 거물급 사회학자가 방한했다고 한다. '공공사회학'을 주창한 학자라는데, 요즘 사회학 책들을 별로 안 읽은 탓인지 '공공사회학'이란 말 자체가 생소하다(저자는 <생산의 정치>(박종철출판사, 1999)로 이미 오래전에 소개됐다). 설명에는 '전문(professional) 사회학’과 대비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강단사회학의 두 조류가 되는 것인가?(뒤집어 생각해보면, 공공사회학은 가장 실제적/실천적인 학문이어야 할 '사회학'이 그간에 얼마나 폐쇄적으로 전문화되었던가에 대한 반증이자 반성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나의 관심은 공공사회학보다는 그가 러시아와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자본주의 이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데 두어진다. 그 방면의 책들이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세계의 책'으로 분류해놓는다. 인터뷰 기사를 옮겨놓는다.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건 차베스에 대한 평가이다. 말발만 앞세운 사회학자들과는 좀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한겨레(07. 05. 12) 사회학자여, 강단을 넘어 대중과 만나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마이클 부라보이는 ‘공공사회학(public sociology)의 전도사’로 불린다.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좌파 사회학자인 그는 사회학이 사회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믿는다. 사회학이 지향하는 가치가 강단을 넘어 대중과 직접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학자는 강단에서 학문적 엄밀성만 추구할 게 아니라 그들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직접 대중과 만나고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우리 학계에 널리 퍼졌던 실천적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사회학회 회장(2003~2004년) 시절 공공사회학을 주제로 미국사회학회 연례회의를 주재했으며, 지금도 각국을 돌며 공공사회학의 이념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사회주의권 붕괴 이전 헝가리 철강 공장에 직접 취업해 노동과정을 연구하는 등 현장 체험에 바탕을 둔 실증적인 노동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지난 3일 중앙대·연세대 두뇌한국(BK)21 사업단 초청으로 한국을 첫 방문한 부라보이 교수를 4일 연세대 사회학과 원재연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다.

-사회학자들이 왜 대중과 직접 만나야 하나.

=시민들이 그들의 존립에 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학자들이 봉급을 받고 있다. 학자들은 시민사회에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 사회를 위한 의무다. 사회 역시 사회학자들의 가치에 대한 통찰을 필요로 한다. 자본과 국가로부터 시민사회를 지켜내는 데 학자들이 적극 기여해야 한다.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공공사회학의 가치는 무엇인가.

=공공사회학은 사회 문제에 직접 관여해 이슈들을 토론하는 것을 강조한다. 지향해야 하는 가치에 대한 단일한 정의는 없다. 다양한 정의가 가능할 것이다. 공공사회학계에서는 사회정의와 평등의 가치가 점차 중요성을 얻고 있다. 내게는 ‘사회정의’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가치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궁금하다.

=제도권 언론들이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모두 단일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같은 미디어 안에서도 서로 모순되는 가치가 혼재한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유력지에서도 진보적 칼럼을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선 ‘공공 라디오’들이 훨씬 개방적이다. 사회학계 주최의 여러 행사에 언론인들을 초청해 교육시키는 데도 비중을 두고 있다. 중간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대중과 직접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노조와 각종 시민·지역 단체 회원들과 수시로 만나 토론한다.

-한국 학자들은 1980년대 이후 강단에 매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사회학은 과도한 전문주의 경향을 띠고 있다. 아울러 시민사회의 조직화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학문적 지배권을 가진 미국의 이런 경향을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중심의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가 갈수록 강단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이유다.

-일각에선 세계화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어디를 가도 세계화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본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전기·수도 등 공공서비스가 민영화되고 있고, 중국과 인도 농민들은 각종 토목 공사 때문에 땅에서 쫓겨나고 있다.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시장화는 그 반대세력을 키우고 있다.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우루과이 등 남미에서 이런 기류가 확연하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은 세계화에 반대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대안 모델이 될 수 있나.

