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티니 고진과 지그문트 바우만, 그리고 주디스 버틀러의 신작들이 나왔다. 언제든 읽을 용의가 있는 저자들이기에 따로 묶는다고 특별한 의미를 갖진 않지만, 겸사겸사 '이주의 저자'로 모아놓는다. 바우만의 책은 지난주에 선을 보였지만 어차피 아직 읽을 시간을 못 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주에 나온 책들과 같이 언급한다.

 

 

이번에 나온 고진의 책은 <자연과 인간>(도서출판b, 2013)이다. '<세계사의 구조> 보유'가 부제. 곧 <세계사의 구조> 서플먼트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국어판 서문에 따르면 고진은 <세계사의 구조>를 출간한 이후에 여러 대담과 강연을 모아 <'세계사의 구조'를 읽는다>란 책을 출간했다. 그 가운데 일부를 따로 묶은 것이 <자연과 인간>이며 이것은 한국어판만 있는 책이다. 대담 등의 한국어판은 따로 나올 예정이다.

 

여하튼 책은 <세계사의 구조>의 독서 전후에 요긴하게 읽을 수 있는 책. 역자는 "<세계사의 구조>를 읽기 위한 워밍업으로 <인간과 자연>을 활용할 수 있다. 역자가 생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입문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세계사의 구조>보다 앞서 나온 <세계공화국으로>까지 포함하면 3종 세트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에는 <'세계사의 구조'를 읽다>와 함께 <철학의 기원>이 근간 예정으로 돼 있는데, 조만간 실물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트랙스크리틱>의 새 번역본까지 출간되면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이 거의 완성되는 듯싶다.

 

 

일급의 사회학자이면서 다작으로도 손꼽을 만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도 두 권이 거의 같이 나왓다. 대표작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새물결, 2013)와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봄아필, 2013)가 그것이다. <리퀴드 러브>(새물결, 2013)까지 포함하면 올해 세권이 나온 셈인데, 하반기에 더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 각각의 원서는 아래와 같다.

 

 

'바우만의 모든 책'이라고 했으니 그에 걸맞게 이 원서들도 다 갖고 있지만 현재 '이사 모드'라서 제대로 챙겨 읽을 여유는 없다. 가을 바람이 불기 전에 서재가 정돈이 되면 몰아서 읽어보려고 한다.

 

 

미국의 여성주의 철학자이자 레즈비언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의 책도 오랜만에 나왔다. <윤리적 폭력 비판>(인간사랑, 2013). 단독 저작으론 <젠더 트러블>(문학동네, 2008)과 <불확실한 삶>(경성대출판부, 2008) 이후 5년만이다. 번역은 <불확실한 삶>을 옮긴 양효실 박사가 맡았다. 부제는 '자기 자신을 설명하기'. 영어판의 제목이 <자기 자신을 설명하기>이고 독어판 제목이 <윤리적 폭력 비판>이다.

 

 

그래도 제목과 부제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데, 간단한 소개로는 "'인간적인 것' 이란 개념을 중심으로 윤리학과 정치철학의 문제"를 다룬다. 아도르노와 레비나스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그밖에 니체와 푸코가 자주 참조되고 있는 철학자다. 원서를 구하는 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13. 07. 27.

 

P.S. '이주의 저자' 플랜B는 신작소설을 펴낸 한국 작가들을 묶는 거였다. 하지만 아침에 주문한 책을 배송받지 못했고, 덩달아 기분도 죽었다. '당일배송'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해선 안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실망하게 된다. 어젯밤에 교보에 주문한 책도 받지 못했으니 알라딘이나 교보나 피장파장이라는 게 나로선 전혀 득이 될 게 없는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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