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이주의 발견‘은 발터 샤이델의 <불평등의 역사>(에코리브르)다. 석기시대에서 21세기까지 경제적 불평등의 역사를 다룬다고 소개되는데 나는 처음 접했을 때 전쟁에 관한 책으로 알았다. 처음 접했다는 건 책의 이름을 처음 소개받았다는 뜻인데, 아자 가트의 대작 <문명과 전쟁>(교유서가)에 붙인 김대식 교수의 추천사에서 읽은 대목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주장한다: 모든 것의 아버지이고 모든 것의 왕은 ‘전쟁‘이라고. 전쟁이 신을 만들고, 전쟁이 인간을 만들며, 자유민과 노예 역시 전쟁의 결과라고. 방대한 역사 자료를 분석한 스탠퍼드 대학의 월터 샤이델 교수 역시 최근 저서 <거대한 평등주의자>에서 너무나도 불편한 결론을 내린다: 정의로운 사회의 핵심인 ‘평등‘마저도 인류역사상 매번 오로지 잔인한 전쟁과 폭력을 통해서만 가능했다고.˝

인용에서 언급된 ‘월터 샤이델‘이 ‘발터 샤이델‘이고 ‘거대한 평등주의자‘가 ‘불평등의 역사‘의 원제다. 번역본 표지에 적힌 원제 때문에 바로 이 대목을 떠올릴 수 있었다. 책이 궁금해서 장바구니에 바로 넣어놓았기도 했고. 두툼한 책이어서 번역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바로 읽을 수 있게 돼 반갑다. 거든 일이 없음에도 뭔가 추수한 기분이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이런 책들을 잘 쟁여놓는 것이 겨울맞이다. 독서인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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