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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작시와 함께 고흐의 밀밭 그림들을 옮겨놓았는데 아침신문에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에 관한 기사가 떴다(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11/h2007110518343084320.htm). 총 67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90년 100주기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하니까(우리 미술전시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겠다) 발걸음은 예약해둠 직하다. 전시의 하일라이트는 고흐의 5대 걸작에 속한다는 '자화상'과 '아이리스'라고(다섯 작품 중에 두 작품이 전시된다면 산술적으론 40% 전시회가 되는 것인가?) 소개기사를 옮겨놓는다.

한국일보(07. 11. 06) 반 고흐가 온다, 가을이 설렌다

마음껏 설레도 좋다. 보는 이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의 화인(火印)을 새긴 모든 미술 애호가들의 첫사랑,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가 서울에 온다. 섬광처럼 짧은 삶을 살고 신화 속으로 걸어 들어간 비운의 천재화가 반 고흐의 시기별 대표작을 한데 모은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24일부터 내년 3월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 KBS가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는 반 고흐의 유화 대표작 45점과 드로잉 및 판화 22점 등 총 67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회고전으로, 전시 보험가액만 총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전시다.

그동안 반 고흐의 전시는 늘 부분으로만 존재해왔다.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렸던 반 고흐전은 고흐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1886-1888)의 작품들로만 구성됐고, 2000년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열린 고흐 특별전도 자화상만을 모은 것이었다. 200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전도 드로잉만으로 구성됐다.

반 고흐가 남긴 879점의 작품 중 절반이 세계 각지에 수 점씩 흩어져 있는 탓에 시기별 작품을 망라해 한데 모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 고흐 회고전의 개최는 월드컵 유치에 버금가는 국가적 경사로 평가받는다. 반 고흐의 시기별 유화 대표작을 45점이나 모은 대규모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은 한국의 국가적ㆍ문화적 위상이 그만큼 제고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대규모 전시는 반 고흐의 고국 네덜란드에서 사망 100주기를 기념해 1990년 열린 회고전 이후 처음이다. 작품들은 반 고흐가 남긴 작품의 절반가량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오텔로의 크롤러뮐러 미술관에서 빌려왔다.

이번 전시의 질적 수준은 반 고흐의 5대 걸작에 속하는 파리 시절의 ‘자화상’과 생레미 요양소에서 그린 ‘아이리스’가 선보인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두 작품은 보험가액만 각각 1,000억원에 달하는 걸작 중의 걸작들이다. 이중 ‘아이리스’는 반 고흐 미술관의 ‘보배’로 한번도 해외에 반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씨 뿌리는 사람’, ‘노란 집’, ‘우체부 조셉 룰랭’ 등 한국 관람객의 가슴을 울렁이게 할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모든 그림에는 원작의 아우라가 있지만, 반 고흐의 유화만큼 깊은 정서적 울림을 주는 그림은 없다. 그는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세계를 보고, 붓이 아니라 감정으로 그림을 그렸다.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과 휘몰아치는 격정의 붓터치, 밝은 보색 속에 꿈틀대는 색채의 힘으로 반 고흐는 인간을 위로한다. 절망과 광기 앞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반 고흐의 작품을 직접 본다는 것은 그의 숨결과 손길을 함께 호흡한다는 것을 뜻한다.

프랑스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는 반 고흐를 일러 “태양을 훔쳐 화폭에 옮긴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태양의 화가 반 고흐는 신화 속에서 부활해 지지 않는 태양이 되었다. 그 태양이 이제 서울에서 떠오른다.(박선영기자)

07.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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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7-11-0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설레긴 하는데 가서 사람들이랑 애기들한테 치이고 밀려서 제대로 그림 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비연 2007-11-0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사람 좀 뜸한 시각에 고즈넉하게 보고 싶네요..^^

로쟈 2007-11-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작엔 미어터질 것 같습니다.^^;
 

