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편은 아니지만 이맘 때면 환절기 알레르기로 통과의례를 치른다. 계절옷이 바뀌듯이 몸도 바뀐 계절에 적응하는 과정일 터이다. 몸과 마음이 같이 가는 거라면 마음도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독서의 레퍼토리도 좀 바뀌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1. 문학예술

 

마치 '10월 맞이'라도 하는 것처럼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된 김연수의 소설 세 권을 우선 고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첫 소설집 <스무살>(문학동네, 2015).

1994년 등단한 이후 21년 동안 8권의 장편소설과 5권의 소설집을 펴낸 이가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자면 1년 반에 한 권꼴로 작품을 발표해온 셈이다. 이를 더 잘게 쪼갠다면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는 얘기일 테다. 오직 '쓴다'라는 동사로만 자신을 증명해온 작가, 바로 김연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소설세계를 갱신해온 작가 김연수, 지금의 그를 예감케 하는 그의 첫 소설집 <스무 살>을 마침내 15년 만에 다시 펴낸다. 이번 개정판은 단순히 초판의 몇몇 오류를 바로잡고 차례를 새로이 정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문예지를 통해 발표했으나 단행본에는 묶이지 않았던 '사랑이여, 영원하라!'와 세상에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미발표작 '두려움의 기원'을 수록해, 김연수의 첫 소설집이 재발간되기를 오래도록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단은 애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지만, 스무살 젊은 독자들과의 만남도 의미가 있겠다. 젊은 독자들에겐 15년의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하다.  

 

 

예술분야의 책으론 '예술가로 살아가기'를 다룬 책 세 권을 골랐다. <예술가의 항해술>(유어마인드, 2015)는 인터뷰집. "영국의 문예지 <화이트 리뷰(The White Review)>에 수록된 문답을 새롭게 엮은 책이다." 아직 역사가 짧은 잡지의 인터뷰 선집으로 이렇게 묶인 건 세계 최초라고.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친다>(창비, 2015)의 저자 리베카 솔닛, <시린 아픔>(소담, 2015)의 저자 소피 칼 등과의 인터뷰도 수록돼 있다.

 

에릭 메이젤의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심플라이프, 2015)는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 해결 프로젝트'가 부제인 책. "20년 넘게 전세계 창작자들을 상담, 코칭해온 에릭 메이젤이 작가 지망생, 글작가, 화가, 디자이너, 연출가, 뮤지션 등 창작자 25명과 주고받은 메일함을 과감하게 공개하고 2주간의 상담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기록했다." 아드리안 아웃로우가 엮은 <예술가로 살아가기>(블루베리, 2015)는 "현대미술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선배 예술가 40인이 자기만의 밥벌이 방식과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방법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에세이다."

 

 

2. 인문학

 

인문분야에서는 '민음 생각'이라는 시리즈에 눈길이 간다. 첫 네 권이 출간됐는데, <설득의 정치><그리스의 위대한 연설><볼온한 철학사전><음악의 시학> 등이 그 타이틀이다. 일단 그리스 수사학의 네 거장의 연설을 담은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과 볼테르의 <불온한 철학사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싶다.

 

 

역사 쪽으로는 영화 <사도>와 관련한 책들을 고른다. 정작 영화는 다음주에나 보게 될 듯하지만(아이의 중간시험 때문에 관람이 미뤄졌다) 책으로 만나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 정병설의 <권력과 인간>(문학동네, 2012)과 이덕일의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역사의아침, 2012)는 이 왕조의 비극이자 부자간 비극을 첨예하게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다. <사도>(휴먼큐브, 2015)는 영화 서플먼트 격의 책. 그밖에도 영화의 흥행과 맞물려 몇 권의 책이 더 출간돼 있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으로는 소셜미디어와 해킹의 양면성을 다룬 책들을 골랐다. 수재나 플로렌스의 <페이스북 심리학>(책세상, 2015)은 "소셜미디어의 심리적 영향을 연구.분석한 디지털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심리 치유서". 저자가 "지난 3년 동안 전 연령대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인터뷰하고, 수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정보기술 분야의 책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에이콘출판에서 '해킹의 양날 세트'로 묶은 두 권의 책도 흥미를 끈다. 앤디 그린버그의 <내부 고발자들, 위험한 폭로>(에이콘출판, 2015)와 케빈 폴슨의 <킹핀>(에이콘출판, 2015)이다. <킹핀>은 '거대한 사이버 금융 범죄 조직의 민낯'을 다룬 책이고, <내부 고발자들>은 부제대로 '위키리크스와 사이퍼펑크, 해킹과 암호화 기술로 세상의 정보를 가로챈 이들'을 탐사한 책이다. "사회 투명성의 혁명에 대한 이야기다. 위험 속에서 비밀을 폭로한 이들이 등장한다. 투명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비밀을 지켜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는 추천사가 눈에 띈다.

