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좋은 일처럼
날이 궂다 비바람 부는 날
미세먼지 좋음
세상이 더 진하게 보인다
물 좀 먹어야 확실해지는 것인가
이런 날 울프의 등대로를 읽다니
마침 이런 날인가 싶다가도
보이지 않는 등대의 불빛에
램지 부인의 충만감을 느끼긴 어렵지
그래 등대는
목마와 숙녀에도 나오는 등대지
버지니아 울프와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했던가 목마를 타고 떠난?
박인환도 등대로를 읽었는지 알 수 없지
그래도 알기는 했겠지
등대가 나오니 말이야
하지만 처량함이 아니라 충만함인데
울프의 상실감을 채워주는 소설
소설을 지나 시에 육박하는 소설
시간의 경과를 예술로 극복하는
삶을 예술로 복원하는
그런 소설이지 등대로는
거기가 울프의 정점이라네
이제 등대에서 내려와
보이지 않는 등대에서 내려와
작은책방으로 간다
물 먹은 나무들이 잔뜩 푸르다
충만함은 여기도 한창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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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6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승리하는 자, 울프~
강의 듣기전에는 박인환의 울프이기만 했던 울프.ㅎㅎ

로쟈 2018-05-16 22:47   좋아요 1 | URL
공로도 없진 않지요.~