미술 전시회 얘기도 적은 김에 새로 나온 미술관련서 소개도 옮겨놓는다. 특이하게도 <미술관에 간 화학자>(랜덤하우스, 2007)가 책의 제목이다. 제목대로 저자 전창림 교수는 '화학자'이고 미술에 해박해서 한편으론 미대에서 미술재료에 대한 강의도 맡고 있다고. 열렬한 미술광이 아닐까 짐작해볼 수 있는데, 짐작대로이다. "미술 책을 많이 읽었고, 루브르·오르세·퐁피두… 미술관 무료 개방일이면 하루종일 살면서 그림 구경 다녔어요. 당시 파리에 살던 백수남·김기린 화백과도 친하게 지냈어요. 생각해보니 과학자보다 화가들을 많이 만났네요.”라고 고백하고 있으니 말이다. 학문간 '크로스오버'의 좋은 사례이다 싶은데, 이러한 학제적 관심의 밑바닥은 바로 '열정'이란 건 확인하게 된다. 돈으로 장려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관련기사들을 모아둔다.

세계일보(07. 11. 03) 르누아르는 어떻게 햇빛을 그렸을까

렘브란트 그림으로 유명한 ‘야경’이 있다. 어둠 속에서 군대나 경찰이 순찰을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그림이 본래는 낮 풍경이었는데, 100년 후 사람들이 어둡고 거무칙칙한 그림을 보고 추측해 붙였다는 것이다. 밤 풍경이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이 가운데 렘브란트가 납이 들어간 황토색, 흰색, 갈색 물감을 많이 썼는데, 그게 검게 변하는 특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흑화현상’은 밀레의 ‘만종’에서도 나타난다. 여체를 그리면 껴안고 싶게 만든다는 르누아르는 따뜻한 햇빛을 캔버스에 담아낸 화가다. 그가 색채의 오묘한 성질을 몰랐다면 ‘목욕하는 여인’ 같은 명화는 결코 나올 수 없었다.

얼마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벽화 ‘최후의 만찬’이 16기가 픽셀의 고해상도 이미지로 재생돼 불과 몇 ㎝ 떨어진 곳에서 그림을 보는 것 같다 해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 벽화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손상된 것은 다빈치가 물감의 성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술은 화학과 지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예술이 아닐까.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과학자의 눈으로 본 미술, 미술과 함께하는 과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 홍익대 화학시스템공학과 교수인 지은이는 어린 시절 화가의 꿈을 화학으로 풀어내며 미술과 화학, 또는 예술과 과학의 접점을 찾아가는 일을 해나왔다. 일반 미술평론가와 달리 화학의 소산으로서 그림을 분석하는 화학자의 미술평론이 대단히 섬세하고 흥미진진하다.

아무리 명화라도 그냥 보면 1분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설명을 들으면 몇 시간을 봐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더욱 깊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지은이는 명화의 대부분은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지은이 시각으로 음미해 보자. 왜 남자가 손을 들고 있을까. 왜 대낮인데 촛불이 켜져 있을까. 그것도 딱 하나만. 그림 가운데 거울에는 뭐가 비친 것일까. 신부의 배는 왜 임신한 것처럼 부르며,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녹색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남자 옷의 색이 왜 저렇게 이상하게 변했을까.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이야기할 것도 많다.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알면 더욱 재미있어지고 생각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책에는 화학자의 별난 미술 감상기가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화가들이 돌연사한 배후에 흰색 물감이 있었을 줄이야! 밀레의 만종이 칙칙해진 것이 아황산가스 때문이었다니. 철학적 사색까지 자극했던 세잔의 유명한 회화 ‘사과와 오렌지’에 등장하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물감이 단지 앞으로 나와 보이고, 뒤로 들어가 보이게 하려고 사용했다니…. 명화 속 화학반응의 비밀이 밝혀질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무릎을 치게 감탄하게 한다.

