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이번주에는 최근에 학술교양서를 펴낸 국내 학자들로만 세 사람을 골랐다. 먼저 하이데거 전공자인 박찬국 교수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그린비, 2014)를 펴냈다. 니체 강의 <초인수업>(21세기북스, 2014)과 함께. 

 

 

이미 하이데거와 니체의 저작 다수를 우리말로 옮긴 바 있는 저자가 가이드 격의 강독/수업도 펴낸 것인데, 독학으로 이들 철학자들을 읽어보려는 독자들에겐 유용한 안내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같이 읽어볼 만한, 저자의 다른 책으론 입문서 격의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그린비, 2013) 외에 <하이데거 읽기>(세창출판사, 2014)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읽기>(세창출판사, 2013), 그리고 <들뢰즈의 '니체와 철학' 읽기>(세창출판사, 2012)를 추가할 수 있다.

 

 

정치철학 전공자인 김비환 교수는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한길사, 2014)이라는 묵직한 책을 펴냈다. 사실 영국의 정치사상가 마이클 오크숏은 국내에 개괄적인 소개서로 에드먼드 닐의 <마이클 오크숏>(아산정책연구원, 2012)만 나와 있어서 어떤 사상가이며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는 인물인지 잘 가늠할 수 없다. 그의 주저들이 소개되기에 앞서서 전체 사상의 개요를 알려주는 책이 먼저 나온 셈. 순서야 앞뒤가 좀 바뀐 듯도 싶지만, 주저들의 번역이 이어진다면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해도 되겠다. 김비환 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정치이론을 소개한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한길사, 2001)을 앞서 펴낸 바 있다. '앞서'라고 적었지만 벌써 13년 전이군...

 

 

그리고 국문학자 강명관 교수도 새 책을 펴냈다. <홍대용과 1766년>(한국고전번역원, 2014). 부제는 '조선 지성계를 흔든 연행록을 읽다'다. 어떤 연행록을 말하는가.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조선의 여행기라면 단연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조선 후기 지식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여행기는 따로 있다. 담헌 홍대용의 <연기>가 그것이다. <연기>는 1765년 11월 서울을 출발해 1766년 1월과 2월을 중국 북경에서 머물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까지, 매일 매일 경험한 것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여행기이다. 홍대용은 청나라를 여행하고 <연기>와 <을병연행록>이라는 두 개의 연행록을 남겼다. <연기>는 한문으로 쓴 것이고, <을병연행록>은 어머니와 아녀자도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다시 정리한 것이다.

 

<을병연행록>은 몇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데, 여하튼 <열하일기> 이상의 충격을 던졌다는 홍대용의 연행록이 갖는 의의를 이 책을 통해서 짚어볼 수 있겠다. 담헌에 대한 책으로 김인규의 <홍대용>(성균관대출판부, 2012), 홍대용의 사회상상을 다룬 박희병의 <범애와 평등>(돌베개, 2013), 그리고 왕세자 시절의 정조를 가르친 홍대용이 정조와 나눈 문답을 옮긴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책세상, 2012) 등도 추가적으로 참고할 만하겠다...

 

1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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