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바쁜 일정으로 서재를 돌보지 못했다(요즘은 PC도 정상이 아니어서 글을 쓰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오늘에야 한숨 돌리고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사실은 지난주에 나왔지만 아직 손에 들지 못한 책이다. 세 권짜리라 분량이 만만찮은 제러드 와인버그의 <2차세계대전사>(길찾기, 2016)다.

 

"여섯 대륙의 전쟁을 포괄한 책으로, 보좌관 10명의 도움을 받아 10년에 걸쳐 저술한 한편의 대하드라마이다. 전투, 전술, 작전, 전략. 전장에서 대결을 펼치는 뛰어난 장군들과 전선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병사들. 전쟁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국운을 짊어지고 역사를 움직인 각국의 지도자, 루스벨트, 처칠, 히틀러, 스탈린, 그리고 수많은 중소국가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국가를 걸고 벌이는 대결. 그 역사의 현장을 서술한다."

생각해보면 인류사 최대 규모의 전쟁을 다룬 책의 분량이 불과 수백 쪽에 불과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와인버그의 책은 1,200쪽이 좀 넘는다. 원저 <무장한 세계: 2차세계대전사>가 1,208쪽 짜리다.

 

 

와인버그의 책을 검색하다가 지난주에 먼저 구입한 책은 옥스퍼드대학의 '아주 짧은 입문'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2차세계대전>이다. 이건 130쪽이 되지 않으니 <2차세계대전사>의 1/10 다이제스트판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이 다이제스트판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풀버전을 새로 구입할 것인가 잠시 고민해봐야겠다.

 

 

그간에 이 분야를 대표한 책은 세계적인 전쟁사가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청어람미디어, 2007)로 보급판까지 나와 있다. (최근에 구입한 책이라) 거기에 덧붙이자면, 폴 케네디의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21세기북스, 2015)도 읽어볼 만하다(와인버그의 책으로는 <승리의 비전들>이 이에 견줄 만하다). '제2차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영웅들의 이야기'가 부제이고 책의 내용인데,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이란 번역본 제목은 뭔가 헛다리 짚은 걸로 여겨진다(2차대전을 젼혀 연상시키지 못하는 제목이므로).

 

 

'밀덕'도 아니면서 전쟁사 책에 눈길을 주는 건, 최근에 폭력의 문제를 다룬 일련의 책들을 읽고 있어서다. 주로 인류학이나 고대사 분야의 책인데, 이언 모리스의 책들을 읽다가 관심이 촉발되었다. 발췌독을 했던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도 원서까지 새로 구입해서 (주로 책을 읽는) 식탁에 올려놓았다. 요즘 '휴식'에 해당하는 책들이다(필요와 무관하게 읽는 책이 '휴식'에 해당한다)...  

 

16. 0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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