인상파 화가들은 스펙트럼의 과학을 예술에 끌어들인다. 빨강과 파랑을 미리 섞으면 어두운 보라색이 되는데, 밝은 파랑과 밝은 파랑을 나란히 칠하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우리 눈의 망막에 밝은 보라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과학과 미술의 연결고리까지 밝히는 지은이의 궁구하는 미술 열정이 돋보인다.(정성수기자)




 

 

 

 

 

 

 

 

중앙일보(07. 11. 03) ‘최후의 만찬’이 손상 심한 건 다빈치가 화학에 문외한인 탓

고등어에 많이 들어 있다는 불포화지방산이 미술의 역사를 바꿨다? 거장 렘브란트의 대표작 ‘야경’은 사실 낮 풍경을 그린 것이다? 미술 서적의 봇물 속에서도『미술관에 간 화학자』(랜덤하우스)는 도드라지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미술관에 걸어들어간 화학자’는 홍익대 화학시스템공학과 전창림(53) 교수다. 화학자의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미술은 신선하다.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 유채와 템페라 기법을 함께 사용했다. 템페라는 안료를 갤 때 계란노른자를 넣는 방법이다. 노른자는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넣는 것으로 50% 이상이 수분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기름’인 유채기법과 템페라는 상극인 셈이다. ‘최후의 만찬’이 다른 작품에 비해 유독 심하게 손상된 이유는 어울릴 수 없는 두 기법이 충돌한 탓이다. 수지 균형이 깨어져 상 분리가 일어난 것. 전 교수는 “미술뿐 아니라 기계공학, 천문학, 기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성을 드러냈던 다빈치도 화학에는 문외한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취학 전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고교 때까지 미대 진학을 꿈꾸었던 그는 돌연 화공과에 진학했다. “아버지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어요. 제가 화학을 공부해 가업을 이어주길 바라셨거든요.” 그의 부친은 포스터컬러로 유명한 ‘알파색채’의 창업주 전영탁 회장이다.

화학도가 된 뒤에도 미술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던 그는, 1981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에 빠져들었다. 빡빡한 학사일정 속에서도 어떻게든 시간을 냈다. “미술 책을 많이 읽었고, 루브르·오르세·퐁피두… 미술관 무료 개방일이면 하루종일 살면서 그림 구경 다녔어요. 당시 파리에 살던 백수남·김기린 화백과도 친하게 지냈어요. 생각해보니 과학자보다 화가들을 많이 만났네요.”

가욋일에 눈을 돌린 전 교수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과학자가 웬 미술이냐고, 외도라는 비난도 받았어요. 하지만 저는 ‘인류에 유익을 준다’ 는 과학의 본령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재료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최후의 만찬’ 같은 불후의 명작이 비운의 명작이 되지 않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는 현재 홍익대 미술대학에서 미술재료 강의를 하고 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 창조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미술이나 과학이나 똑같지 않나요?” 그는 어린 시절 품었던 화가의 꿈을 화학이라는 붓으로 그려내고 있다.(이에스더기자)

07.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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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11-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겠네요 :-)

Kitty 2007-11-05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은 당장 사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심술 2007-1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고맙습니다.

로쟈 2007-11-0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제가 책을 사드리는 것도 아니고.^^;
 

아주 오랜만에 미술 전시회에 관한 기사를 옮겨온다. 북리뷰들만 읽다가 진절머리도 나서(왜 아니겠는가!) 잠시 미술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의외로 '횡재'한 기분이 들게 한 기사이다. 시간이 난다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미술관으로 걸음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최근에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안성하, 배준성, 두 젊은 작가의 전시회인데, 이런 경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이미지만으로도 활자로 인한 멀미를 잠시 덜어준다(기사에 딸린 이미지들은 각각 미술관전시정보 http://link.allblog.net/6322314/http://www.galleryinfo.co.kr/170 와 갤러리현대 http://www.galleryhyundai.com/new/kr/exhibitions/past84_1.htm 에서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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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07. 11. 05) 클로즈업·각도비틀기… 확 달라진 이미지들

