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추자 생각도 멈추었다
사납게 울부짖던 제주 겨울바람
야자수들의 뒷덜미가 서늘하겠지
너무 바짝 올려친 뒷덜미

생각의 능선에는 휘어진 나무들이
고개를 젖히며 허리를 편다
조선인 짐꾼은 200킬로그램의 짐을 지고
8킬로미터를 간다고 리플리는 적었다

믿거나말거나박물관을 세운 리플리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터
야자수들이 이주해오기 전일 테지만
휘어진 나무들은 예나 지금이나

바람이 부는 내내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바람은 어디로도 데려다주지 않았기에
그 오랜 바람에도 제주는 제 자리를 지켰을 터
바람이 멈추자 나는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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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19-01-2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을 원한건 아니지만,
바람에게 감사까지는 아니지만, 숨을 멎게하듯 갑작스런 바람과
함께하고 있구나 하고 웃을때가 있습니다ㅎ

모맘 2019-01-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선생님,
‘자아폭발‘은 품절 상태던데
‘어두운그리스‘관련 먼저 읽어보면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2015년에 올려주신 책소개에 몇권 있던데 잘못 선택했다가 어려워서 깜놀 할까봐 부탁드립니다ㅎ

로쟈 2019-01-2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어두운 그리스‘를 보시거나 고대 그리스 관련 교양서들을 보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더 특화된 책은 없는 것 같아요.

모맘 2019-01-2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