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첫날이자 월요일 아침에 '이주의 발견'을 고른다. 발견이라기보다는 오래 기다린 책인데,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교유서가, 2017)다. 연초에 모리모토 안리의 <반지성주의>(세종서적, 2016)를 흥미롭게 읽으면서 다시금 존재를 확인한 책으로 모리모토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으로 꼽았다. 자연스레 검색해보다가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근간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았다(사실 원저는 몇년 전에 구입했었다).  


"1964년도 퓰리처상 수상작. 미국의 지적 전통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지식인은 민주주의의 실현에 힘이 되는가? 저명한 역사가가 미국의 역사를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으로 분석한 현대 지성사의 고전이다. 미국의 건국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종교, 경제, 교육, 문학 등을 소재로 삼는다. 이 책의 목표는 미국인의 삶에서 지성에 쏟아지는 멸시를 묘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세력인 지성이란 과연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가에 관해 발언하는 것이다."

1960년대에 나온 책이 새삼 주목거리가 되는 것은 정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이야말로 미국식 반지성주의의 한 증거였기에. 


"남부의 백인 하층 노동자들과 중서부의 농민들만이 아니라 자신은 엘리트와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잘난 헛똑똑이 힐러리 클린턴을 혐오하고 대신 트럼프에게 지지를 보냈다. 1960년대 민주주의와 경제가 번성할 때 지식인과 잠시 좋은 관계를 이루었던 대중은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결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다시 분노의 화살을 지식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미국에만 한정되는 것일까. '홍트럼프'를 자칭하면서 막말을 쏟아내는 대선 후보는 가까이에도 있지 않은가('트럼프'가 우선적 이미지에서 '돼지발정제'에 묻히긴 했지만). 지성에 대한 호소와 계몽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으며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라도 필독해 볼 만한 묵직한 저작이다...


17. 05. 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