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제목이긴 한데, 두 권의 뇌과학 책을 합성해본 것이다. 네덜란드의 뇌과학자 디크 스왑의 <우리는 우리 뇌다>(열린책들, 2015)와 독일의 두 과학저널리스트가 쓴 <뇌는 탄력적이다>(메디치미디어, 2015)를 합성하면 뇌를 매개로 하여 '우리'라는 주어가 '탄력적이다'라는 술어가 결합될 수 있는 것. 그럼 <두뇌와의 대화>(처음북스, 2015)는 <우리 자신과의 대화>로 읽어도 되겠다.  

 

 

네덜란드에서만 40만부가 팔렸다는 <우리는 우리 뇌다>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이 책 <우리는 우리 뇌다>에서 스왑은 우리가 자궁 안에서 태아로 있을 때부터 성인기를 거쳐 죽음에 이를 때까지 우리의 뇌가 삶의 매 단계에서 우리의 존재 자체에 미치는 영향, 다시 말해 뇌가 우리의 성격적 특성과 능력과 한계를 어떻게 결정짓는지를 뇌 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들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논쟁적이고 도발적으로 설명한다. 스왑은 이제 뇌 연구가 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왜 현재의 우리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찾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스왑에 따르면, 뇌 연구는 곧 우리 자신에 대한 탐색이다.

뇌과학 책을 한두 권이라도 읽어볼 독자라면 "뇌 연구는 곧 우리 자신에 대한 탐색"이라는 주장이 놀라운 건 아니다. '뇌 과학의 초신 연구 결과들'이 어떤 것인지가 관심거리.

 

<뇌는 탄력적이다>의 부제는 '당신의 뇌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인데, 아직은 책소개 대신에 몇몇 인용문만 떠 있는데, 서문의 일부는 이렇다.

뇌라는 기관을 ‘생각 펌프’라고 묘사했다. 마치 뇌를 기계로 묘사한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만큼 뇌를 잘 설명하는 놀라운 표현은 없을 것이다. 사실 뇌는 뭔가를 ‘수 송’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별도의 펌프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절대 자기 정체를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생각 펌프’가 활기를 띨 정도로 자극을 받는 것, 그리고 이런저런 놀라운 일을 표면으로 길어 올리는 데 성공하기를 빈다.

'생각 펌프'란 말은 최근에 나온 대니얼 데닛의 <직관 펌프, 생각을 열다>(동아시아, 2015)를 떠올리게 하는데,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들의 서로 내통한 것 같지는 않더라도.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두뇌와의 대화>는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유형의 책인 듯싶다. 저자가 '현장의 올리버 색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하니까 말이다.

앨런 로퍼는 하버드 의대생들의 훈련소인 보스턴 병원 단지 한복판에서 '의사들의 의사'로서 활약하고 있다. 현장의 올리버 색스라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그는 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모든 환자들을 직접 대하는 임상의로서, 또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로서 뇌 안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뇌과학 초심자라 하더라도 몇 권의 책을 훑어보면 대락 감을 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난이도로 치면 올리버 색스와 앨런 로퍼로 시작해서 대니얼 데닛까지다...

 

15. 0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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