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인터뷰책으로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된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문학동네)를 책상을 올려놓기만 하고 펼치진 않는다. 다른 할일이 많기 때문에 하루키에게 시간을 뺐기면 곤란하다(경험자들은 알겠지만 그는 아주 노련한 시간도둑이다). 인터뷰어는 가와카미 미에코라는 1976년생 여성작가이고 작가 데뷔 이전에 가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특이 경력에 해당할까? 2008년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상 수상. 얼핏 보니 무라카미 류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하루키에 대해선 강의도 여러 차례 했기에 크게 더 궁금한 게 있지 않다. 소소한 발견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충격적인 내용이 인터뷰에 나올 성싶지 않다. 대신에 나로선 처음 접하는 가와카미 미에코에게 눈길을 주게 되는데, 안 그래도 무라카미 류 이후의 일본문학에 대해서 겨울에 강의할 계획이어서 조금씩 그쪽으로 전력을 배치하던 참이다. 지난주에는 강의에서 다룰 요시모토 바나나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을 주문했다. 다섯 명의 작가를 읽으려고 하는데 작가 목록을 20명으로 늘렸다면 가와카미 미에코도 포함할 수 있었겠다 싶다. 내가 정확하게 가늠하고 있는 건가(설마 10대 작가?).

가와카미의 작품으론 에세이 한권을 제외하면 <젖과 알>과 <헤븐>, 두권이 번역돼 있다. 2013년의 다나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라는 <사랑이 꿈이라든지>까지는 번역되면 좋겠다. 1985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 하루키의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였다. 가와카미가 그만한 성취와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지 궁금하다. 사진을 검색하다 보니 2010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 문학포럼에서 김연수 작가와 대담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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