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지날 때는 언제나
대전발 0시 50분
그 시각에 떠나본 적도
지나가본 적도 없지만
나는 시계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대전은 0시 50분에만 떠날 수 있다
누구를 떠나는지 잊었어도
어디로 떠나는지 알지 못해도
시각은 정해져 있다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시간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누구와 작별하고 떠나는지 묻지 않는다
그대로 떠나고 또 떠난다
그렇게 떠났건만
이제 또 지난다
대전에는 머물 수 없다
시계를 0시 50분에 맞춘다
그대가 떠난 곳은 대전이 아니고
내가 떠난 곳도 대전이 아니다
대전은 무엇인가
대전을 지나가야 한다
대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대전을 지난다
나는 대전을 지나갔다
지금은 0시 50분
나는 대전을 떠나지 못한다
대전은 왜 나를 붙잡지 않는가
나는 기억되지 않는다
나는 누구를 떠나는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누가 떠난 것인가
나는 누구를 떠난 것인가
그렇게 떠날 수밖에 없다
대전발 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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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7-1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이시 보자마자 가사가 술술
두동생에 밀려 시골 친할머니한테 맡겨줬던 그시절
할머니의 18번이였었나~
바바리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아빠가 절 데리러 오셨더랬죠
(목포행 완행열차를 타고 오셨어야 딱인데 ㅋ)

로쟈 2018-07-14 15:20   좋아요 0 | URL
네, 제목을 대전블루스로 달려고 했음. 5월에도 한번 쓰려고 했다가 안 됐는데, 어제는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