미술시장의 젊은 스타작가 두 명의 개인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담배와 사탕을 클로즈업해 그리는 젊은 여성작가 안성하(30)와 서양 명화에 한국여인의 누드사진을 합성해 고전을 비틀어온 배준성(39)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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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안성하의 신작들은 100~200호의 대작들이 대부분. 전시장에 들어서면 매크로 렌즈로 접사한 듯한 사실적이고도 거대한 화면이 시각을 압도한다. 수십 배로 클로즈업된 이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오브제들은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어쩐지 쓸쓸해지는데, 투명하고도 촉촉한 화면이 도회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탓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뜻 보면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담배와 사탕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그의 그림들은 유리를 통해 굴절되는 오브제로 인해 몽환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극사실적인 구상 밑에 아스라이 배채(背彩)된 추상의 흔적이 묘한 아우라를 느끼게 하는 게 그의 매력. 국내 미술시장은 물론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와 소더비, 크리스티 등 해외경매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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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담배는 독이며 아름답지 않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위안이 아름답고, 사탕은 달콤하고 유혹적이지만 결국 독이 되고 만다”고 말한다. 줄곧 사탕과 담배만을 그려온 이유다. 13일까지. Close Window

배준성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7~25일 열리는 ‘더 뮤지엄’전에서 벨라스케스, 다비드, 앵그르, 베르메르 등 거장들의 명화에 동양 여성의 누드를 슬쩍 끼워넣는 기존 방식에 렌티큘러라는 새로운 매체를 가미한 신작 40여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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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티큘러는 층층이 쌓인 레이어로 인해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보이는 입체 영상 매체. 시각적 교란을 통해 이미지가 움직이는 듯 보이는 렌티큘러를 통해 왼편에서 보면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명화 속 한국 여인이 오른쪽에서 보면 나체의 모습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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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정물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는 프라도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 12개 유명 박물관들의 내부 전경을 유화로 그린 후 명화가 걸려있던 자리에 자신의 렌티큘러 작품을 덮어씌웠다. 관음의 욕구를 부추기며 훔쳐보기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이다.(박선영기자)

07. 11. 04.

P.S. 배준성의 예전 작품들은 'The Costume of Painter'(터치아트, 2006)로 출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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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무 2007-11-05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절머리난 북리뷰 읽기...ㅎ

로쟈 2007-11-05 17:28   좋아요 0 | URL
^^;
 

최근에 나온 책들 가운데, 더 좁게는 이번주 신간들 가운데 가장 '비싼' 책은 할 포스터 등 쟁쟁한 미술사가, 이론가들이 쓴 <1900년 이후의 미술사>(세미콜론, 2007)이다. 704쪽 분량이고 정가로는 95,000원. 방대한 미술사책이어서 도판이 안 들어갈 수 없고 그만큼 가격도 '업'된 경우이겠지만 이 정도면 바로 원서로 구입해야 하나 좀 망설여지긴 한다(도서관에서 몇 번 볼 때마다 주문을 해야 하나 망설이긴 했지만). 보급판(2005)으로 나온 원서의 경우 두 권을 합한 가격이 67달러이므로 배송료를 더해도 국역본보다 저렴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책값은 이젠 '번역료'에다 '저작권료'가 더해져서 영미권의 원서보다 비싸다.

아무려나 그 두께와 가격만큼 올해 나온 가장 비중있는 미술책으로 보인다. 세미콜론이란 출판사는 낯선데, 알고보니 <씬시티>나 <300> 같은 프랭크 밀러의 만화책을 출간한 곳이다. 아직 언론리뷰들은 뜨지 않아서 출판사의 소개 정도만 읽어본다.

