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문학은 한국근대문학, 독일문학과 함께 이번 봄학기 강의의 주요 주제다. 자연스레 관련서들에 눈이 가게 되는데(이미 갖고 있는 책만으로도 차고 넘치지만) '이주의 페미니즘'으로 꼽을 만한 책은 저메인 그리어의 <완전한 여성>(텍스트, 2017)이다. 호주 출신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영문학자. 앞서 대표작 <여성 거세당하다>(텍스트, 2012)가 나왔을 때 한번 언급한 적이 있다(책은 생각만큼 아니면 예상대로 잘 읽히지 않았다). <완전한 여성>(1999)은 좀더 대중적이지 않을까 싶다. 


"저메인 그리어의 문제작이자 페미니즘의 고전, <여성, 거세당하다>의 후속작으로서, 맹렬한 수사법, 권위 있는 통찰력, 기막힌 유머, 광범위한 조사를 바탕으로 페미니즘에는 자기만족감이 만연하지만 아직 여성 문제는 그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30년이 지나도 여성들에게 여자다움은 여전히 의무이지만 남성들에겐 하나의 선택사항에 불과하다.”며 여성의 진정한 해방을 부르짖는다. 여성들이 여성들만의 자신감과, 손대지 않은 몸, 유연성,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등의 영역을 마음껏 누릴 권리를 요구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예전에 읽다가 그만 둔 <여성 거세당하다>도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봐야겠다. 덧붙여, 셰익스피어 학자이기도 한 그리어의 책으로는 <셰익스피어>('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나 <셰익스피어의 아내>도 소개되면 좋겠다 싶다. 



그리어의 책이 나온 김에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지난 연말 BBC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70년간 여성 삶에 큰 영향을 준 여성 7인' 목록을 읽었다. 마거릿 대처가 1위이고(영향이란 말이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부연설명이 붙었다), 팝가수 비욘세가 7위인데, 그 가운데 바로 4위가 저메인 그리어였다. 영미 여성운동사에서 그리어가 갖는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목록에서 흥미로운 건 6위에 오른 브리짓 존스다. 영화화되기도 했던 헬렌 필딩의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주인공 말이다(이 시리즈는 세 권이 번역돼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페미니즘 강의에서 다뤄봄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인 오스틴부터 헬렌 필딩까지, 새로운 강의 아이템으로 구성해봐야겠다...


17. 02. 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