=그가 세계에서 미국 지배권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석유다. 그는 너무나 많은 ‘오일머니’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와 타협하고 있다고 본다. 그는 대토지 소유자로부터 땅을 사버린다. 그들을 추방하지 않는다. 금융과 은행 제도와도 타협하고 있다. 너무 돈이 많아 자본주의와 타협하는 게 가능하다. 나는 그를 ‘민족적 대중주의자(national populist)’로 본다. 그가 도시 변두리 주민들의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 일종의 재분배를 한 것은 인정한다.

-세계화 흐름 이후 양극화 경향이 거세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최근의 사회운동은 일종의 수세적인 방어 운동이다. 공공영역의 민영화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의 미래에 대해선 비관적이다. 하지만 남미를 비롯해 세계화에 저항하는 많은 대안 찾기가 시도되고 있다. 시장화에 반대하는 조직화가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안은 이런 사회운동에 있다고 본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행로에 대해 어떻게 보나.

=1991년 이후 러시아 경제는 하강했으나 중국은 반대로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는 조직적으로 국가 전복을 시도했다. 혁명적인 방식으로 시장자본주의로 이행했다. 충격요법을 썼지만 치유책은 내놓지 못했다. 중국은 국가의 후원 아래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는 국가가 필요하다.

-마르크스주의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가치로서 언제든 의미가 있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마르크스주의는 매우 다층적이고 비동질적인 사유체계이다. 자본주의에 대항한 사회운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실을 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인문학의 위기’를 체감하는지.

=내가 재직 중인 대학의 사회학과는 지금까지 계속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학문의 인기는 일자리의 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의 물질적 매력에 기반한 지배력이 학문의 세계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한 영향이다. 미국의 힘은 자신들의 교육 체계나 지식·이데올로기에 권위를 부여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남미가 저항 아이디어로 맞서듯, 유럽 등 다른 대륙도 미국과는 다른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공공사회학 = 학문이 강단을 넘어 대중과 만나 지향하는 가치를 전파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믿는 사회학의 한 분야. 1988년 미국에서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됐다. 동료 전문 학자들과 이론적 논의에 그치는 강단사회학인 ‘전문(professional) 사회학’과 대비되는 개념이다.(강성만 기자) 

07. 05. 13.

P.S. 부라보이 교수의 홈피(http://sociology.berkeley.edu/faculty/burawoy/workingpapers.htm)에는 그의 '워킹 페이퍼'들이 링크돼 있다. 러시아의 자본주의 이행에 관한 논문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으론 편저인 <세계화와 새로운 정체성들>(2007)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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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드르 돌린(1949- )

История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В 4 томах. Том 1. Романтики и символисты

420쪽

Впервые в западном японоведении вниманию читателей предлагается полная "История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охватывающая более чем столетний период с конца XIX по конец XX века. Увлекательные биографические описания сочетаются с поэтологическим анализом разнообразных жанров и форм японского стиха, с летальной классификацией важнейших школ и направлений - от шедевров танка, хайку и киндайси Серебряного века до смелых экспериментов современного неоавангарда гэндайси.
Итоговая работа известного литературоведа, культуролога, писателя, переводчика классической и современн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Александра Долина представляет собой уникальное крупномасштабное, глубоко фундированное историко-литературное исследование.

В первом томе на обширном материале статей, манифестов, эссе и многочисленных поэтических сборников раскрываются особенности уникальной литературной традиции синтайси и киндайси, синтезировавшей лучшие достижения эстетики Востока и Запада в шедеврах стиха "новой формы". Поэзия романтизма и символизма периода Мэйдзи- Тайсе (конец XIX - первая четверть XX веков), положившая начало блестящей эпохе японского Серебряного века, предопределила пути развития нового стиха и дала миру таких талантливейших поэтов, как Симадзаки Тосон, Китахара Хакусю, Мики Рофу, Хоригути Даигаку.