1900년 이후부터 최근인 2003년까지 연도별로 서술된 현대미술사 저술의 결정판. 이보다 더 명성 있는 저자들, 상세한 내용, 명쾌한 분석, 풍부한 도판을 만날 수 있는 책은 당분간 만나기 힘들 듯하다. 각 저자들은 현대미술사의 핵심인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반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이후 미술사의 쟁점들을 점검하고 주요 미술가, 작품, 저작, 전시 등에 대해 서술하여 복잡한 현대미술의 갈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다. 오늘날 미술사 연구에서 각광받고 있는 정신분석학, 예술사회학, 구조주의와 형식주의, 후기구조주의의 방법론에 대해 개설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 저자들의 난상토론이 담긴 두 편의 라운드테이블, 현대미술과 철학 관련 용어 해설, 자세한 찾아보기 등을 수록하여 현대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심도 있는 논의를 원하는 연구자 및 미술가들에게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심도 있는 논의를 원하는 연구자 및 미술가들"이 아닌 경우에는 그냥 장서용으로 꽂아둠 직하다. 그런 게 '교양'이므로...

07. 10. 27.

P.S. 20세기 미술사에 관한 참고서가 더 있나 찾아보니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시공사, 2001)이 눈에 띈다. <1900년 이후의 미술사>와 같이 보면 좋겠다 싶은데, 품절이다. 대략 이런 책이라 한다.

20세기는 미술사에 있어 그 어느 시기보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미술 활동이 전개되었던 시기. 미술사 전반을 포괄하면서 현대 미술의 뚜렷한 특징이 되어 온 사조와 사상, 그리고 개성적인 미술가들을 상세하고 명료하게 소개하고 있는 미술사전이다. 1,800여 명에 달하는 전 세계 미술가의 생애와 활동, 작품 경향과 20세기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상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며, 세잔, 고갱 등 20세기 미술의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19세기 말의 주요 미술가도 보완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등 19세기 말의 미술 경향부터 신표현주의, 비디오 아트, 페미니즘 미술 등 최근의 모든 주요 사조와 운동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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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2007-10-27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서용으로 '그냥' 꽂아두기엔 너무 비쌉니다. 할 포스터가 쓴 부분만 읽고 올까요? 서점은 책을 사는곳이지 읽는곳은 아님에도...?

수유 2007-10-2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고 말하면서 책을 검색하니 아니살 수가 없네요. 그러니 꼭 읽어야 할테지요. 간만에 인터넷으로 주문 들갑니다.

로쟈 2007-10-27 22:51   좋아요 0 | URL
빠르시네요.^^

2007-10-29 0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7-10-29 08:39   좋아요 0 | URL
역시나 교재로 널리 쓰이는군요...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잠시 기사들을 검색해본다. 밖은 또 비다. 장마가 지나간 건지 아니면 아직도 장마인 것인지 헷갈린다(아마 밖에 내리는 비도 헷갈릴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여름휴가가 없다는 것. 이런 '우기(雨期)'에 휴가를 보내느니 차라리... 그래도 휴가는 있는 게 좋겠다(안 그런가?). 눈에 띄는 기사들도 없어서 최근 한국을 찾았다는 사진작가 데이비드 앨런 하비(1944- )에 관한 기사를 옮겨놓는다. 사진 몇 장 감상하는 것으로 '휴식' 시간을 대신한다... 

 

한겨레(07. 08. 14) "좋은 사진? 피사체와 친해져라”

