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이라고 고르지만 어떨 때는 거의 매일 새로운 책과 만나게 된다. 물론 발견이라는 말을 쓰려면 반갑거나 뭔가 놀라운 책이어야 하지만.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의 <종이의 역사>(21세기북스, 2014)는 반가우면서 놀라운 책이다. 524쪽 분량으로 '2000년 종이의 역사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다니 반갑고, 저자가 <젠틀 매드니스>(뜨인돌, 2006)의 바로 그 저자여서 놀랍다(오랜만이에요!).

 

 

책수집가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책을 쓸 수 있는 저자라면 종이의 역사에 대해서도 거뜬히 뭔가를 써낼 수 있으리라. 소개는 이렇다.

종이가 만들어진 신비로운 과정부터 종이로 만든 최고의 예술작품, 종이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역사를 총망라한 책이 바로 <종이의 역사>다. 이 책의 저자인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는 탐사보도로 명성을 얻은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젠틀 매드니스>를 비롯하여 책과 종이, 문자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을 여러 권 집필한 문화역사학자다. 미국 클라크 대학에서는 해마다 그의 이름을 딴 도서 수집 경연대회가 열릴 정도다. 그는 2,000년 전 종이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중국과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이를 만드는 장인들이 있는 일본,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미국 지폐용지를 만들고 있는 크레인 페이퍼와 여러 제지 기업과 공장, 다양한 종이수집가, 셰익스피어나 에디슨의 메모를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과 도서관 등 다양한 장소를 활보하며 종이의 과거·현재·미래를 파헤친다.

올봄에 나온 책으로 프랑스의 석학이자 작가인 에릭 오르세나의 <종이가 만든 길>(작은씨앗, 2014)과 나란히 읽어봐도 좋겠다. '인류 문명을 창조해낸 위대하고도 매혹적인 여정'이 부제인 책.

 

 

바스베인스는 짐작대로 책에 대한 책을 여럿 더 갖고 있는데, 몇몇 타이틀은 더 소개됨직하다. '곱게 미친' 독자들이 좀더 많아져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14.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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