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강의책을 찾아 책장을 두리번거리다(책이 이중으로 꽂혀있다) 끝내는 다시 주문했다(거의 매주 겪는 일이다). 책이 포화상태이고 강의도 포화상태여서, 하지만 담당자는 나 혼자뿐이라 사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바로 체념 모드로.

혹은 새로운 강의에 대한 구상으로. 내년 상반기 강의일정이 80퍼센트 가량 정해졌는데 주력은 19세기 영국문학과 제임스 조이스다. 그 가운데서도 워즈워스의 <서곡>과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가장 기대하는 작품(강의준비에 가장 품이 많이 들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각 국가별 문학을 다루면서 주로 근대소설을 읽어왔지만 대표시인들도 한 명씩 끼워넣었다. 프랑스의 보들레르, 독일의 하이네, 미국의 휘트먼이 그에 해당하며 영문학에서는 워즈워스를 골랐다. <서정담시집>이 유명하지만 필생의 작품 <서곡>이 번역돼 있기에 특별히 고심하지 않았다. 워즈워스 연구서와 평전도 나와있기에 참고가 된다.

<율리시스>는 김종건 교수의 제4개역판까지 나와 있는 상태인데, 내년봄까지 변동이 없으면 어문학사판으로 읽게 될 듯하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민음사판과 펭귄클래식판이 아직 완간되지 않았다)와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강의에서 이미 다룬 뒤라 남은 건 <율리시스> 정도였다. 막대한 분량과 난해성 때문에 문학독자들을 주눅들게 하지만 <피네간의 경야>에 견주면 ‘읽을 수 있는 책‘에 속한다.

<율리시스>까지 내년 상반기에 독파하면 가을에 영국문학기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30년간의 세계문학순례가 마무리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든다(이 순례에서 얻은 결과는 여러 권의 책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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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2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wingles 2018-12-1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과 신체건강을 위해 조교겸 비서를 두셔야 겠어요~ㅎ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대중에게 오픈되는 강의인가요?

로쟈 2018-12-12 22:22   좋아요 1 | URL
네, 따로 공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