 

 

4. 과학

 

과학 분야에서는 유전자(게놈) 관련서들을 고른다. 샤론 모알렘의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김영사, 2015)와 네사 캐리의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해나무, 2015)는 이미 소개한 적이 있는 책이고, 거기에다 스반테 페보의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부키, 2015)를 추가한다. "고대 DNA를 연구해 인간의 본질과 인류의 기원을 탐험하는 한 과학자의 이야기"로 "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의 DNA 해독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핵 게놈과 데비소바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세계적인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의 고대 DNA 연구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5. 서점/도서관

 

책읽기/글쓰기 분야를 이달에는 '서점/도서관'으로 바꾼다. 동네서점과 동네도서관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넣기 위해서다. 백창화, 김병록의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 2015)는 동네서점 순례기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책. 페트라 하르틀리프의 <어느날 서점주인이 되었습니다>(솔빛길, 2015)는 오스트리아 빈의 동네책방 이야기다. 이소이 요시미쓰의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펄북스, 2015)는 "‘동네도서관 운동’으로 일본 전역에 희망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책을 사랑했던 죽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집을 통째로 동네도서관으로 만든 남편 이야기, 오랜 시간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를 위해 병원 일부를 동네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의사 이야기, 대지진으로 도서관도 서점도 학교도 사라진 곳에 숲을 만들고 책을 모아 재해를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 숲도서관 이야기, 조용한 공공도서관을 열띤 토론을 벌이는 ‘아고라’로 탈바꿈시킨 이야기, 낡고 노후화 되어 문을 닫게 된 지역도서관을 땀과 눈물로 되살려낸 두 자매 이야기 등 가슴 뭉클한 인간 드라마가 담겨있다.

15. 10. 04.

 

 

P.S. '10월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D.H.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을유문화사, 2014)을 고른다. 이전에 강의에서 로렌스의 작품들을 다룰 때에는 번역본이 없어서 빼놓았던 작품이었다. <연애하는 여인들>(부북스, 2015)까지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으로 유명한 작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문학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문학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들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이 이 같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어슐라와 구드룬 자매가 보이는 페미니즘적인 시각 때문이다. 소설 속의 두 여인은 사랑과 결혼에 대한 기대보다는 남자에 대한 불신과 결혼에 대한 불안을 더 크게 보인다. 결혼은 어쩔 수 없이 한번쯤 거치지 않으면 안 될 경험일지도 모르고, 그나마 괜찮은 남자를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며 불안한 속내를 웃음으로 감추는 이들 자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는 이전 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소개대로 오스틴의 소설들과 대조해서 읽어봐도 좋겠다(안 그래도 최근에 <이성과 감성>과 <오만과 편견> 두 작품을 강의에서 읽었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은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10-11월에 진행하는 '문학속의 철학' 강의에서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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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는 마무리되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어서 서재에 글을 올리는 일도 빈도수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달이 바뀐 지 일주일이 돼 가니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부랴부랴 골라놓는다. 통념상 '독서의 달'의 읽을 만한 책이니 욕심을 내봐야 할까.

 

 

1. 문학예술 

 

문학분야에선 헬렌 맥도널드의 논픽션 <메이블 이야기>(판미동, 2015)를 고른다.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뎌 나가는 과정을 정직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그려 낸 화제작 . 2014년 출간되어 새뮤얼존슨상과 코스타상을 석권하고, <가디언>과 <이코노미스트>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워낙 평판이 좋은 화제작이라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도 읽어볼 만하다. 

