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잔혹동화임을 짐작할 수 있는 책이 케이트 번하이머가 엮은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현대문학, 2015)다(동화적 상상력의 기원?). "현대 영미문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세계 고전동화로부터 원동력을 얻어 쓴 현대소설 앤솔러지." 러시아 작가 페트루솁스카야와 일본 작가 이토 히로미도 포함돼 있는 걸로 보아 '현대 영미문학계'가 아니라 그냥 '현대 세계문학계'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이 참여한 동화집이다. 고전동화 다시 쓰기 프로젝트.

 

<위키드>의 저자인 그레고리 머과이어는 서문에서 평론가 노스럽 프라이의 말을 인용하며 문학을 계절의 진행처럼 봄은 희극, 여름은 로맨스, 가을은 비극, 겨울은 풍자나 아이러니로 읽어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으며, 그 밖에 더 많은 것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동화에는 그러한 분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동화 정신이 발휘된 흥미로운 앤솔러지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는 현재 작법의 경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장르의 쟁쟁한 작가들과 그들이 추구하는 작업들이 성취해 낸 작품집일 뿐만 아니라, 동화의 다양성을 매혹적으로 흥미롭게 표현함으로써 현대소설의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낸 의미 있는 작품집이다.

 

41명의 작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생소한데, 그렇다고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만 있는 건 아니다. 가령 에이미 벤더는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올, 2011)과 <보이지 않는 사인>(문예출판사, 2009) 등이 소개된 작가다. 제목이나 표지로는 청소년 소설 같은 인상을 주는군.

 

 

아무려나 한 명이라도 안면을 터 두기로 한다. 1969년생이니까 비슷한 연배로군...

 

15. 07.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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