Издание рассчитано на ученых-филологов и историков, студентов и аспирантов, а также па широкие круги читателей, интересующихся японской поэзией.

История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В 4 томах. Том 2. Революция поэтики

324쪽

Во втором томе рассматриваются важнейшие этапы эволюции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первых десятилетий XX века: развитие школы натурализма, народно-демократической школы, зарождение пролетарской поэзии и поэзии революционного анархизма, становление авангардистских течений и школ. Большое внимание уделяется анализу теоретических работ лидеров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определивших сущность "духовной революции" и восточно-западный синтез культур. Тщательно выписаны литературные портреты крупнейших поэтов-гуманистов и модернистов XX века Миядзава Кэндзи, Такамура Котаро, Хагивара Сакутаро, Муроо Сайсэй, Нисиваки Дзюндзабуро.

 

История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В 4 томах. Том 3. Грани модернизма

292쪽

В третьем томе рассматривается процесс развития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от космополитических эстетских течений предвоенного периода до гуманистического ренессанса послевоенных лет и далее, вплоть до конца XX в. Наряду с творчеством таких прославленных мастеров, как Канэко Мицухару, Кусано Симпэй, Миеси Тацудзи, Таникава Сюнтаро, автор анализирует широкий спектр школ и направлений современного японского стиха - от сурового реализма "поэзии Хиросимы" до эпатажных экспериментов постмодернистов.

 

История новой японской поэзии. В 4 томах. Том 4. Танка и хайку

428쪽

В четвертом томе на материале, литературного наследия многих десятков мастеров танка и хайку воссоздаются основные этапы развития японского стиха традиционалистского направления с конца XIX века до наших дней. Описанию современных школ и течений в обеих частях исследования предшествуют очерки истории поэзии классических жанров в Средние века, вводящие читателя в мир традиционной эстетики и поэтики. Литературные портреты Есано Акико и Сайто Мокити, Вакаяма Бокусуй и Маэда Югурэ, Кимата Осаму и Тавара Мати, Масаока Сики и Такахама Кеси, Одзаки Хосай и Танэда Сантока, Мидзухара Сюоси и Исида Хаке создают колоритную картину мира танка и хайку Нового времени, до недавних пор почти не знакомого западному читателю, но привлекающего миллионы японских любителей поэзи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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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07-04-10 10:01   좋아요 0 | URL
Описанию современных школ и течений в обеих частях исследования предшествуют очерки истории поэзии классических жанров в Средние века, вводящие читателя в мир традиционной эстетики и поэтики

이 부분이 참 감동적이네요. ㅋ

로쟈 2007-04-10 23:51   좋아요 0 | URL
러시아어를 아시는군요!^^ 오존에서 온 신간안내 메일에 들어 있어서 알게 된 책인데, 일단 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경삼아 올려놓은 것이고 정리는 시간이 날 때 할 예정입니다...
 

<롤리타>로 유명한 러시아계 작가 블라디미르 나코보프의 저명한 인시류(나비/나방류) 전문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롤리타>를 제외하면 변변한 번역 작품이나 무게 있는 연구서를 접할 수 없는 게 국내의 현실인데, 이 인시류 학자 나보코프의 전모를 다룬 중량감 있는 저서가 번역/출간됐다.

구내서점에 갔다가 냉큼 사들고 온 책의 타이틀이 바로 <나보코프 블루스>(해나무, 2007)이고, '한 천재 문학가의 과학 오디세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인시류 학자인 커트 존슨과 <뉴욕타임즈> 편집자인 스티브 코츠. 그리고 제목의 '블루'는 "남아메리카의 가장 외진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나비 무리를 아우르는 명칭"으로서 나보코프는 ‘블루’ 전문가였다고 한다. 언젠가 나보코프 관련서들을 검색하다가 보아둔 책이었는데, 이렇듯 빨리 국내에 소개될 줄은 몰랐다(원저는 1999년에 나왔다).

