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날아가고
문어에 대한 시는 날아가고
두번이나 날려먹고

문어에 대한 시도
문어만큼 미끌거리고
빨판이 필요한 건 문어가 아니라 문어시

문어에 대한 시도 문어를 닮아야 할까
외계에서 왔다는 문어를 닮아
외계어로 써야 할까

얼음운석을 타고 냉동배아로
지구에 도착했을 거라는 문어
문어시는 외계어로 써야 할까

그건 테드 창만 할 수 있는 일
두족류의 언어를 마스터해야 가능한 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안부를 전하는 것

문어는 잘 있습니다
지구에 온 지 수억 년 됐고요
지구 생물 된 지 오래고요

이상하게 생긴 건 맞지만
아직도 낯가림은 있지만
가끔 수족관에서 탈출도 하지만

문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문어는 우리 식구 같아요
지난 주에도 삶아서 먹었고요

그런데 문어 외계 기원설은
미친 생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네요
기껏 안부를 전하려 했는데 말이죠

두번이나 날려먹고 쓰는 건데 말이죠
외계어로 쓰지는 않았어도
문어에 대한 사랑으로

문어시를 남겨놓을까 해요
문어가 언젠가 지구어를 알게 되면
읽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문어는 우리 식구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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