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새벽이다. 한국과는 8시간 시차로 곧 아침 5시가 된다. 3시간 뒤에 급행기차를 타고 토리노로 출발하는 게 오늘(2일차) 일정의 시작이다. 어제(1일차) 한 일은 통상 문학기행의 어려운 첫 관문으로 장거리비행을 거쳐서 목적지에 도착한 것.

예상대로 12시간의 비행을 거쳐서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밀라노 시간으로 저녁 6시가 못 돼서였다(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 입국수속은 빨리 끝났지만 버스를 기다리느라 조금 지체되었고 한 시간쯤 이동하여 밀라노 중앙역 옆 호텔(스타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푼 것이 8시 반. 기내식으로 이미 식사를 한 뒤였지만 으레 그렇듯 현지식으로 한번 더 식사를 했다. 한국시간으론 새벽 5시의 이른 식사라 위가 조금 놀랐을 것이다. 기억력이 좋다면 ‘또 여행의 시작인가‘ 눈치를 챘을지도.

저녁의 모습 일부만 봤을 뿐이지만 밀라노는 번화하거나 화려한 도시는 아니다. 이탈리아 경제 중심도시로서의 면모는 내일 도심을 관광하면서나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중앙역 부근에 오래된 낡은 건물들이 그대로여서 얼핏 오늘의 이탈리아를 본 듯했다. 독일과 대조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뉴스는 지난주 외신에도 흘러나왔었다.

아직 밀라노의 밤은 깊다. 한두 시갼 뒤에야 날이 밝을 듯싶다. 오늘은 예외적으로 일찍 일정을 시작하는 날이라 나로서도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평소보다 이르게 아침을 먹고서 일행은 7시 20분에 로비로 집결할 예정이다. 중앙역에서 아침 8시 토리노행 기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사진이 중앙역). 오늘의 책가방을 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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