 

픽션 쪽으로는 중국작가 비페이위의 <마사지사>(문학동네, 2015). 2008년작이고 2011년 중국 마오둔문학상 수상작이다. <청의>(문학동네, 2008), <위미>(문학동네, 2008) 이후 오랜만에 출간됐는데, 차세대 대표작가의 솜씨를 감상해볼 만하다. 살만 루슈디의 단편집 <이스트, 웨스트>(문학동네, 2015)도 흥미를 끄는 책. 테리 이글턴의 촌평도 인상적이다. "이 작가의 짓궂음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예술 분야의 책은 따로 고르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 3차분 세 권을 읽는 게 나대로의 목표라서다. <문>은 해설을 쓰느라 읽었기에 두 권이 남았다.

 

 

2. 인문학

 

철학 쪽으로는 김상봉 교수와 고명섭 기자의 대담집 <만남의 철학>(길, 2015)을 고른다. "한 철학자의 정신세계를 어린 시절부터 대학 시절을 비롯해 본격적으로 ‘철학’에 몰두하기 시작하여 우리 사회에 주목할 만한 저서를 발표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통시적 관점에 바탕을 두되, 그(김상봉)에게 가장 중요한 물음인 우리에게 과연 고유한 철학이 있었는가와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자기철학을 갖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서양정신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그 한계를 극복하고 이 땅에서 고유하게 전개할 ‘주체적 철학’이란 과연 무엇인지" 살핀다. '김상봉의 모든 것'이라 할 만한데, '한국에서 철학은 어떻게 가능한가'란 물음에 대한 한 예시 답안으로 읽어도 좋겠다(정답이 있는 건 아니기에 예시라고 적었다).  

 

더불어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2>(길, 2015)가 마저 나온 김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1,2권을 이 참에 통독해봐도 좋겠다('독서의 달'이잖은가).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 1>을 잇는 속편. 1권에서 동양과 서양의 전통적인 문명 전개와 철학 사상들, 그리고 이런 흐름이 근대에 들어와 겪게 되는 변용들을 보았다. 2권은 현대/탈근대라는 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서양의 사상 전개에 서술의 중심을 두었다."

 

 

역사 쪽으로는 베트남전쟁에 관한 책들을 고른다. 최근에 박태균의 <베트남전쟁>(한겨레출판, 2015), 윤충로의 <베트남전쟁의 한국 사회사>(푸른역사, 2015)가 나란히 출간됐기 때문인데 찾아보니 번역서 가운데서는 마이클 매클리어의 <베트남 10,0000일의 전쟁>(을유문화사, 2002)가 가장 묵직하면서 자세하다. 겹쳐 읽어도 좋겠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에서는 영국의 정치학자 존 던 교수의 책들을 일단 골랐다. <민주주의의 수수께끼>(후마니타스, 2015)에 이어서 이번에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레디셋고, 2015)가 출간됐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이론으로든 실제로든 좋은 정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 뒤에 숨겨진 미궁과도 같은 현실을 파고든다. 각 장에서는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력과 민주주의가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한 유일한 정치체계로 자리를 잡게 된 경로, 민주주의가 가진 모순과 맹점을 분석하여 앞으로 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민주주의가 가진 모순과 맹점'을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우리로선 필독해볼 만하다. 

 

거기에 덧붙일 만한 책은 맷 타이비의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열린책들, 2015). "<롤링스톤>의 기자 맷 타이비의 신작. 미국 사회가 가난을 죄악시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처벌하는 데까지 나아갔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 타이비는 경제 논리에 잠식된 사법 시스템과 그 지배를 받는 디스토피아 미국 사회를 그리고 부의 양극화가 집어삼킨 미국의 사법 시스템을 해부한다." 부의 양극화라면 물론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덧붙여, 미셸과 모니크 팽숑 부부의 <만화로 읽는 부자들의 사회학>(갈라파고스, 2015), 제윤경의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책담, 2015)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읽어볼 수 있다. 일본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토바 아카히로의 <위험한 자본주의>(사람과나무사이, 2015)도 대학 신입생 수준에 맞춰 마르크스 경제학의 토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4. 과학

 

