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 온 김에 '세계의 책' 카테고리의 글도 아주 오랜만에 적는다. 낮에 베를린 중심가를 걸어다니다 한 쇼핑몰 서점을 둘러봤는데, 중형 서점이었지만 대략 분위기는 익힐 수 있었다. 독어를 읽을 수 없기에 말 그대로 '구경'이었지만. 눈에 띈 것 중 하나는 이곳에서도 조조 모예스가 대세라는 것. <미 비포 유> 외 두 권의 소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에 배열돼 있었다.

 

 

 

국내에서도 작년말에 나온 <미 비포 유>(살림, 2013)가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가 있어서 나도 얼마전에 구입해둔 터였다(아직 읽진 못했지만). 안 그래도 책 소개는 이렇게 돼 있다.

영국에서 입소문만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후 출간된 독일에서는 밀리언셀러로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3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책. 조조 모예스를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독일에서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는 반응을 현지에서 확인한 셈(즉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작가는 국내에서도 이번에 작품집 <여자 없는 남자들>(문학동네, 2014)이 출간되는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의 작품들은 독일 서점에서도 외국문학 코너에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몇 권은 표지를 정면으로 하여 배치돼 있었고, 영어본보다 더 고급스런 장정이었다. 우리에겐 작년에 소개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 2013) 독어본과 영어본이 최근에 나왔는데, 독어본의 표지는 이렇다.

 

 

며칠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읽은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스'의 서평란에도 가장 크게 실린 리뷰가 바로 <다자키 쓰쿠루>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문학'이란 의미의 세계문학은 바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전 세계 독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읽히는 문학.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작품성과는 다른 것이어도 무방하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시공사, 2012) 같은 책도 독어본으로는 꽤 멋진 장정으로 나와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돼 있으니 이 또한 그런 의미의 세계문학이니까. 이러한 종류의 세계문학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좀더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14. 0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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