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대한 참을성이 많은 편인데 엊그제부터는 자주 에어컨을 켰다 껐다 반복하고 있다. 선풍기를 켜고 가만히 있으면 나은데 거실이나(거실에는 에어컨이 없다) 집 바깥에 한번씩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무더위를 실감한다. 침대 위에 책을 잔뜩 펼쳐놓기만 하고 읽지는 못하는 형편.

그맇게 널브러진 책들 가운데 하나가 <숙향전/숙영낭자전>(문학동네)다. 최근에 나온 <박씨전/금방울전>의 머리말을 읽다가 역자 이상구 교수의 현대어역판을 대본으로 작년에 <숙향전> 불어판이 나온 걸 알게 되었다.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사업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유럽어 가운데서는 이탈리아어, 스폐인어판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짐작에 그렇게 되면 <숙향전>은 <춘향전><홍길동전>과 함께 서구에 소개된 가장 대표적인 한국 고전소설이 된다.

그런 대표성을 갖는다지만 나는 정색하고 읽어본 적이 없어서 부랴부랴 아침에 책을 주문해서 받았다.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이 애독된 애정소설이라 하니(그렇지만 작자미상에다가 집필시기도 17세기말로 추정할 뿐 확실치 않다) 그런 이유만으로도 읽어봄직하다. 하지만 당장은 다른 책들을 읽어야 한다. 아침에 찾은 불어판 이미지를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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