과학 분야의 책으론 먼저 최근에 세상을 떠난 신경과학자 올리버 색스의 <엉클 텅스텐>(바다출판사, 2015)을 고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시기를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버텨낸 한 어린 소년의 특별한 성장기이자, 로버트 보일에서부터 닐스 보어에 이르기까지 약 200년 동안의 화학의 역사를 조망한 개인적 회고록이다." 나머지 두 권의 환경분야의 책으로 마크 터섹, 조너선 애덤스의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사이언스북스, 2015), 토니 주니퍼의 <자연이 보내는 손익계산서>(갈라파고스, 2015)는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환기시켜준다. 자연을 개발하는 것보다 보존하는 게 우리에게 더 이익이 된다는. 공무원들이 좀 읽어야 할까 보다.

 

 

5. 책읽기/글쓰기

 

세 권의 책을 주저없이 꼽을 수 있다. 먼저 서경식의 <내 서재 속 고전>(나무연필, 2015). "에세이스트 서경식이 자신의 서재 속 책들 가운데 마음에 품고 있던 열여덟 권의 고전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자신의 독서 이력과 사유를 한껏 드러낸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순간 그 책을 만났으며 어느 구절에 밑줄을 치며 성찰했고 또 어떤 깨달음과 위안을 얻었는지를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작가이자 평론가 차이자위안의 <독서인간>(알마, 2015). 책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데, "작게는 책의 형태, 책 냄새, 책갈피, 띠지, 장서인, 장서표 같은 소품에서부터 크게는 서가, 서재, 서점, 도서관 같은 책의 거처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든다. 더 나아가 책 읽기, 책 빌리기, 책 수집, 책 도둑질, 금서, 책장사, 책벌레에 얽힌 이야기에다 책과 영화, 책과 여인, 책과 커피, 책과 치료, 책과 광고 등 책을 둘러싼 풍경까지 책과 관련된 25꼭지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마태우스님의 <서민적 글쓰기>(생각정원, 2015)는 예기치 않은 반가운 책. "<서민의 기생충 열전>의 저자 서민 교수가 전하는 글쓰기 방법. <서민적 글쓰기>는 그가 글을 쓰면서 경험했던 성공과 실패를 진솔하게 담은 자전적 글쓰기 분투기다. 서민 교수가 10여 년에 걸친 혹독한 글쓰기 훈련 과정에서 얻은 것은 책을 바라보는 관점과 글쓰기의 기초, 자기만의 글쓰기 방법의 발견 등이었다. 이 책은 이 내용들을 진실하고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10년간의 혹독한 글쓰기 훈련'이 주로 알라딘 서재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같은 알라디너로서 부듯함을 느낀다...

 

15. 09. 06.

 

 

P.S. '9월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보를레르의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문학동네, 2015)을 고른다. 불문학자 황현산 선생의 주해본으로 새 번역본이 나왔기 때문인데, "기존의 번역본들과는 차별되는 면밀하고 충실한 주해가 매 시마다 함께한다. 보들레르 문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묻어나는 주해는 수많은 보들레르 연구서를 아우르는 정수이며 독자적으로 아름다운 또 한 편의 산문이다." 이로써 <파리의 우울>은 대략 3종의 번역본을 갖게 되었다. 마음놓고 읽어봐도 좋겠다. 한편, 듣기에는 보들레르 전집이 출간된다고 하는데, 예상보다 좀 늦어지는 듯하다. <파리의 우울>과 마찬가지로 황현산 선생의 주해본 <악의 꽃>나와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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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기간이었다는 이유로 한 주로 건너 뛰고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정확하게 말하면 '휴가일 뻔한 기간'이었다). 사실 독서에 가장 좋은 계절은 아닐지 모르지만 독서량(내지 판매량)은 가장 많은 계절이 여름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욕심을 내봄직한 달이지만, 재충전을 위한 휴식도 중요한지라 적당한 분량의 책들로 고른다(대신에 이번주 '이주의 책'은 건너뛴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장르문학 책들을 골랐다. 필립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폴라북스, 2015)가 나온 게 계기다. '필립 K. 딕 걸잔선'으로 12권의 장편이 이미 완간되었고, 단편집 두 권이 남았는데,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폴라북스, 2012)에 이어서 나온 게 <마이너리티 리포드>다. 물론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원작으로 잘 알려진 작품. 필립 딕 시리즈는 표지도 깔끔해서 소장욕을 부추키는 책들이기도 하다.

