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캘린더는 오늘 12월 20일을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 확정'으로 기억한다. 그렇군, 2년전에 그런 일이 있었고, 2014년은 그 당선의 '버라이어티한' 결과를 총체적으로 보여준 한 해였다(세월호 사건부터 통진당 해산 선고 판결까지. 그리고 그 사이에 정윤회 문건 파문). 임기는 3년 더 남았지만, 더 보여줄 게 있을까 미리 염려된다. 2014년의 정치적 의미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무엇을 동원할 수 있고 어떤 거짓말로 둘러대는지, 그래서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다 보여주었다는 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비록 게임에서 진다 하더라도 패를 다 보여준 상대는 '더티할' 수는 있을지언정 더이상 두려운 대상이 아니기에. 희망은 없지만, 두려움도 없어진 연말에 고르는 '이주의 책'이다.

 

 

타이틀북은 박노자의 <비굴의 시대>(한겨레출판, 2014)로 골랐다. 제목보다는 '침몰하는 대한민국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부제에 이끌려서다. "우리 시대 가장 급진적이고 예외적인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박노자의 고민과 번뇌를 담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박근혜 정권의 후진성,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노동자 문제 등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 다루었다. 2부에서는 바깥으로 눈을 돌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살펴본다. 3부에서는 지식인의 한계와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 학계에 대해 비판한다. 4부에서는 우리 시대 사회주의와 좌파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었다." 우리가 동시대에 무엇을 보고 듣고 겪고 있는 건지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

 

두번째 책은 류동민의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코난북스, 2014). "서울이라는 우리 삶의 운영 체제, 그 정치경제학에 관한 책.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에서 정치경제학과 일상,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솜씨 있게 엮었던 충남대 경제학과 류동민 교수가 이를 담았다." 서울을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 읽으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의 예시로도 읽을 수 있겠다.

 

 

세번째 책은 필립 K. 하워드의 <노스페이스의 지퍼는 왜 길어졌을까?>(인물과사상사, 2014). '일상을 위협하는 법 만능주의가 부제다. 소개에 따르면, "저자 필립 K. 하워드는 앨 고어가 추진한 미국의 정부 혁신 정책의 자문을 하는 등, 미국 내 규제 완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온 지식인이다. 그는 <노스페이스의 지퍼는 왜 길어졌을까?>를 통해 오늘날 미국 사회의 규제가 그들의 건국이념인 ‘자유와 책임’이라는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국책 사업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부터 개인의 판단이 필요한 일상적 행위에 이르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규제가 불러일으킨 폐해를 진단한다." 원제는 <상식의 죽음>.  

 

 

네번째 책은 '우리시대 명강의' 시리즈로 나온 박홍규 교수의 <자유란 무엇인가>(문학동네, 2104). "이 책은 여러 질문을 던진다. '자유'는 진정 우익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것인가? 자유의 기원은 무엇이며, 정의는 무엇인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자유란 무엇이었는가? 서양의 철학자들은 '자유'를 어떻게 보았는가? 왜 자유는 불의에서 벗어나려는 숭고한 정신에서 이기적 소유와 사유의 욕망으로 타락했는가? 자유의 기나긴 역사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으며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자 했기에 <자유란 무엇인가>는 ‘자유’의 사상사를 되짚는 철학서인 동시에, 양극화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하는 사회학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조계완의 <오래된 질문 새로운 답변>(앨피, 2014)이다. '경제학 거인들의 거의 모든 경제이야기'가 부제. "경제 전문 기자이자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인 저자는, 오랜 시간 국내외 사회과학 및 인문학 고전 속에 담긴 지적 거인들의 학문적 성취들을 성실하게 탐색하고 채집하여, 그것들이 기획·생산·소비되는 구조와 회로를 830페이지의 방대한 분량 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물음에 답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겠다. 저자는 '지식의 채석장'에 비유하고 있지만 홀가분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지식의 사우나'로서도 의미가 있겠다...

 

1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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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의 시대- 침몰하는 대한민국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2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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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그리고 삶은 어떻게 소진되는가
류동민 지음 / 코난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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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의 지퍼는 왜 길어졌을까?- 일상을 위협하는 법 만능주의
필립 K 하워드 지음, 김영지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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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무엇인가- 공존을 위한 ‘상관 자유’를 찾아서
박홍규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20,000원 → 19,000원(5%할인) / 마일리지 60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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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문 새로운 답변- 경제학 거인들의 거의 모든 경제이야기
조계완 지음 / 앨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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