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의 철학자이자 예술비평가 보리스 그로이스의 책이 뜻밖에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반철학 입문>(경희대출판문화원). 작년인가 재작년에 원서를 구입한 책인데 저자가 국내에 덜 알려진 편이라 번역돼 나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목차를 보면 키르케고르부터 하이데거와 데리다 등의 철학자 외에 에른스트 윙거나 미하일 불가코프 같은 작가, 그리고 발터 벤야민이나 클레먼트 그린버그 같은 비평가들이 망라돼 있다. 읽을 거리야 넘치도록 많지만 몇편의 글은 주말에 읽어볼까 싶다. 저자의 문제의식을 이해하면 나대로 ‘문학 속의 반철학‘을 구상해봐도 좋겠다. 그로이스가 보는 현재의 철학적 상황은 이렇다.

˝진리에 관한 한, 현대인들은 동시에 두 개의 근본적인 확신으로 치장하고 있다. 바로 진리가 없다는 믿음과 진리가 너무 많다는 믿음이다. 이 두 개의 확신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은 동일한 결론을 낳는다. 진리 추구는 할 일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서두다. 이어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에게서 철학이 가졌던 의미에 대해 검토한다. 그걸 따라가보는 건 내일의 몫으로 돌린다(피로감 때문에). 그로이스의 책을 추가로 몇권 더 구입한 게 있는데 같이 참고할 만한 게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내일 일은 내일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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