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벅모스의 <헤겔, 아이티, 보편사>(문학동네, 2012) 출간 소식을 전한 바 있지만, 책은 그냥 낱권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문총서의 하나로 출간됐다. '엑스쿨투라'가 총서의 타이틀이다. 인문학 전공자로선 이런 총서야 언제든지, 얼마든지 반길 일이다. 소개기사를 옮겨놓는다. 

 

 

 

연합뉴스(12. 01. 16) 문학동네 인문총서 '엑스쿨투라' 출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두툼한 인문 서적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인문총서 '엑스쿨투라'는 문화에 대한 무거운 관념의 외투는 벗어버리고 새로운 사유가 가능한 세계로 홀가분하게 지적 여행을 떠나자는 취지에서 출판사 문학동네가 기획한 인문총서다. '엑스콜투라'는 '엑스(Ex)'와 '쿨투라(Cultura)'의 합성어. 쿨투라는 '갈아엎다' '농사짓다'를 뜻하는 라틴어로, 문화를 뜻하는 컬처(culture)의 모태가 되는 단어다.

 

문학동네는 16일 "오늘날 무한정 외연이 커진 '문화'는 다시 질문되어야 하며 기존 학계에서 놓쳤던 낯선 주제, 다가올 날을 예비했던 과거의 명저, 첨예한 논점의 최신 담론까지 다양한 저작이 있어야 한다"며 "문화의 텃밭에서 캐낸 사유, 문화의 교차로에서 찾아낸 미지의 담론으로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총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총서 1권 '헤겔, 아이티, 보편사'와 2권 '주크박스의 철학-히트곡'을 잇달아 펴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수전 벅모스 코넬대 교수가 쓴 '헤겔, 아이티, 보편사'는 현대 서구철학의 한 축이 된 헤겔 철학과 아이티 노예들이 일으킨 독립혁명의 연관성을 추적한다. 저자는 식민지 노예제에 대한 서구 근대의 의도된 망각을 날카롭게 파헤치면서 특히 식민지 노예제에 대한 헤겔 학계의 침묵이 헤겔 철학을 이어받은 20세기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김성호 서울여대 교수는 "이 책은 헤겔 철학과 18세기 말의 노예 반란인 아이티 혁명의 관계, 그리고 이 혁명이 담고 있는 보편사적 의의를 다룬다"면서 "이 연결로 인해 헤겔은 물론 그의 사상에 자양분을 제공한 계몽주의 철학, 국가 아이티, 자본주의 발전사, 인류와 인류의 보편성에 관한 우리의 통념은 보기 좋게 전복된다"고 평했다.

 

'주크박스의 철학-히트곡'은 히트곡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를 미학적, 철학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음악 이론가인 저자 페테르 센디는 히트곡이 생겨나는 철학적 조건과 역사적 맥락을 살피면서 히트곡의 특성과 영향을 분석한다. 고혜선·윤철기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황윤정기자)

 

12. 01. 16.

 

 

 

P.S. <헤겔, 아이티, 보편사>의 책갈피에는 열권의 근간 목록이 제시돼 있는데, 우리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저자도 있고 생소한 저자도 있다. 문화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의 <저자로서의 인류학자> - 작품과 생애>와 피터 백의 <유토피아에서 묵시록으로 - SF와 파국의 정치학> 등이 눈에 띄는, 인문적 식욕을 돋구는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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