“나는 항상 처음처럼 일한다. 스스로를 비우고 거울과 창문이 되고자 한다.” ‘현재의 한국’을 찍기 위해 한국에 온 사진작가 데이비드 앨런 하비(64)의 대답은 거리낌이 없다. 37년의 사진 이력에다 세계적인 다큐사진작가 그룹인 매그넘 정회원이란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의 모토는 일을 즐긴다는 것. “흔히 사진 따로 일 따로인데 나는 좋아하는 사진이 곧 일이어서 즐겁게 일한다.” 그가 사진에 매료된 것은 자신의 특별한 과거와 관련된다.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못 걸을 줄 알았다. 바깥세계를 동경하게 된 그는 카메라에서 외부와의 소통방법을 찾았다. 그가 97년 54살 때 정회원이 된 매그넘은 그에게 명성이나 트로피가 아니다. “매그넘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참 좋다.”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 졸업 뒤 캔사스의 <토피카 캐피탈 저널>을 시작으로 여러 신문사에서 일을 했는데, 그는 “신문사 일이라는 게 하고싶은 일이 아니라 주어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86년 프리랜서가 되기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궁합이 가장 잘 맞았다. 직원일 때 30꼭지, 프리랜서일인 10꼭지 등 모두 40꼭지의 기사를 실어 가장 많은 기사를 실은 축에 속한다. 체사피크 어부들의 작은 섬인 탕기에 섬에 관한 기사를 시작으로 프랑스의 10대, 베를린 장벽, 마야문명, 베트남, 미국 원주민, 멕시코와 나폴리 등 전세계에 걸친 기사를 썼고 79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미 국립공원 특별판의 총책임을 맡기도 했다.

“사진작업은 반드시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갱들의 삶을 취재한 경험을 얘기했다. “그들은 삶의 반을 감옥에서 지낼 만큼 거칠다. 이웃한테도 무서운 존재다. 하지만 2년동안 그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친구가 되어 전시회를 열 때 그들은 손님으로 와서 랩 음악을 연주해 주었다. 그들은 시인이기도 해서 사진집에는 그들의 시가 들어갔다.”

그가 ‘현재의 한국’에서 맡은 부분은 ‘젊은이와 그들의 문화’. 홍익대, 명동, 코엑스, 종로, 대학로 등을 중심으로 해서 확장해나갈 생각이다. 60대 노인이 젊은이 문화를 잘 포착해 낼까. “젊은이는 에너지가 충만하고 상승욕구가 강하다. 나 역시 그렇다.” 비교적 짧은 20일동안 가능할까.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이곳 관계자와 지속적인 접촉을 했고 작년에 한 힙합 작업의 결과가 좋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도 본다. 문제는 교감인데, 아는 사람과의 교제와 나의 본능이 교감을 가능하게 하리라 본다.” 그는 낯선 주제에 부닥쳤지만 늘 성공했다면서 스스로도 그게 미스테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블로그에 부지런히 사진과 글을 올리고 그것을 통해 각국의 젊은이들과 교유하고 있다. 또 입국하기 전 한국의 지인을 통해 각종 정보를 입수해둔 상태였다.

인터뷰 머리에서 “무엇이든 물어보라”, 중간중간에 “좋은 질문이다”라고 말하는 모양이 좋은 선생님을 연상시켰다. 알고보니 그는 매그넘 교육부문 책임자였다. 가끔 대학강단에 서기도 하고 오랫동안 여러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즐기면서 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에 들어가면 그냥 열중하는 게 아니라 전보다 더, 다른 사람보다 더 열중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말할 꺼리를 갖지 않으면 의미있는 발언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사진이 그렇게 좋다면 애지중지하는 사진기와 아내가 물에 빠지면 무엇부터 건질까. 파안대소 뒤에는 역시 정답. “가족이 최우선이다. 아이가 둘인데, 그들이 어려서는 일하는데 데리고 다녔다. ‘쿠바’를 주제로 찍었을 때는 영화를 하는 아들과 함께 일했다.”(임종업 선임기자)

07. 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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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2007-08-1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좋은 사진인데요.. 감정적으로 끌립니다..

로쟈 2007-08-16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바로 보이는) 해변가 사진은 저도 눈에 익습니다...

수유 2007-08-1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죠? 발레를 배우는 소녀들과 노란 하늘 밑으로 땅에 코를 박고 걷는 개의 사진도 참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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