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학기를 앞두고 망중한 같은 (강의)휴일이었다. 그렇더라도 막상 내주의 강의자료들을 만들려고 하니 이삼일의 여유도 짧게 느껴진다. 해야 할 일의 최소한이건만. 무겁거나 복잡한 책(‘복닥한 책‘이라고 타이핑했다)을 잠시 제쳐놓고 손이 닿는 대로 집은 책이 <나는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스윙밴드)다.

중앙일보 이영희 기자의 에세이집. 이름이 낯익어서 확인해보니 연락처에 이름이 있고 안면은 없지만 몇번 통화한 적이 있다. 문화부에서 출판담당 기자였을 때였나 보다. 책의 서두에서 출판담당 기자의 하루 얘기가 나오니 친숙하게 잘 읽힌다. 지난 2015년 알라딘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된 <어쩌다 어른>이 저자의 첫 책이었다는 걸 프로필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쩌다 지나친 것인지.

‘나는 나와 잘 지내고 싶다‘는 첫 장의 제목이다. 베스트셀러 저자는 이렇게 글을 쓰는구나라고 한 수 배운다. 그렇게 몇장 넘기다가 적는 페이퍼다. 뒷북으로 알게 된 저자이니 널리 알린다는 건 말이 안 되고, 편안한 금요일 저녁시간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에 말을 꺼냈을 뿐이다. 추천사를 쓴 MBC 김민식 PD는 ˝자고로 사람을 웃기는 데 자학개그만한 게 없다˝고 했다. 아마 이 책의 갈래가 (자학)개그집인 모양이다.

한데 저자의 일상을 자발적 생중계로 들여다보게 하는 터라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이런 게 소설과 에세이의 차이로군. 지금 저자가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를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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