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신간 <책에 빠져 죽지 않기>(교유서가) 출간 소식을 전하고 나서 저자소개(프로필) 때문에 출판사 대표에게 카톡으로 문의를 했다. 내가 최종 확인한 것과 소개가 달라서인데 얼마전부터 알라딘에는 이렇게 뜬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림대학교 연구교수이며,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 문학과 인문학을 강의한다.˝

저자 소개는 보통 신간이 나오면 신간에 실린 프로필로 교체가 되는지라 내 경우엔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책세상)에 실린 프로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참 예전 것이 올라와 있다. 차이는 ˝현재는 한림대학교 연구교수이며˝라는 문구. 이미 꽤 오래 전에 종료된 직함임에도 이 프로필 오류 때문에 벌써 여러 곳에서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가령 최근에 추천사를 쓴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에 직함이 ‘한림대 연구교수‘로 나갔고, 요즘 도서관 강의에 나갈 때마다 강사소개시에 ‘현재는 한림대 연구교수˝라고 소개된다. 예전에는 정정하기도 했지만 매번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도 귀찮아서(게다가 귀담아 들을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요즘은 쓴웃음만 짓고 방치하고 있다. 모두가 출판사와는 무관하게 알라딘 DB 오류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하니 안 그래도 바쁜 와중에 이런 일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싶어서 짜증이 난다. 멀쩡했던 프로필을 알라딘은 왜 변경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인지.

그러고 보면 정보포화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제대로 검증된 정보인가는 매번 확인이 필요하다. 책을 낼 때도 어려운 부분인데 강의시에 잘못 말한 내용(그게 또 대개는 사소한 부분이어서 교정과정에서 잘 걸러지지 읺는다)이 그대로 실리곤 해서 나도 뜨끔할 때가 많다. 보통은 발견되는 대로, 쇄를 다시 찍을 때마다 조용히 정정한다. 그나마 쇄를 여러 번 찍는 책은 여건이 나은 편. 1쇄에서 끝나는 책은 처음의 오류를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다른 책의 오류는 눈에 잘 띄지만 희한하게도 자기책의 착오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건 법칙에 가깝다).

한편, 책의 실수라면 그렇게 바로잡을 기회라도 생기곤 하지만 말의 실수는 되담을 수가 없다(잊어먹는 게 상책일까?). 프로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닉네임인 ‘로쟈‘를 나는 아주 가끔 ‘Rodya‘ 대신에 ‘Lodya‘로 착각해서 말하기도 한다. 우리말 발음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기에 무심결에 잘못 말하고 잘못 적는다. 그런 실수로 지난주에는 부산의 강연장에서 한 고등학생의 노트에 사인을 하면서(러시아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러시아어 ‘R‘ 대신에 ‘L‘을 적었다. 러시아어로 적을 일이 없다보니 무심결에 그렇게 적고, 또 곧 잘못 적은 걸 알아챘다. 이런 실수에 무의식적인 배경이 있는지는 따로 뒷조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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