 

 

예술 분야는 다양하게 골랐다. 책 표지의 세계를 다룬 피터 멘델선드의 <커버>(아트북스, 2015), 그리고 오쓰카 에이지가 알려주는 일본 만화의 연출 노하우, <세계만화학원>(북바이북, 2015), 세계적인 아트 딜러 마이클 핀들리가 쓴 <예술을 보는 눈>(다빈치, 2015) 등이다. 각 분야의 보는 눈을 키워줄 만한 책들이다.

 

 

2. 인문학

 

인문 분야에서는 마사 누스바움의 <감정의 격동>(새물결, 2015)을 고른다. 3권 합계 1,352쪽에 이르니까 하루에 50쪽씩 읽는다고 해도 거진 한달이 걸리는 책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같은 '감정의 격동'을 느끼지 않을까. 좀 가벼운 책으로는 '사랑 혁명'을 주창하는 뤽 페리의 책 두 권으로 <철학의 다섯 가지 대답>(더퀘스트, 2015)과 <사랑에 관하여>(은행나무, 2015)를 꼽는다. 대담 형식이라 누워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역사 쪽으로는 두툼한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서영교의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글항아리, 2015)을 손에 들 수 있겠다. 816쪽 분량. 고대 전쟁사 연구서로 "중국의 수.당시대, 한반도의 고구려.백제.신라, 바다 너머의 왜국, 중앙 초원의 돌궐.설연타.고창국, 그보다 먼 티베트 등 동아시아 대륙과 해양에 걸친 각국이 근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치열하게 존망을 다툰 '전쟁의 시대'를 새롭게 조망한 저작이다."

 

여행 기분을 내고 싶다면, 강인욱의 <유라시아 역사 기행>(민음사, 2015)도 한 가지 선택.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가 부제다. 미술사까지 곁들인 책으로는 지상현의 <한중일의 미의식>(아트북스, 2015). '미술로 보는 삼국의 문화 지형'이 부제다. 많이 다뤄진 주제인데, 최신 시각이 궁금하다.

 

 

3. 사회과학

 

이론적인 저작으로는 앤서니 엘리엇과 브라이언 터너가 공저한 <사회론>(이학사, 2015)을 고른다. "연대기적인 사상사에서 벗어나 고전적 개념과 동시대의 접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구조’, ‘연대’, ‘창조’로서의 사회를 분석하며, 새로운 형식의 사회, 사회성, 사회적인 것이 비록 불안하게일지라도 계속해서 재구성되고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사회비평서로는 강준만의 <독선사회>(인물과사상사, 2015)와 혐오 발언 문제를 다룬 모로오카 아스코의 <증오하는 입>(오월의봄, 2015)도 일독해봄직하다.

 

 

 

4. 과학

 

과학 분야의 책으론 물리학의 거장 프리먼 다이슨의 칼럼집 <과학은 반란이다>(반니, 2015). 다시 찾아보니 다이슨의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사이언스북스, 2009)는 절판된 상태다(품절도 아니고 절판이라니, 이유가 궁금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칼럼집 <악마의 사도>(바다출판사, 2015)도 10년만에 재간본으로 다시 나왔다.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도 좋겠다.

 

 

5. 책읽기/글쓰기

 

책읽기 분야의 책은 아무 망설임 없이 세 권을 골랐다. 앤디 밀러의 <위험한 독서의 해>(책세상, 2015)은 '인생 개선 독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자극과 귀감이 될 만한 책.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위즈덤하우스, 2015)과 윤성근의 <내가 사랑한 첫 문장>(MY, 2015)은 이미 언급한 적이 있는 책들이다. 식욕 부진처럼 독서 부진 증상이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활력소이자 영양소가 되어 줄 만하다... 

 

15. 08. 08.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새물결, 2015)를 고른다. '현대의 고전'으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이기에. 이달에는 강의도 예정돼 있어서 나도 다시 정독하려고 한다. 그렇게 읽다 지칠 때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 소식이 들려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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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건너뛰는 대신에 어제 날려먹은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목록은 어제 고른 것과 대동소이하다.

