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책들‘의 하나로 칼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이대출판부)가 생가나서 적는다. 내 기억에는 흰색 표지로도 다시 나왔던 듯싶은데 아무튼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야스퍼스는 하이데거와 함께 20세기 중반 독일철학을 양분했었지만 요즘은 연구자들 외에는 읽지 않는 것 같다.

나도 야스퍼스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고 평전을 비롯해서 몇권의 책을 들여다보았을 뿐 열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역사분야의 책들을 자주 손에 들면서 역사의식과 역사적 성찰의 의의, 그리고 그 한계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일이 잦아졌다. 비록 1950년대 초에 나왔지만 야스퍼스의 책이 요긴한 디딤판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몇년 전에도 찾았는데 도서관에 잘 없을 뿐더러(아마도 대학도서관쯤 돼야 소장하고 있을 듯하다) 중고로도 눈에 띄지 않는다.

함정은 소장도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박스보관도서일 가능성 많아서 ‘그림의 책‘이다. 막상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없으니 이 역시 개똥과에 속한다. 영어판이 생각보다 비싸서 장바구니에만 넣어두고 혹시나 재간되지 않을까 기다리는 중이다.

<불평등의 역사>도 그렇고 <역사는 왜 가르쳐야 하는가>도 그렇고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 대한 상을 갖고 있다면 수월하게, 혹은 다르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야스퍼스의 독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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