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핑계로 읽기 시작했지만 분량상 아직 한참 남겨놓은 책은 아자 가트의 <문명과 전쟁>(교유서가)이다. 속독할 수도 있겠지만 급할 건 없다는 생각으로 음미하며 읽는 중이다. 당초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강의하기 전에 읽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강의가 끝난 뒤에야 펼쳐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전쟁과 평화>에 대한 강의는 올해 여러 차례 진행할 예정이라 결국 늦은 건 아니다. 독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인데, 사실 서두르지 않는 건 저자 자신이기도 하다. 전쟁의 역사를 역사 이전의 구석기 시대부터 다루고 있으니.

전쟁과 문명을 주제로 한 책들과 함께 같이 읽는 책은 역사이성(역사적 이성 혹은 역사 속의 이성)에 관한 책들이다(몇권은 새로 주문했다). 헤겔과 마르크스의 역사관을 톨스토이의 역사관과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더 욕심을 내자면 들뢰즈의 역사관과 톨스토이의 역사관도 비교거리가 된다. 아울러 헤겔과 마르크스의 비판자로서 칼 포퍼의 <역사법칙주의의 빈곤>(철학과현실사)도 독서 거리(얼마 전에 원서도 구했다). 과거에 <역사주의의 빈곤>이라고 번역됐던 책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책은 부지기수이니 따로 적는 일이 무망해 보인다. 여하튼 길이 보일 때까지 읽고 또 읽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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