 

 

1. 문학예술

 

먼저 문학쪽으로는 콜린 맥컬로의 대작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가운데, 첫 권 <로마의 일인자>(교유서가, 2015)를 꼽는다. 워낙에 방대한 시리즈인지라 첫 권만 해도 3권으로 분권돼 나왔다. 역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여름나기용으로는 일감이다. 더불어 로마사 전공자들에게도 칭찬받는 책이라고.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던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쓴 대작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제1부. 이 시리즈는 작가가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는 데만 13년이 걸렸고, 이후 집필을 시작해 시력을 잃어가며 완결하기까지 근 20년이 걸렸다.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각종 지도와 책 한 권 분량의 방대한 용어설명을 보면 이 작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담겼는지를 엿볼 수 있다.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영미권에서 화제가 됐던 <로마의 일인자>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서양 고대사학자들 사이에서도 탁월한 로마사 책으로 인정받을 만큼 철저한 사료 고증에 입각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이를테면 한 작가가 자기 인생을 걸로 쓴 작품. 개인적으로 보탠 추천사는 이렇다.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로마인 이야기>까지 로마의 역사를 다룬 대작은 많다. 심지어 충분히 많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그런 느낌을 단번에 날려버린다. 이제까지의 로마사가 그 시대를 바라보게 했다면 매컬로는 그 시대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로마의 대로와 원로원과 원형경기장에 들어서게 하며 목욕탕에 몸을 담그게 한다. ‘로마의 일인자’를 다투는 현장의 목격자로 서게 한다. <로마의 일인자>를 읽으며 우리는 로마인이 된다. 로마인 이야기의 진정한 ‘마스터’가 여기에 있다.

 

예술 분야로는 음악 책 세 권을 골랐다. 각각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음악사를 다룬 책이다. 이채훈의 <클래식 400년의 역사>(호미, 2015)는 몬테베르디에서 하이든까지를 다룬 클래식 가이드북. 요즘은 QR코드를 통해서 음악을 직접 감상하면서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렇다.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황덕호의 <그 남자의 재즈 일기>(현암사, 2015)는 '재즈 입문자를 위한 명반 컬렉션' 이야기다. 저자는 재즈 칼럼니스트로 1999년부터 KBS 클래식 FM ‘재즈 수첩’을 15년 동안 진행해왔다. 말 그대로 재즈 마니아의 열혈 가이드북. 평론가 강헌의 <전복과 반전의 순간>(돌베개, 2015)은 음악사의 문제적 장면들에 대한 재조명이다. 재즈와 로큰롤 혁명은 물론 모차르트의 '투정'과 와 베토벤의 '투쟁'도 다루었다.

 

2. 인문학

 

역사 쪽으로는 '한국역사연구회 시대사 총서'의 첫 권으로 나온 <조선시대사>(전2권, 푸른역사, 2015)를 일단 꼽고 싶다. 1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민음 한국사' 시리즈와 함께 학계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성과가 되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 더 얹어서 현대사 연구자 박태균 교수의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창비, 2015)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인디고연구소에서 기획한 '공동선 총서'의 셋째 권으로 나온 가라타니 고진 인터뷰 <가능성의 중심>(궁리, 2015)도 읽을 거리. 슬라보예 지젝과 지그문트 바우만 인터뷰에 이어진 것인데, 특히 젊은 세대 독자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각 사상가들의 입문서로도 최적이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불평등을 주제로 한 책 세 권을 골랐다. 이 주제에 관한 서평집으로 읽을 수 있는 게 <이따위 불평등>(북바이북, 2015)이고, 한국사회 불평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후마니타스, 2015)에서 읽어볼 수 있다. 앤서니 앳킨슨의 <불평등을 넘어>(글항아리, 2015)는 불평등에 대한 이론적 성찰을 집약하면서 어떻게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지 모색한다.   

 

 

4. 과학

 

과학분야의 책으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과학 수다>(전2권, 사이언스북스, 2015)를 고른다. "과학자 이명현, 과학 교육자 김상욱, 과학 기자인 강양구, 세 명의 저자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알아야 할 과학 열쇳말 15가지를 꼽아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주고받은 뜨거운 ‘수다’를 기록한 책이다." 거기에 좀 두툼한 책으론 대니얼 레비틴의 <정리하는 뇌>(와이즈베리, 2015). 이번 여름엔 책상과 머릿속을 어떻게든 정리해봐야겠기에, 내겐 필독서다.

