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자 3인으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먼저, 오랜만에 강준만 교수. 책이 오랜만에 나와서가 아니라 거꾸로 너무 자주 나와서 오랜만에 언급한다(거의 매달 책을 펴내는 저자이므로 출간 소식이 결코 뉴스가 되지 않는 경우다). 이번에 나온 건 '주제가 있는 미국사' 셋째 권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인물과사상사, 2016)이다. 앞서 나온 두 권의 책이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인물과사상사, 2013)와 <미국은 드라마다>(인물과사상사, 2014)였다. 대략 일년에 한권 꼴로 기획된 듯싶다.

 

"저자가 지난 2014년 네이버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것으로,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로 우뚝 서게 되는 188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의 70년간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전쟁의 산물’인 동시에 ‘전쟁의 축복’을 받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이 관여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비단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미국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70년간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분석하고 해석했다."

<미국사 산책>(전17권)의 저자인 만큼 '주제가 있는 미국사' 정도야 부스러기를 모으는 것 정도의 의미겠다. 미국을 알고 싶은 독자들이 부담 없이 읽어볼 만하다.

 

 

대중예술 분야의 원조 연구자의 한 명인 이영미 교수가 '신파성'을 주제로 두툼한 책을 펴냈다. <한국대중예술사, 신파성으로 읽다>(푸른역사, 2016). '<장한몽>에서 <모래시계>까지'가 부제. "사람들은 왜 신파적 작품을 즐기는가. 신파성의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한국대중가요사>, <광화문 연가>,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요즘 왜 이런 드라마가 뜨는 것인가> 등을 통해 대중예술 연구를 지속해온 저자 이영미(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는 <한국대중예술사, 신파성으로 읽다>에서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다."

 

 

저자가 한국 신파성의 원형으로 보는 것은 <불여귀><장한몽><쌍옥루> 등의 번안소설이다. 신파성의 정착과 변주 과정으로 식민지 시대와 그 이후를 짚어가는 저자의 손길을 흥미롭게 따라가볼 수 있다.

 

 

미학자이자 전방위 비평가 진중권의 새책도 출간되었다. <진중권이 사랑한 호모 무지쿠스>(창비, 2016). "창비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다방'을 찾은 신해철, 윤종신, 신대철, 이자람, 손열음, 장일범, 고건혁 등 7인의 ‘호모 무지쿠스’(homo musicus)와 미학자 진중권의 대화를 담은 미학과 음악의 합작물이다." 인터뷰집으로는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창비, 2015)에 이어지는 책. 팟캐스트 책으로는 공저인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쉼, 2016)와 같이 묶을 수 있다.

 

7인의 아티트스(호모 무지쿠스) 가운데는 '마왕 신해철'이 포함돼 있는데, 그의 마지막 인터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데뷔부터 2014년까지의 작업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음악관과 인생관을 밝힌 고(故) 신해철의 인터뷰는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한 인터뷰로 각별히 귀한 기록이다."

 

 

지난 2014년 가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후 유고집을 비롯해서 그를 추모하는 책들이 몇 권 나왔다. 오래 전 인터뷰집인 <신해철의 쾌변독설>(부엔리브로, 2008)도 그의 팬이라면 필히 소장/일독해봐야겠다. 보이던 것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 것을 '가뭇없다'고 하는데, 죽음이 믿기지 않는 사람들을 '가뭇없는 사람들'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신해철 또한 그러하다. 가뭇없는 사람들을 애도한다...

 

16.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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