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러시아문학 연구서가 출간되었다(어림에 1년에 한두 권 나오지 않나 싶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펭귄클래식) 등을 옮긴 윤새라 교수의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한양대출판부)다. 개별 작가에 대한 연구서는 몇 권 나와있는데, 두 작가를 같이 다룬 국내 연구서는 처음이지 않나 싶다(고전적인 사례로는 조지 스타이너의 <톨스토이냐 도스토예프스키냐>가 있었다. 이제 알라딘에서는 흔적도 찾을 수 없군).
이번 봄에 러시아문학에 대한 강의가 있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주저도 한번 더 다루게 될 터라 책의 출간이 반갑다. 영어로도 톨스토이에 관한 새 연구서가 나와서 주문해놓은 상태다. 두 작가에 대한 강의책은 이번 하반기부터 출간하려고 하는데 그러자면 그간에 구해놓은 책들을 바쁘게 읽어야겠다. 물론 어떤 책들은 참고문헌이 없어서 가능하기도 한다(아우어바흐의 <미메시스>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참고문헌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책을 손에 들까 싶기도 하다. 확실히 책을 읽을 시간이 많이 남은 건 아니니까.
독자에게 정년이 있는 건 아니나 현재와 같은 지력과 분별력을 유지하면서 책을 읽는 건 최대로 잡아야 앞으로 20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이상 다음으로 미룰 수도 없는 게 중년의 독서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책들을 손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