 

 

5. 책읽기/글쓰기

 

작가 수업용 두 권과 서평집 한 권을 고른다. 루이즈 디살보의 <최고의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예문, 2015)는 '느리게 쓰는 기술'이 원제. "책 속에는 버지니아 울프,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헨리 밀러, 존 스타인벡 같은 클래식 작가들은 물론 조 앤 비어드, 마이클 샤본, 제프리 유제니디스, 이언 매큐언, 도나 타트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느린 글쓰기’에 관한 일화가 담겨 있다." 아널드 새뮤얼슨의 <헤밍웨이의 작가수업>(문학동네, 2015)은 저자가 헤밍웨이와 함께 한 1년을 기록한 책.

 

그리고 <아빠의 서재>(북바이북, 2015)는 故 최성일 출판평론가의 가족들이 쓴 서평을 모은 책이다. "그의 아내 신순옥이 남편이 남기고 간 책을 읽고 쓴 독서에세이 <남편의 서가>에 이어, 이번에는 두 아이들이 아빠가 남기고 간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아빠의 서재>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아빠의 책을 읽고 글을 쓴 기록이다." 말 그대로 서평이 가업이 된 가족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15. 07. 05.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1932)를 고른다. 최근에 안정효 선생 번역판이 다시 나왔는데, 후속작인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소담출판사, 2015)까지 함께 읽어봐도 좋겠다(이 속편은 범우사판에는 <다시 가본 멋진 신세계>란 제목으로 수록돼 있다). 가장 많이 읽히는 건 문예출판사판이다. 참고로 <멋진 신세계>는 랜덤하우스에서 선정한 가장 위대한 20세기 영미소설 100권 가운데 5위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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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뒷북이긴 한데, 6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메르스 사태와는 무관하지만 왠지 무관하지만은 않은 걸로 치고 싶다. 도서관 강의도 휴강하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한 주 휴교에 들어가는 등 일상이 정지됐었기에. 속사정은 따로 여유가 없었다는 거지만.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미국작가 제임스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마음산책, 2015)를 고른다. "제임스 설터의 통산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마음산책이 출간하는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1967년 발표되어 '제임스 설터'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작품으로, 60년대 초반에 제임스 설터가 프랑스에서 겪었던 일이 모티프가 되었다"는 소개다. 흥미를 북돋은 것은 조이스 캐롤 오츠의 평.

<롤리타>가 나보코프에게 차용된, 매력적으로 천박한 미국에 바친 발렌타인 카드 같은 것이라면, <스포츠와 여가>는 설터가 그의 프랑스에 보내는 발렌타인 카드다.

'에로틱 리얼리즘의 걸작'이라는 평가도 한몫 거든다. 독서거리로 미룰 이유가 없다.

 

 

예술분야는 미술책들을 골랐다. 이진숙의 <시대를 훔친 미술>(민음사, 2015)은 " 피렌체 르네상스와 프랑스혁명부터 양차 세계대전, 미국 대공황까지 인간 자취로서의 예술사를 한눈에 살펴본다." 이여신의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예문당, 2015)은 "수많은 식탁과 음식에 대한 그림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생활 모습과 삶의 의미를 들여다" 본다. 곽아람의 <미술 출장>(아트북스, 2015)은 "3년간 미술기자로 있었던 일간지 기자가 작가와 화랑주, 큐레이터와 컬렉터, 옥션 관계자들과 평론가들이 움직이는 거대한 미술 현장에서 그간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2. 인문학

 

인문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철학 입문서들을 일단 고른다. 도다야마 가즈히사의 <과학으로 풀어낸 철학입문>(학교도서관저널, 2015)은 '과학으로 풀어낸'에 방점이 놓인다. 철학 입문서는 많지만 그럼에도 눈길이 가는 이유. 돈 마리에타의 <쉽게 쓴 서양 고대철학사>(서광사, 2015)도 서양 고대철학 입문서로 새로 나온 책이다. 거기에 최훈의 <동물을 위한 윤리학>(사월의책, 2015)도 보탠다. "‘채식주의 철학자’인 저자는 데카르트와 칸트부터 존 롤스와 피터 싱어에 이르는 철학자들과 논쟁하면서 육식의 윤리가 어째서 ‘가짜 윤리’인지 밝혀낸다."

