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바로 욕먹을 만한 책이 웬디 무어의 <완벽한 아내 만들기>(글항아리)다. 비난의 대상은 물론 저자가 아니라 저자가 소개하는 남자이지만. ‘피그말리온 신화부터 계몽주의 교육에 이르는 여성 혐오의 연대기‘가 부제다. 소개에 따르면 ˝신붓감을 고르고 고르다가 마땅치 않자 소녀 둘을 입양해 자기 취향에 맞게 키운 한 남자를 치밀하게 추적해가는 논픽션이다. 때는 계몽주의가 싹튼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 남자가 소녀들을 입양했던 고아원은 지금도 건재하며, 2013년 이 책을 펴낸 작가는 고아원의 서류들을 뒤쫓는 데서 집필 작업을 시작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란 말이 허언이 아니다. 그렇게 완벽한 아내를 창조하려던 남자는 영국의 시인이자 급진적 사상가 토머스 데이. 그는 고아 소녀 둘을 입양해서 루소의 <에밀>을 지침서 삼아 완벽한 아내를 만드는 실험에 돌입한다. 그 자초지종을 담은 논픽션인 것. 견주어볼 만한 책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원제는 ‘치인의 사랑‘)이다. 토머스 데이만큼 철저하지는 않지만 역시나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미래의 아내로 삼으려던 한 직장남성의 참담한 실패담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소설이다.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건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 아니라는 것‘.

요즘 화제라는 영화 <B급 며느리>도 유사할까. 고부 간에 낀 아들/남편의 분투를 담은 영화라고 하는데 가족관람 영화인지는 불분명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vam 2018-02-13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텝포드 와이프도 유관한 영화입니다.ㅎㅎ

로쟈 2018-02-13 21:54   좋아요 0 | URL
네 재밌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