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링 저작선의 하나인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글항아리)는 한밤중에 술 한 잔 기울이며 읽을 만한 책이다. 애주가가 되지 못하여 나는 마음으로만 그렇게 한다. 그래도 취하게 만든다면 리링의 글이 술 한 병에 필적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내가 읽은 건 후미에 실린 ‘역사 속 문학의 힘‘이란 제목의 글인데,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적은 것이다. 원래 제목도 ‘내가 읽은 <사기>‘였다고.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사기>에 대해서, 그리고 사마천에 대해서 새삼 경애하는 마음을 품도록 만든다. <사기>에 대한 책과 글이 결코 드물지 않지만 리링의 짧은 글은 마음을 울린다.

˝<사기>는 위대하고, 이를 저술한 사마천은 더욱 위대하다˝고 리링은 적는다. 그러고서 추천하는 글이 ‘태사공자서‘와 ‘보임안서‘로 사마천의 자전적인 글들이다. ˝나는 이 두 편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눈물을 쏟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는 고백이다. 덕분에 역사란 무엇이고 역사적 인간이란 어떤 인간을 말하는가, 한번 더 생각해보았다. 하라리의 책들을 읽으며 느낀 감상도 여기에 더 보태어진다. 아직 읽어야 할 역사책이 부지기수로 많지만 그 모두가 사마천과 같은 ‘사학의 아버지‘에게서 발원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우리는 역사를 읽으며 매번 <사기>와 사마천을 반복해서 만난다. 역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인생관이자 세계관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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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7 22: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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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7 23: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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