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문학기행에 챙겨갈 책의 하나로 A.N. 윌슨의 <사랑에 빠진 단테>(이순)를 고른다. 두꺼운 하드카바 책이어서 망설였지만 다행히 부피에 비해선 가볍다. 게다가 아무래도 단테 입문서로는 가장 요긴하지 않나 싶다. 피렌체에 입성하기 위한 입장권으로 삼으려 한다.

많은 독자들이 전체 3편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구성된단테의 <신곡>을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연옥편에 이르기도 전에는 중도포기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가까스로 천국편까지 읽은 사람들도 대부분 머릿속에 남은 것이 별로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독자들은 단테가 역시 위대한 시인이라고 굳게 믿게 되겠지만, 단테를 다시는 읽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최고의 미적, 상상적, 감성적, 지적 경험들을 음미하지 못하게 된다.
그들은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나 <리어 왕>의 공연을 보지도, 베토벤 교향곡을 듣지도, 파리를 구경하지도 못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분명 기회를 놓치고 있다.
여러분이 이런 범주의 독자나 단테를 읽지 않은 부류에 속한다면, 이 책은 특히 여러분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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