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한국현대시사 관련서들을 읽다가(주로 1920년대 시에 대한 장들을 읽었다) 공초 오상순의 시집을 주문했다. 김소월과 한용운 사이에 수주 변영로와 공초 오상순이라는 ‘기인‘이 있었다는 것인데 오상순의 시로 기억나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골초여서(공초라는 호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꽁초‘라고 불렸다는 오상순의 대표작이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이다.

1920년대 초는 한국시사에서 동인지의 시대이고 낭만주의가 풍미하던 시대다. 김억과 황석우, 그리고 이상화와 오상순 등이 소월과 만해의 주변으로 떠올릴 수 있는 시인들이다(널리 공인된 대로 <진달래꽃>과 <님의 침묵>이 1920년대 시의 최대 성과다).

나이를 먹을수록 독서 범위가 갈수록 넓어져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더 미룰 수 없다는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청춘의 독서와 달리 중년의 독서는 ‘다음에 읽어보지‘라고 쉽게 기약할 수 잆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가 중년의 태도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은 건 물론이거니와 독서할 시간도 많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