 

 

역사 쪽으로는 전쟁과 돈을 다룬 책들을 골랐다. 마이클 하워드의 <유럽사 속의 전쟁>(글항아리, 2015)은 " '전쟁과 사회'라는 관점으로 1000년에 이르는 유럽 전쟁사를 연구해온 결과물로, 단순한 '군사사'가 아니라 전쟁을 전쟁이 치러진 사회.문화.정치.경제적 배경의 관점에서 살핀다." <책공장 베네치아>(책세상, 2015)의 저자 알렉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돈의 발명>(책세상, 2015)은 금융의 기원을 주제로 삼은 책. "베네치아에서 만들어진 금화가 전 유럽에서 통용되고, 지구 반대편 인도에서 튀니지 상인이 제노바 방언을 쏟아내던 때의 금융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국내 학자 3인이 쓴 <뇌물의 역사>(이야기가있는집, 2015)는 "동서양과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통해 뇌물의 실체를 파헤친다."

 

 

3. 사회과학

 

최근에 나온 <보통이 아닌 몸>(그린비, 2015)을 계기로 그린비에서 나오는 '장애학 컬렉션'에도 관심을 가져봄직하다. 특수학교 아이들 얘기를 가끔씩 접할 기회가 있는데, 동물이나 장애인에 대한 대우가 그 나라의 의식 수준을 말해준다는 걸 매번 확인한다.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의 <보통이 아닌 몸>은 '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를 다룬 책이다.

 

 

'다른 사회'를 모색하는 책도 몇 권 꼽아보자면, 먼저 <우리는 대학을 거부한다>(오월의봄, 2015). "대학입시를 거부하고 대학에 아예 진학하지 않은 이들부터, 대학에 다니다가 자퇴로써 대학을 거부한 이들까지, 크게는 ‘나는 왜 대학을 거부하는가’를 말하는 1인칭의 목소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남해의봄날, 2015)는 "지속가능한 사회 모델을 고민하며 외딴섬에서 시골 벤처 창업에 도전한 일본 청년들의 좌충우돌 비즈니스 생존기를 담고 있다." 아브람 더 스반의 <함께 산다는 것>(현암사, 2015)은 " ‘사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실제성’을 가감 없이 담담하게 기술하면서도 힘의 ‘정당성’에는 합리적 의문을 던지고 있"는 사회학 에세이다.

 

 

4. 과학

 

과학 분야에서는 'Nature & Culture' 시리즈를 고른다. <달>(반니, 2015)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지진>, <공기>, <물>까지 네 권이 나왔다. 똑똑한 중학생부터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더불어 최고과학자들과의 인터뷰를 모은 슈테판 클라인의 <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청어람미디어, 2015)는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청어람미디어, 2015)와 놓치면 아까운 책. 지난 봄에 나온 창간호에 이어서 이달에 나온 과학 계간지 <한국 스켑틱>(2호)도 이달의 읽을 거리다.

 

 

 

5. 공부/독서력/논술

 

<장정일의 공부>(알에이치코리아, 2015)가 10주년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고,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력>(웅진지식하우스, 2015)도 6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이 분야의 스테디셀러들. 이미 많은 독자들이 찾고 있지만 <유시민의 논술특강>(생각의길, 2015)까지 얹으면 읽고 쓰기가 카바되겠다.

 

15. 06. 13.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모비딕>의 작가 허먼 멜빌의 단편들을 고른다. '세계문학 단편선'의 하나로 <허먼 멜빌>(현대문학, 2015)이 출간된 덕분인데, 유명한 <바틀비> 말고도 <베니토 세레뇨>나 <선원 빌리버드>(<수병 빌리버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안경환 교수가 옮긴 단편집과도 비교해서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이 작품들에 관심이 있었을 때는 번역이 희귀했었는데, 독서 여건만 보자면 많이 좋아진 셈이다. 독서에 대한 의욕과 의지만 갖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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