인시류학자로서 나보코프의 전문성은 1945년 하버드대 비교동물학 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위촉되었던 사실에서도 확인되는데, 그는 블루의 분류체계에 관한 여러 새로운 논문을 발표한 바도 있으니 나비 수집과 연구가 취미 수준은 넘어선 것이었다. 

책은 "만약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나비 연구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고백한 나보코프의 나비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다루고 있는데,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생전에 쓴 추천사에 따르면, "두 저자 존슨콰 코츠의 생물학적 전문성과 나보코프의 업적에 대한 철저한 이해 덕분에 우리는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문학자이자 과학자가 지니는 두 가지 표상을 통합하고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뒷표지에 나란히 달려 있는 또다른 추천사에 따르면 "한 전설적인 작가의 과학적 발견과 그것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과정, 거의 반세기가 지난 후의 재발견과 확장을 다루고 있는 <나보코프 블루스>는 한마디로 놀라운 책이다. 과학적 발견의 아이러니와 우연, 빠르게 확장되어가는 생물다양성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누구에게라도 매력 있게 다가갈 것이다."

이 추천사의 필자가 저명한 나보코프 연구자이자 가장 권위있는 평전의 저자 브라이언 보이드이다. 그가 쓴 전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 시절'과 '미국 시절' 두 권으로 돼 있는데, 이미 독어와 러시아어 등으도 완역되었다(아래 이미지는 러시아어본 <미국 시절>과 나보코프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

나보코프에 대한 전기가 소개된다면,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과 함께 가장 먼저 번역되어야 할 책이다...

07. 03. 19.

P.S. 참고로, 나보코프의 나비 연구에 관한 책은 <나보코프 블루스>가 처음이 아니다. <나보코프의 인시류: 유형과 종류>(서울기획, 2001)란 책이 출간된 바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Joann Karges이고 지난 1985년에 출간된 아주 얇은 책으로 <나보코프 블루스>의 참고문헌에도 포함돼 있다. 국역본은 오래전에 국립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복사해둔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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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07-03-19 17:41   좋아요 0 | URL
Ada or Ador: Family Chronicle인가 하는 책에서....(배다른 오누이의 사랑...성...을 다룬 파격적 소설..)..나비나 곤충 관찰에 대한 묘사가 많이 등장했던걸로 기억해요...주인공인 Ada가 소녀시절 곤충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던...기억이...
나보코프...참으로 독특한 천재지요....

로쟈 2007-03-19 19:58   좋아요 0 | URL
나보코프 애독자시네요.^^ 다른 작품에서도 나비 모티브가 자주 나오는데, 나보코프는 국내에 소개된 작품 수가 너무 적어서 아쉽습니다...

수유 2007-03-19 20:39   좋아요 0 | URL
저도 냉큼 사왔습니다..그리고 링크하실줄 알았습니다. 그나저나 젊은 나보코프와 늙은 나보코프는 많이 다르군요..그의 인생여정과 관련이 있겠지요..
 

어제 산 한국일보를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오늘 아침에야 읽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를 아이템 삼아서 페이퍼를 올린다고 해놓고 시간을 못 내다가 겨우 몇 자 적는다(아마도 마무리까지는 며칠 걸릴 것이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남미문학의 두 거장 마르케스와 바르가스 요사가 30년간 서로 앙숙관계였다고 한다. 최근에 이 두 사람이 화해에 이를 것 같다는 것인데, 그런 관계의 빌미가 되었던 30년전 사건(사진)과 그 사연이 기사의 내용이다. 이 '멍든 눈의 끔찍한 사연'은 책으로 출간됐다고 하는데, 국내에도 소개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단은 '세계의 책'에 올려놓는다.     

 

한국일보(07. 03. 14) 마르케스와 요사 '30년 동안의 불화' 이제 끝?

