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제목일 텐데, 미국의 저명한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이즈베리, 2015)가 재출간됐다. 그냥 다시 나온 줄 알았더니 전면 개정판이다. "원서 초판 발행 10주년을 맞이하여 총 10장으로 구성된 초판에서 두 장을 삭제하고 여덟 장을 새로 추가하여 절반 이상의 내용이 새로 추가된 전면개정판을 펴냄으로써 인지언어학의 최신 성과와 현재의 뜨거운 쟁점들을 대폭 수록했다." 이 정도면 한번 읽은 독자도 다시 손에 들 만하다. 조국 교수의 추천사는 이렇다.

 

인지언어학계의 거목으로 프레임 이론을 제시하며 미국 진보세력의 전략 혁신을 촉구한 조지 레이코프의 명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10주년 전면개정판이 나왔다. 분량과 내용에서 대대적 보충이 이루어져 책의 의의가 더욱 빛난다. 이 책은 미국은 물론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선명한 지침을 제공한다. 자기주도 프레임이 없이 보수의 프레임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데만 급급한, 자족적이고 따라서 무능한 진보에게 승리는 오지 않는다. 유권자는 자기의 이익보다 정체성과 가치관에 따라 투표한다는 점을 망각하고 ‘탈이념’, ‘중도’ 운운하는 진보는 신기루를 찾는 격이다. 보수 집권 10년을 경험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이번 10주년 전면개정판을 읽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이제는 시사상식 용어가 되었는데, 정치에서 프레임이나 프레임 전쟁 같은 말의 용도와 의의를 잘 해설해주는 책으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한편 레이코프의 책은 특이하게도 여러 권이 재출간됐는데, <자유 전쟁>(프레시안북, 2009)이라고 처음 나왔던 책은 원제를 따라서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웅진지식하우스, 2010)로 재출간됐었고, <도덕의 정치>(백성, 2004)는 <도덕, 정치를 말하다>(김영사, 2010)으로 다시 나왔었다.

 

 

제목이 바뀌지 않아서 그렇지 <폴리티컬 마인드>(한울, 2014)도 2012년에 나온 책이 판을 달리해 다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정작 언어학자로서 레이코프의 주저들은 <삶으로서의 은유>(박이정, 2006)만 제외하면 절판된 채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 <몸의 철학>(박이정, 2002)와 <인지의미론>(한국문화사, 1994) 등이 그러한데, 한때 언어학도들의 필독서였던 <인지의미론>의 원제는 <여자들, 불, 그리고 위험한 것들>이다...

 

15.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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