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도 조개를 먹었지만
벌교꼬막의 마음은 나도 모른다
바지락칼국수에 홍합짬뽕은 먹었어도
그건 바지락이고 홍합이고
네가 꼬막을 알 리 없다
꼬막을 먹어봤다 쳐도
벌교꼬막은 아니었으니
벌교는 가본 적도 없으니
먹어본 적도 없으니
속마음을 알 리 없다
그게 하동에 재첩국이 있다면
벌교엔 꼬막이 있는 것이지
인연이 없으면 마음을 어찌 알리
네가 꼬막도 모르면
벌교의 마음을 어찌 알리
꼬막정식도 맛보지 못하고
꼬막무침에 꼬막전과 꼬막탕수육까지
네가 벌교꼬막도 알지 못하면서
네가 식욕이 없다고
네가 벌교도 가보지 않고서
역사를 읽었다고
굳이 아현동 벌교꼬막을 지나쳤다고
트집을 잡는 게 아니다
꼬막과의 오랜 인연을 생각해보라
꼬막은 벌교꼬막이라는데
네가 내 마음을 몰라줄 수가 없다
이런 비 오는 날에는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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