<백년동안의 고독>을 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80ㆍ왼쪽 사진)와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이름이 오르내리는 <세상종말전쟁>의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2ㆍ오른쪽)의 공통점은?

‘남미문학을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현대문학의 거장들’이 ‘알려진’ 답안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정답이 또 있다. ‘30년간 말도 안 한 원수관계’다. 마르케스의 80회 생일을 맞아 절친한 친구였던 두 사람이 등을 돌리게 된 원인을 짐작케 하는 사진들이 최근 공개됐다.



13일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는 마르케스의 친구 로드리고 마요가 1976년 찍은 두 장의 흑백사진을 최근 공개했는데, 바로 왼쪽 눈 아래 시퍼런 멍이 들고 콧잔등에 상처가 난 젊은 마르케스의 모습이다. 현대문학의 가장 유명한 견원지간의 기원을 밝혀줄 이 사진들의 배후에는 여자문제가 얽혀 있다. 사건은 영화 시사회를 보기 위해 수많은 남미 예술가와 지식인들이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모였던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롬비아 출신 마르케스와 페루 출신 바르가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살면서 부부끼리도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 영화 상영 후 마르케스는 오랜만에 만난 요사가 반가워 반갑게 그를 껴안았지만, 요사는 “바르셀로나에서 내 아내에게 그런 짓을 해놓고 어떻게 감히 나한테 와서 인사를 할 수 있지?”라며 수차례 마르케스의 얼굴을 휘갈겼다.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마르케스는 코피를 흘리며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이틀 후 마요는 마르케스의 시퍼런 눈을 사진으로 찍었다.



절친한 친구사이가 주먹질 하는 관계로 전락한 사연은 이렇다. 두 부부가 바르셀로나에 살 당시 요사는 스웨덴 미녀와 사랑에 빠져 아내와 자식들을 버리고 떠났던 ‘전과’가 있었는데, 그때 요사의 부인에게 위안이 돼 줬던 마르케스 부부가 그녀에게 요사와 이혼하라는 충고를 해줬다는 것이다. 후에 요사는 부인과 화해했고, 그녀가 요사에게 전말을 얘기하면서 그것이 느닷없는 폭력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게 추론이다. 요사의 분노 뒤에는 이혼 권유 이상의 중요한 배신 행위가 있었으리라는 해석도 있다.

30년간 비밀스럽게 간직됐던 사진들이 6일로 80회를 맞은 마르케스의 생일을 기념해 <멍든 눈의 끔찍한 사연>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면서 마르케스와 요사의 ‘30년간의 고독’에도 해빙무드가 감돈다. 요사가 마르케스의 고전 <백년동안의 고독>의 초판 발행 40주년을 기념해 서문을 써주기로 한 것.

그날의 앙금 이후 마르케스는 쿠바 지도자 페델 카스트로와 긴밀한 우정을 키워가면서 좌파 작가의 길을 걸었고, 요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숭배자가 돼 우파 후보로 페루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30년간 다른 길을 걸으며 반목한 두 문학 거장이 주는 교훈. “남의 부부싸움에는 절대로 참견하지 말라.”(박선영 기자)

P.S. 예시된 문학적 앙숙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나보코프와 에드먼드 윌슨이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만 해도 400쪽짜리 책 'Dear Bunny, Dear Volodya: The Nabokov-Wilson Letters, 1940-1971'(증보판 2001)이 나와 있을 정도로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던 이들인데, '푸슈킨에 대한 번역 차이'로 결별했다는 건 의외이다(<예브게니 오네긴> 번역을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시간이 나면 자료조사를 해봐야겠다).

윌슨의 책은 <악셀의 성>이나 <인물로 본 혁명의 역사>(원제는 <핀란드역까지>) 등이 번역/소개돼 있다.(*그의 책이 <핀란드역으로>(이매진, 2007)란 타이틀로 새로 번역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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