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피렌체 일정을 마치고 로마 입성을 앞두고 있다. 피렌체에서 로마까지는 3시간반. 휴게소를 들러야 하기에 4시간쯤 소요된다. 괴테가 로마에 입성한 것은 1786년 11월 1일의 일로 일부러 날짜(만성절)를 맞춘 것이었다. 앞서도 적었지만 베네치아에서 2주 이상 체류했으면서도 피렌체는 3시간만에 통과한 이유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 피렌체에서의 일정은 어제(한국시간으로는 그제) 아침 우피치미술관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미술관이다(‘우피치‘는 영어의 ‘오피스‘에 해당하는 단어로 집무실이란 뜻이다).연결통로를 통해서 두 개의 길쭉한 건물이 이어져 있다. 유명한 만큼 관람객들이 많은데 직원들의 파업까지 겹쳐서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일정이 불확실했다. 다행이 부분파업으로 몇개의 전시실을 제외한 상태로 문을 열었고 가이드가 미리 언질을 받아두어서 헛탕을 치는 불상사는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파업으로 관람객 입장이 제한되어 여느 때보다는 덜 붐비는 상태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많은 걸작들이 있었지만(규모에 비해 가성비가 가장 좋은 미술관이 아닐까 싶다), 보티첼리의 대작 ‘프리마베라‘와 ‘비너스의 탄생‘은 누구에게나 경탄을 자아낼 만했다. 그런 대작들이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복원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그밖에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치마부에의 작품부터 조토(지오토)와 도나텔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루벤스와 라파엘로를 거쳐서 카라바조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 등장하는 여러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어제 오후에는 단테의 집을 방문하고 피렌체 상징인 유명한 대성당(두오모)을 안팎으로 둘러보았다(단테이야기는 따로 다룰 예정이다). 아침 일찍 시작하여 저녁까지 꽉 채운 일정이어서 이탈리아 파자로 저녁을 대신한 뒤 호텔로 돌아와서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고는 오늘 새벽에 간단한 여행기를 적으려고 했으나 네트워크연결이 불안정하여 적지 못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방문하는 게 오늘 오전의 공식 일정이었고(다비드상을 비롯해 미켈란젤로의 조각작품들로 유명한 미술관이다), 오후 자유시간에는 산타 마리아 크로체 성당을 찾아가 단테의 가묘(단테의 시신을 옮겨오지 못해 텅빈 무덤이 되었다)를 구경했다. 탄생 600주년 기념으로 세워진 유명한 동상이 성당 앞에 서 있었다.

글쓰기 가능해서 이동하는 버스에서 급하게 몇차 적었는데 눈이 부셔서 나중에 더 적어야겠다. 이제 한 시간 안으로 최종 목적지 로마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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