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던 책 가운데 마르트 로베르 여사의 책 두 권, <프란츠 카프카의 고독>(동문선, 2003)과 <정신분석 혁명>(문예출판사, 2000)을 어제 입수했다.    

 

<정신분석 혁명>은 나중에 <프로이트, 그의 생애와 사상>(문예출판사, 2007)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려다가 아무래도 자세히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영역본도 모두 구했다. '여사'라고 붙인 건 마르트 로베르가 1914년생이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어에서 찾아보니 지난 1996년에 세상을 떠났다.  

 

언젠가 '최근에 나온 책들'에서 한번 언급하고 말았는데, 로베르는 프랑스의 문학이론가이자 독문학자로 특히 프로이트와 카프카 전문가이다. 카프카의 작품을 프랑스어로 번역했다고 하며, 두 권의 카프카 평전을 쓰기까지 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고독>은 1969년작이며, 3년 뒤에 그녀는 걸출한 소설론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문학과지성사, 1999)을 출간한다(알라딘에는 영어본 대신에, 짐작으론 <프란츠 카프카의 고독>과 <정신분석 혁명>의 스페인어본만 뜬다). 기원을 찾자면,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이란 책의 존재는 김현의 김원일론('이야기의 뿌리, 뿌리의 이야기')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 아마도 '마르트 로베르'란 이름도 같이(성별에 크게 주의하지 않아서 나는 저자가 막연히 남자인 걸로 알았었다).

   

두 주 전인가 갑자기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이 생각나서 좀 들춰보다가 그녀의 카프카론도 이 참에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좀더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 영역본들까지 수소문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구할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옛것과 새것>(1963)이란 문학론집을 구하지 못한 것.'돈키호테부터 카프카까지'가 부제이며 영역본은 1977년에 나왔다. 내년 가을쯤 강의를 위해 <돈키호테>를 읽어볼 계획인데, 그때까지는 구해봐야겠다(일부는 구글에서 읽을 수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고독>의 원제는 '프란츠 카프카처럼 고독한' 정도인데, 구스타프 야노우흐와의 대화(<카프카와의 대화>) 한 장면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런 장면이다. 

"그렇게까지 고독하신가요?"하고 내가 물었다.
카프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파르 하우저처럼 말입니까?"
카프카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보다 더하지요. 난 프란츠 카프카처럼... 고독합니다." 

 

한때 카프카 관련서들을 상당량 모았었는데, 근년에는 좀 뜸했다. 카프카에 관한 글도 준비할 겸 다시 좀 챙겨야겠다. 갖고 있는 책들이나 제자리에 모아놓는 게 더 먼저여야겠지만... 

10.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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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3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3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4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0-07-23 09:10   좋아요 0 | URL
<정신분석 혁명>은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절판되어 구하지 못해서 섭섭한 상태였는데, 이 책이 <프로이트: 그의 생애와 사상>과 같은 책이라니 반갑네요. 역시 로쟈님 서재에서 정보를 얻는군요.^^

로쟈 2010-07-24 00:35   좋아요 0 | URL
그냥 검색만 해봐도 바로 아실 수 있는 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