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는 자유시의 이념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급격하게 운율을 상실해왔다. 자유시는 마치 운율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려는 듯 운율에서 멀어져왔다. 그리하여 산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절제되지 않은 사변적 진술들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시의 흐름은 표면적으로 볼 때 운율의 체계나 규율이 약화되어 왔다. 그러나 성공적인 시들의 경우 대부분 운율에 대한 섬세한 고려와 적극적 활용을 보여준다. 시가 산문과 구분되는 언어예술의 한 절대적 지점인 한, 운율에 대한 인식 없이 제대로 창작하거나 항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율을 무시하는 것이 자유시의 지형에 상응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유시는 운율을 새롭게 창조하는 방식이지 전적으로 부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자유시 운율의 진정한 묘미는 의미와 호응을 이루며 끊임없이 새로워질 수 있는 창조의 가능성에 있다. 의미와 호응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산출하는 개성적인 운율이야말로 자유시 운율의 이상이라 할 만하다.(이혜원, ‘현대시의 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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