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서로 분류될 것 같은데 최근에 나온 최진석의 <감응의 정치학>(그린비)은 부제가 ‘코뮨주의와 혁명‘이다. 제목과 부제에서 생소하다 싶은 단어가 ‘감응‘인데, 단순하게 말하면 감응을 핵심 개념으로 하여 정치와 코뮨주의, 그리고 혁명을 재사고해보려는 것이 저자의 기획이다.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근대적 이분법을 넘어서기 위해 도입된 개념, 감응(affect, 感應).이 책은 인간학의 기초이자 정치학의 기저를 이루는 ‘감응’의 프리즘을 통해 개인과 사회, 일상과 삶의 본원적 차원을 다시 살펴보며 근대 이후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감응의 핵심으로 꼽는 ‘코뮨’을 가지고 공동체의 삶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어떻게 ‘함께-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코뮨주의’라는 삶의 제안을 던진다.˝

‘감응‘은 들뢰즈 철학의 핵심개념인데(스피노자를 경유하여) ‘정동‘이라는 번역어도 함께 쓰이고 있다. <정동 이론>이나 <정동 정치>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들이 실상은 <감응의 정치학>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그런 사정을 감안하여 읽을 테지만 무심한 독자라면 제목에서부터 혼란을 경험할 수 있겠다. 번역어로서는 감응이 정동에 비해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데 거꾸로 그런 용이성을 불편하게 생각할 경우 정동을 선호할 수 있다. 어느 편을 들어주는 게 좋을지는 책을 읽어봐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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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4-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을 읽고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을 읽었는데
‘감응성 정신병‘이란 대목이~~~

로쟈 2019-04-23 07:07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을 못 찾아서 또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