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해서 주말마다 지방강의를 다녀오느라 주말이 삭제되었다. 이달 내내 몽롱한 상태로 버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제는 강릉에 내려간 김에 강문해변에도 가보았지만 말 그대로 눈도장만 찍었다(오죽헌 앞 청풍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늦게야 들른 탓에 딱 10분간 바닷바람을 쐬었다). 대개 그렇지만 오랜만에 가본 강릉도 예전에 알던 강릉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과거가 다른 나라(외국)라면, 그 기억으로 현재를 보는 사람은 외국인일 것이다. 과거에서 온 외국인.

책은 포화상태로 소장하고 있지만 간단없이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처럼 출간되는 책도 끝이 없다. 방파제로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걸 확인할 따름이다(책에 빠져 죽지 않기란 무망한 일인지도). 오늘이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라 하는데 마침 로버트 거워스의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김영사)가 출간되었다. 1차세계대전에 관한 책도 나름 적지 않은데 제목이 품고 있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관심을 잡아끈다.

1차세계대전에 대해서도 옥스퍼드 가장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제1차세계대전>(교유서가)이 기본서에 해당하는데 저자 마이클 하워드의 <전쟁과 자유주의 양심>(글항아리)까지도 손길이 간다. 매주 한 가지 주제만으로도 읽을 책이 쌓인다면 이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멀리 수평선을 물끄러미 바라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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