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걸어왔다
걷는다
말없이 걸어왔다
걷기만 하자
걷는 데만 주목하자
나는 걸었고 속도를 냈다
속도가 붙는다
걷는 건 외롭지 않다
외롭지 않게 걷는다
두 다리가 사귀듯이 걷는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슬프다
걷는다
슬픔을 삼키며 걷는다
내색하지 않는다
걸었다
걸어왔다
걷는다
한참을 걸었다
잊을 수 있을까
걷는다
이유는 없다
걷는다
구두가 닳는다
바꿔 신는다
걷는다
걸어올 때까지
걷는다
걷는 건 외롭지 않다
말없이 걷는다
꺾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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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2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계절엔 아침 출근길 들판을
보면 차에서 내리고 싶어요^^;
밤퇴근길은 무서버서 배고파서^^*
어제 저녁 모임 장소 이름이 골짜기를 뜻해서 정류장에서 내려
일 이분 걸은 것이 침 좋았답니다.
자갈길(신발 밑창이 얇았지요)과
좌우로 늘어선 나무에서 나오는 향과
공기가 골짜기로 들어서는 기분이었지요^^* 그 짧은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이 시를 보니 그때가
기억나 또 기분 좋아요~
화자의 심정과 관계없이.

로쟈 2018-06-22 10:11   좋아요 0 | URL
네 우리가 매일 걷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