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비교 거리가 될 만한 책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1>(살림, 2017)과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의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1>(휴머니스트, 2017)다. 각각 이제 1권이 나온 터인데, <그리스인 이야기>는 세 권 규모다. 


"모두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저자는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그리스인의 생각, 인생, 정치, 문화, 사회, 외교의 전모를 펼쳐낸다. 그중 첫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에서는 태초 신화와 고대올림픽에서 시작해 활발한 해외 식민도시 건설과 민주주의 실험, 그리고 도시국가들 간 경쟁.갈등.협력과 국운을 건 두 차례의 페르시아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역사와 그 속에서 부침하는 여러 리더들과 시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쩌다 보니 같이 언급하게 되었는데, 사실 주경철 교수로서는 마땅찮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래 전에 읽은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문학과지성사, 1999)에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실려 있어서다(확인해 보니, <테이레시아스의 역사>(산처럼, 2002)에서였던 것 같다. 주경철 교수의 역사 에세이들은 모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뛰어난 '역사 이야기꾼'이지만 역사학자가 보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인 이야기>에서 역사학자의 스토리텔링은 어떤 것인가 시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책소개는 이렇다.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가 이번에는 인물로 보는 서양근대사를 선보인다. 특히 역사 내러티브의 강점을 살린 이야기성이 강한 그의 글은 역사 마니아뿐 아니라 역사 초심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지난해 2016년 네이버 '파워라이터 ON'에 연재한 글이 바탕이 되었는데, 연재글 업로드 당일에 4~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독자들의 커다란 호응과 찬사를 받아왔다. 중세 말과 근대 초 유럽 세계를 살았던 인물들의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경철 교수의 탁월한 글솜씨로 빚어낸 드라마틱한 전개와 인물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은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힌 근대 유럽 세계를 흥미롭고 명쾌하게 그려낸다." 


<그리스인 이야기>의 다른 경쟁자로 스위스 학자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1-3>(책과함께, 2011)도 꼽아볼 수 있다. 보나르는 오랫동안 대학에 봉직했던 전문 학자다. 다르게 보면, 같은 시대와 주제를 전문학자와 스토리텔러는 각각 어떻게 '요리'하는지 비교해볼 수도 있겠다.


두 시리즈의 진도가 수월하게 진행되면 좋겠다...


17. 0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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